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북힘찬병원 조원익 원장_신경외과 전문의
강북힘찬병원 조원익 원장(신경외과 전문의)

[스포츠서울] 한 달 전 허리디스크로 수술한 환자가 있었다. 디스크가 튀어나온 정도가 그리 심하지 않아 디스크 크기를 줄이는 감압술을 시행했다. 시술은 잘 끝났고 환자도 만족스러워하며 퇴원했다. 이제 집에서 잘 쉬며 관리만 잘하면 자연스럽게 회복될 일만 남았다.

그런데 며칠 전 그 환자가 다시 허리가 아프다며 내원했다. 수술 후에는 일정기간 통증이 있을 수 있다. 피부층의 상처는 2주 이내에 아무는 데 비해 피부 밑의 연부조직이나 근육층은 상처가 다 아무는데 4~6주 이상 걸리기 때문이다. 이러한 통증은 심부조직까지 상처가 아물고 시간이 경과하면 대부분 호전된다.

하지만 환자는 수술 후 통증이 줄다가 며칠 전부터 더 심해진 경우였다. 자초지종을 들어보니 보조기를 제대로 착용하지 않은 것이 원인인 듯 했다.

보통 수술 후에는 척추를 보호하기 위해 보조기를 착용한다. 개인차가 있지만 튀어나온 디스크를 줄이는 감압술만 시행한 경우에는 6주 이내, 흔들리는 위아래 척추뼈를 고정시키는 척추 유합술 혹은 나사못 같은 기구를 삽입하는 수술의 경우 2~3개월 정도는 착용해야 한다.

감압술을 받았던 환자의 경우 6주 동안은 착용했어야 하는데, 2주쯤 지나면서부터는 답답해서 풀고 있었던 시간들이 많았다고 한다. 그런데다 허리에 좋지 않은 자세로 생활했으니 허리가 다시 아픈 것이 이상한 일도 아니다.

칼럼 자료사진 출처_
보조기를 착용한 환자의 모습. 출처|아이클릭아트

꼭 시술이나 수술을 받지 않았어도 올바른 자세로 생활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특히 시술이나 수술 직후에는 더욱 더 신경 써야 한다. 보조기를 착용하는 것은 물론 올바른 자세로 생활해야 회복 속도가 빨라지기 때문이다.

우선 일상생활을 할 때 오래 앉아 있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앉는 자세는 특히 누워 있을 때보다 허리의 추간판, 관절, 근육, 인대 등에 3배 이상의 압력을 주므로 바닥에 앉지 말고 등받이가 있는 의자나 소파에 앉는 것이 좋다. 의자에 앉을 때도 가능한 쿠션이나 방석으로 허리를 받쳐 지지해주고 최대한 1시간 이상 앉지 말고, 서거나 걷는 자세로 바꾸거나 스트레칭을 한 후에 다시 앉도록 한다.

수술 후에는 무거운 물건은 아예 안 드는 것이 좋으나 어쩔 수 없는 경우라도 가능한 5kg 이상 드는 것은 피해야 안전하다. 물건을 들 때도 허리를 구부려 들지 말고 무릎을 구부려 물건을 가슴에 안듯이 들어올린다. 물건을 들고 이동할 때도 허리를 틀지 말고 물건과 몸 전체가 하나인 것처럼 신경 쓰는 게 좋다.

충분한 수면도 수술 후 회복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척추에 무리를 주지 않으려면 침대를 이용하는 것이 좋고, 매트리스도 너무 푹신하지도 딱딱하지도 않은 것이 좋다. 침대에서 일어날 때는 천장을 보고 바르게 누운 상태에서 허리를 구부려 상체를 일으키지 말고 몸을 옆으로 굴려 침대 가장자리에 간 후, 엎드린 듯한 자세에서 한쪽 다리를 내리고 손을 짚고 일어나야 안전하다.

허리를 많이 구부리거나 쪼그리는 자세 또한 피해야 한다. 특히 머리를 감는다고 허리를 어정쩡하게 구부리거나, 설거지 하면서 허리를 반쯤 구부리는 동작은 요통을 유발하기 쉽다. 머리를 감을 때는 되도록 샤워기를 부착한 채 서서 감고, 설거지나 서서 일을 하는 경우에는 받침대를 이용하여 발을 번갈아 올려주어 허리가 구부려지지 않게 하도록 주의한다. 이것만 주의해도 수술 후 큰 고통 없이 회복할 수 있을 것이다.

<강북힘찬병원 조원익 원장(신경외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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