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표
강원FC 이영표 대표. 2021. 1. 12. 춘천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 토트넘 홋스퍼 1호 한국인 이영표 강원FC 대표이사는 손흥민이 굳이 이적하지 않아도 된다고 보는 입장이다.

이 대표이사는 2005년 네덜란드 명문 PSV에인트호번을 떠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토트넘으로 이적했다. 세 시즌간 리그 70경기에 출전하며 수준급 사이드백으로 활약했다. 정확히 10년 후 손흥민이 토트넘에 입성해 한국 선수 계보를 이었다.

이 대표이사는 2016년 3월 “손흥민은 2~3년 후 유럽 최고 공격수 중 한 명이 될 것”이라며 예언한 적이 있다. 당시만 해도 손흥민은 토트넘에서 치열하게 생존 경쟁을 하던 때라 의구심이 드는 발언이었다. 시간이 흘렀고 이 대표이사의 말은 현실이 됐다. 이제 손흥민은 누구도 의심하지 않는 월드클래스 선수로 자리매김했다. 지난 12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이 대표이사는 “손흥민의 최근 활약이 크게 놀랍지는 않다. 손흥민은 원래 그럴 자질이 있는 선수였다. 지금은 정말 잘하고 있다. 확실한 월드클래스”라며 후배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최근 손흥민은 재계약과 이적 기로에 놓여 있다. 토트넘에선 좋은 조건에 재계약을 제안한다는 영국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스페인에서는 레알 마드리드의 관심을 받는다는 뉴스도 나온다. 이 대표이사는 “토트넘의 위상은 과거보다 많이 올라갔다. 전 세계에서 10위권에 들어갈 팀이 됐다. 제가 뛰던 시절에도 빚이 없던 팀이다. 회장이 직접 연봉협상을 해 놀란 기억도 있다. 운영을 잘하는 팀이다. 더불어 영국 시장은 세계 최고다. 이제 프리미어리그 중위권 팀들도 이탈리아, 독일의 상위권 규모가 됐다. 물론 더 좋은 팀들이 있지만 토트넘에서만 있어도 문제가 없다고 본다”라며 토트넘의 위상을 높이 평가했다.

일각에선 우승할 수 있는 팀으로 떠나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하지만 이 대표이사의 생각은 달랐다. 그는 “우승을 못하는 게 아쉽기는 하지만 우승을 못해도 손흥민 본인이 행복하게 축구를 할 수 있다면 굳이 이적하지 않아도 된다. 손흥민은 이미 팀에서 강한 신뢰를 받고 있다. 대우도 좋다. 재계약도 나쁜 판단은 아니라고 본다”라는 의견을 밝혔다. 프리미어리그와 토트넘이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구단인 만큼 팀의 에이스로 활약하며 레전드의 길을 가는 것도 좋다는 추천이었다.

이 대표이사는 언젠가는 손흥민이 고향인 강원도로 돌아와 강원FC에서 뛰기를 바란다는 희망도 꺼냈다. 그는 “아주 먼 미래에 손흥민이 강원에서 선수 생활을 마무리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유럽에서 뛸 만큼 다 뛴 후에 K리그에 온다면 많은 사람의 환영을 받을 것이다. 개인적인 바람이지만 많은 분들이 원할 것이라 생각한다”라는 바람을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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