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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평힘찬병원 박진규 원장(신경외과 전문의). 제공|힘찬병원

[스포츠서울] 요즘은 여러 병원에서 진단과 치료를 받고 인터넷 검색까지 더해져 척추 질환과 치료법을 의사 못지않게 자세히 아는 분이 많다. 하지만 너무 정보와 지식이 많아서일까? 정작 어떤 치료를 받아야 좋을지 결정하지 못하고 고민하는 분 또한 많다.

그래서인지 진료를 보면서 가장 흔히 듣는 질문은 “내 허리에 가장 좋은 치료법이 무엇인가요?”이다. 쉽게 대답하기 어려운 질문이다. 환자마다 상황이 다르고, 한 마디로 명쾌하게 답변하기에는 오해의 소지가 많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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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통증 이미지. 출처|아이클릭아트

90이 다 된 할머님이 가족들의 손에 이끌려 내원한 적이 있다. 허리가 동그랗게 굽고 참새처럼 자그마한 분이었다. 가족들이 보기에 점점 거동이 불편해지시는 것 같아 모시고 온 것이다. 엑스레이 촬영을 해보니 척추뼈가 절반 정도 어긋나 있었다. 이 정도면 다리에 마비가 왔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였는데 할머님은 허리만 조금 아프다고 하셨다.

전에는 어떠셨냐고 물으니 30년 전부터 허리랑 다리가 많이 아팠었는데, 몇 년 전부터는 통증이 저절로 사라지고, 허리만 조금 아프다고 하셨다. 할머님의 경우 오랜 세월 고통을 참고 견디다 보니 저절로 좋아진 것이어서 아플 때만 드실 수 있도록 약만 처방해드렸다. 하지만 환자분들에게 고통을 참고 견디다 보면 좋아진다고 말하기는 쉽지 않다. 또한 설령 시간이 지나면서 좋아진다는 생각으로 굳이 그렇게 지낼 필요도 없다.

척추질환은 대부분 허리통증과 허리 신경이 눌려 다리가 아픈 신경통이 많이 발생한다. 하지만 퇴행성을 동반해 드물지만 마비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통증은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에 객관적으로 표현하기가 쉽지 않다. 통증을 체크하는 지수가 있기는 하지만 사람마다 같은 통증에 대해 받아들이는 정도가 다양하기 때문에 객관화가 쉽지 않다. 그래서 진료할 때 환자의 통증을 얼마나 잘 이해하는가가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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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평힘찬병원 박진규 원장(신경외과 전문의). 제공|힘찬병원

물론 진료할 때 객관적인 영상소견을 참고한다. 하지만 아픈 정도와 영상검사에서 심한 정도가 반드시 비례하지 않는 경우도 많아 영상 검사결과보다는 환자가 느끼는 아픈 정도를 잘 이해해야 한다. 그래야 환자에게 맞는 가장 좋은 치료방법을 결정하고, 치료결과도 좋다.

치료방법을 결정하더라도 환자 개인의 상황에 따라 치료법이 달라질 수 있다. 약만 먹어도 좋아지는 분들부터 수술밖에 방법이 없는 경우도 있다. 꾸준한 통원치료가 어려워 주사나 시술을 원하는 분들도 있고, 수술을 원하는 분들도 존재한다. 수술보다는 비수술적 치료를 받고 싶어 하는 분들도 많다.

결국 나에게 가장 좋은 치료는 내 통증을 효과적으로 없앨 수 있는 치료법이다. 선택지는 많다. 소염진통제나 일반적인 물리치료에도 효과가 없는 경우 좀 더 직접적인 주사치료로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고 증상이 너무 심할 경우 수술도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요즘은 주사치료보다 좀 더 직접적이고 효과적인 다양한 시술들도 많아 수술을 하지 않아도 통증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 많다. 다양한 치료법 중 내 상태와 상황에 맞는 치료법이 가장 좋은 치료법이다. 전문의와 면밀히 상담한 뒤 내게 맞는 치료법을 선택해 긴긴 시간 통증으로 고생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

<부평힘찬병원 박진규 원장(신경외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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