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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에이스의 시선은 꿈을 향해 있다. 이탈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판을 짜야 한다. 열흘의 시간이 남아있지만, 무턱대로 기다릴 수는 없다. 자가격리에서 벗어난 KIA 맷 윌리엄스 감독이 선발진 플랜B를 가동할지에 관심이 모인다.
KIA는 양현종(33)의 확고한 메이저리그 진출 의지를 확인하고 프리에이전트(FA) 계약 재협상을 오는 30일까지 미루기로 했다. 40인 로스터만 보장되면 도전하겠다는 입장이라 상황이 급변할 수도 있다. 양현종 입장에서야 돌아올 곳이 있기 때문에 큰 무대에서 경험을 쌓고 싶은 꿈을 펼칠 여력이 된다. 그러나 구단은 양현종이 이탈하면 당장 선발진에 큰 타격을 입는다. 안정적인 토종 3선발 시스템을 실전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부담이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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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원이 없지는 않다. 애런 브룩스와 다니엘 멩덴이 원투펀치를 구성하면, 지난해 선발로 활약한 이민우 임기영이 로테이션에 들어간다. 이민우는 지난해 실패를 통해 큰 교훈을 얻었고, 임기영은 가정을 꾸려 책임감이 커졌다. 부상 등 돌발변수가 없다면 이들이 로테이션을 책임져야 한다.
남은 한 자리는 젊은 투수들이 경쟁한다. 지난해 트레이드로 영입한 장현식을 필두로 안치홍의 보상선수로 데려온 김현수, 올해 대졸(고려대) 신인 박건우 등이 오른손 투수로 경쟁한다. 왼쪽은 군복무를 마치고 합류한 김유신과 1차지명 고졸(광주일고) 신인 이의리로 압축된다. 장현식과 김현수, 박건우는 모두 140㎞ 중후반 대 빠른 공을 던진다. 장현식은 경험이 풍부하다는 게 강점이고, 김현수는 구위가 좋다. 신인이지만 성인무대를 경험한 박건우는 투구폼이 부드럽고 경기 운영 능력이 좋다는 평가를 받는다. 셋 다 5이닝을 버틸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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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발진 구색을 고려하면 왼손 투수가 필요하다. 2019년 퓨처스리그를 평정한 뒤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을 한 김유신이 우선 첫 손에 꼽힌다. KIA 조계현 단장은 “볼을 던질줄 아는 투수”라며 전형적인 선발형 투수라고 칭찬했다. 구속 회복 여부와 커브를 결정구로 구사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지만, 큰 기대를 받고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고교무대에서 149㎞짜리 빠른 공으로 인상적인 투구를 한 이의리도 이른바 1차지명 흑역사 청산의 선두주자로 꼽힌다. 이들이 경쟁력을 갖추면, KIA 선발 로테이션도 걱정을 덜 수 있다.
이름만 놓고보면 검증된 투수가 없다는 게 아킬레스다. 윌리엄스 감독이 해결해야 할 과제이기도 하다. 윌리엄스 감독은 지난해에도 이민우와 임기영을 묵묵히 로테이션에 포함했고, 김기훈을 비롯한 젊은 투수들이 경험을 쌓을 기회를 줬다. 보직을 정하면 선수 스스로 한계와 싸워 승패를 낼 때까지 밀어붙이는 유형이다. 다섯 명의 5선발 후보가 궤도에 진입하면, KIA는 양현종을 제외하고도 선발투수 7명을 보유하게 된다. 양현종이 잔류하면 4, 5선발 자리를 두고 7명이 경쟁하는 구도라 훨씬 더 치열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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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리엄스 감독은 21일 코로나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아 자가격리를 마치고 22일 업무에 복귀한다. 스프링캠프 시작까지 남은 시간은 불과 열흘. 양현종 거취에 따른 선발 로테이션 플랜B가 어떤 형태로 완성될지 관심이 쏠린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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