러셀 서브장면
한국전력 카일 러셀이 강서브를 넣는 모습[KOVO 제공]

[스포츠서울 성백유전문기자]한국전력 카일 러셀(28)이 프로배구 역대 최고의 서브왕 등극에 다가서고 있다.

세트당 0.83개의 서브 에이스. 2015-2016시즌 프로배구판을 흔들어 놓았던 용병 그로저(삼성화재)가 남긴 프로배구 역대 최고의 서브 기록이다. 러셀이 올시즌 0.82개의 에이스를 터뜨리면서 그로저의 기록에 도전하고 있다.

러셀은 8일 수원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진 KB생명과의 홈경기에서 5개의 에이스를 터뜨리며(19득점) 팀의 공격을 이끈데 힘입어 세트 스코어 3-0(26-24 25-16 25-20)의 완승을 거뒀다. 3연승을 달린 5위 한국전력은 10승10패, 승점 31점으로 선두권 진입에 한 발 더 다가섰다.

한국전력은 시즌 초반 7전 전패를 기록했다. 그러나 현대캐피탈에서 센터 신영석(35)과 세터 황동일(35)이 가세한 이후 화끈한 공격력의 팀으로 변신했다. 단조로운 오픈 공격에서 벗어나게 된 한국전력은 러셀의 수비부담을 줄여주는 수비 전략까지 완비했다. 그리고 나니 러셀의 서브는 날이 갈수록 강력해 지고 있다.

러셀은 10일 현재 세트당 0.82개의 에이스로 남자부 서브 득점 1위다. 2위인 KB손해보험의 케이타(0.55개)와 큰 차이를 보인다. 지난해 12월 25일 삼성화재와의 경기에선 서브로만 8득점하는 등 한 번 터지면 겉잡을 수 없다.

러셀이 구사하는 강서브는 구질이 아주 까다롭다.

문용관 KOVO 경기실장은 “러셀의 서브는 회전이 없다. 그래서 공의 방향이 좌우로 흔들려 보인다”고 했다. 야구의 너클볼처럼 수비수가 보기에는 공이 흔들리면서 오는 것 같다.

[포토]블로킹 득점에 기뻐하는 한국전력 러셀
프로배구 역대 최고의 강서버에 도전하고 있는 한국전력 카일 러셀. 2020. 12. 31. 수원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특히 러셀의 서브는 좌측, 우측, 가운데 등 마음 먹은 대로 때린다. 한국전력은 러셀의 서브 차례가 오면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앞선에 장신 박철우(199cm), 신영석(200cm)을 배치해 블로킹 벽을 두텁게 하고 있다. 상대팀은 러셀의 서브를 받기에 급하다보니 확률 높은 속공을 제대로 할 수 없다. 따라서 한국전력은 러셀의 서브 때 상대의 오픈 공격만 막아내면 순식간에 점수차를 벌리고 있다.

상대팀들도 이제는 러셀의 서브 막기에 머리를 짜고 있다. 수비수를 엔드라인쪽에 집중 배치하거나 러셀이 서브를 위해 공을 잡으면 작전타임을 부른다. 템포를 깨려는 전략이다. OK금융그룹 석진욱감독은 한때 그 방법으로 러셀의 심기를 불편하게 했고 그 때마다 러셀은 서브가 평범해 졌다. 그러나 최근 러셀은 이에 대한 준비도 철저히 해서 작전타임도 무용지물이 되고 있다.

장병철감독
장병철감독이 러셀의 강서브에 양손 엄지척으로 격려하고 있다.[KOVO제공]

만년 꼴찌였던 한국전력이 돌풍을 일으키면서 남자배구는 포스트시즌 진출을 위한 경쟁이 점점 더 치열해 지고 있다. 최하위권으로 추락한 삼성화재는 용병 복귀를, 현대캐피탈은 조직력이 갖춰지면서 절대 강자가 없는 판세가 형성되고 있다.

sungbaseball@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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