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최태웅 감독 \'잘하고 있어\'
현대캐피탈 최태웅 감독이 27일 서울 장충체육에서 열린 2020-2021 프로배구 우리은행과 현대캐피탈의 경기에서 선수들을 격려하고 있다. 2020. 11. 27.장충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 “그거 알아? 너희들도 모르게 지금 정말 많이 성장했어.”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은 지난 10일 안산에서 열린 OK금융그룹과의 경기 도중 선수들을 향해 이렇게 말했다.

배구 명가 현대캐피탈은 이번 시즌을 리빌딩 시기로 삼아 체질개선에 들어갔다. 베테랑 센터 신영석과 세터 황동일을 한국전력으로 보낸 가운데 장신 세터 김명관(24), 레프트 김선호(22), 허수봉(23) 등을 팀의 주축으로 삼아 당장의 성적보다 미래에 투자하고 있다.

3라운드까지만 해도 현대캐피탈과 최 감독 선택에 물음표가 붙었다. 18경기서 1승을 올리는 데 그치는 처참한 성적표가 날아왔기 때문이었다. 현대캐피탈은 늘 우승에 도전하는 팀이고, 봄배구를 당연하게 여기던 팀이라 충격이 컸다. 아무리 미래를 준비하는 과정이라 해도 프로팀 존재의 이유까지 흔들 수 있는 수준의 성적이었다.

끝없이 추락하는 것 같았던 현대캐피탈은 4라운드 들어 확연히 달라진 모습이다. 4경기서 3승1패로 분위기가 반전됐다. 패한 한 경기에서도 OK금융그룹과 풀세트 접전을 벌였다. 탈꼴찌에 성공했고, 지금은 승점 22로 최하위 삼성화재(18점)에 다소 앞서 있다. 최 감독이 선수들의 ‘성장’을 이야기하며 칭찬한 것도 이러한 배경 때문이다. 실제로 주력 공격수가 된 김선호는 4라운드 4경기 중 승리한 세 경기서 두 자릿수 득점에 성공했다. 허수봉도 마찬가지다. 4라운드 들어 기복 없이 공격성공률을 42%에서 57% 사이로 유지하고 있다. 김명관의 경기 운영 능력도 점점 안정감을 찾아가고 있다.

현 시점에서 현대캐피탈의 봄배구 진출 가능성은 낮다. 4위 우리카드(38점)와 16점 차이가 나기 때문에 남은 4~6라운드에서 추격하기 쉽지 않다. 다만 현대캐피탈이 ‘고춧가루 부대’ 구실을 할 확률은 높다. 당장 4라운드만 봐도 리그 선두 대한항공이 현대캐피탈에 패했고, 3위 OK금융그룹도 진땀승을 거뒀다. 5위에서 상위권 추격을 노리는 한국전력도 17일 맞대결에서 승점 1을 얻는 데 그쳤다. 정규리그 우승, 혹은 플레이오프 진출 티켓을 손에 넣기 위해서는 현대캐피탈의 결제를 받아야 할지도 모른다는 의미다.

weo@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