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강민호 \'몸이 가벼워\'
삼성 강민호가 1일 경산 삼성라이온즈볼파크에서 열린 스프링캠프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2021. 2. 1.경산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명가재건을 선언한 삼성이 올해 획기적인 시도를 한다. 시행착오를 겪어야 할 수도 있지만 ‘팀 라이온즈’에 대한 선수들의 로열티 회복을 위한 방편으로 보여 성과에 관심이 쏠린다.

삼성은 지난 1일 연봉 재계약 결과를 발표하면서 새로 도입한 이른바 ‘신연봉제’에 대한 설명을 덧붙였다. 선수가 정해진 연봉을 토대로 기본·목표·도전 중 하나의 유형을 선택해 옵션계약을 맺는 독특한 방식이다. 기본형은 정한 연봉을 수령하는 것으로 끝나지만, 목표형과 도전형은 개인과 팀 성과에 따라 실수령액이 대폭 늘어날 수 있다. 어감에서 알 수 있듯, 목표형은 개인의 성과에, 도전형은 팀 성적을 포함한 성과에 방점을 찍는 방식이다. 구단도 리스크 감소를 위해 일종의 마이너스 옵션도 선택 사항에 넣어뒀다.

가령 연봉 1억원에 계약한 선수가 도전형을 선택하면 20% 감소한 8000만원을 받는다. 개인 성적과 팀 성적에 따라 감소 금액의 몇 배를 받을 수 있는 구조다. 고액 연봉자가 도전형을 선택하면 계약 금액의 절반, 많게는 두 배까지 받을 가능성도 있다. 부상이나 팀내 불화 등 특수사항을 고려하지 않았다. 프로선수인만큼 몸관리나 언행에 스스로 책임지라는 메시지도 담긴 것으로 보인다.

기준은 최근 3년간 개인 평균 성적이다. 세 시즌 평균 타율 0.302, 78타점 17홈런을 달성한 타자를 예로들면 올해 타율 0.303 79타점, 18홈런을 달성하면 개인 옵션을 충족한다. 등급에 따라 최고액의 70%까지 수령할 수 있다. 여기에 팀 성적에 따라 가산점이 부과되는데, 가령 팀이 75승(무승부 배제)을 따내면 10%, 84승을 얻으면 30%의 가산점을 받는다. 삼성이 우승권에 근접한 성적을 내고 개인성적까지 최근 세 시즌 평균에 수렴하면 계약한 연봉보다 훨씬 많은 금액을 수령한다는 의미다. 장기레이스를 치르다보면 선수단이 지칠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옵션 충족에 따른 결산을 쿼터별로 하기로 했다. 36경기 당 지급액이 발생한다는 의미다.

삼성 홍준학 단장은 “원기찬 사장께서 부임하신 뒤 선수들에게도 확실하 동기부여를 할 수 있는 연봉 체계를 수립하자는 의견을 내셨다”고 설명했다. 삼성카드에서 오래 재직한 원 사장의 아이디어로 삼성경제연구소와 구단 실무팀이 장기간 의견을 나눠 새로운 연봉체계를 수립했다. 팀 성적에 따른 가산점이 높은 만큼 일종의 당근책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마이너스옵션에 부담을 느끼는 선수들은 기본형을 선택하도록 자율권을 준 것도 눈에 띈다.

홍 단장은 “선수들이 개인 성과뿐만 아니라 팀 성적에 기여한 만큼 돈을 더 받을 수 있는 제도라 윈윈 전략이라고 본다. 특히 도전형은 주전 선수들에게 강한 동기부여가 될 것으로 본다. 주전들인만큼 팀 성적에 조금 더 책임감을 가져달라는 의미도 담긴 도전”이라며 “팀 성적이 우승권에 근접할만큼 좋으면 구단 입장에서는 많은 예산을 써야 한다. 그래도 팀 성적이 좋으면 기분좋게 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처음 시행하는 제도이다 보니 시행착오도 겪고 미비한점을 보완하는 시간도 필요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도전형은 6명, 목표형은 7명이 각각 선택했다. 옵션 선택권이 있는 선수는 재계약 대상자 55명 가운데 28명이다.

시각에 따라 팀 성과에 따라 지급하던 메리트 제도를 옵션에 녹인 것으로 볼 수도 있다. 새로운 연봉 제도가 잘 녹아들어 팀 성적이 향상되면, 다른 팀도 비슷한 방식의 옵션계약을 추진할 가능성도 있다. 구단 성적 향상은 마케팅 확장으로 이어질 공간을 만들어준다. 독자생존이 요구되는 KBO리그에 삼성의 새로운 시도가 새로운 이정표가 될지 관심이 쏠린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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