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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체스터=스포츠서울 장영민통신원·정다워기자] 극심한 부진에 빠졌다. 에이스인 손흥민도 어찌 할 도리가 없어 보인다.
토트넘 홋스퍼는 14일(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의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와의 2020~2021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24라운드 경기에서 0-3 완패를 당했다. 전반 23분 만에 로드리고에게 페널티킥으로 선제골을 허용했고, 후반에는 일카이 귄도안에게 연속골을 얻어 맞으며 무너졌다. 무기력한 경기 속 한 골도 넣지 못한 채 승점 획득에 실패했다.
처음부터 끝까지 맨시티에 밀린 경기였다. 90분간 토트넘은 볼 점유율에서 39.6%대 60.4%로 크게 밀렸다. 슛 횟수도 7대15로 두 배 이상 차이가 났다. 전반 23분 피에르 에밀 호이비에르가 페널티박스 안에서 귄도안의 다리를 걸어 페널티킥을 내줬다. 후반 5분에는 맨시티 특유의 섬세한 패스 플레이에 수비가 무너졌고, 21분에는 후방에서 골키퍼 에데르송이 찔러준 패스를 귄도안이 받아 다빈손 산체스를 완벽하게 따돌린 후 득점에 성공했다.
맨시티가 자신들의 플레이로 화려하게 경기를 끌어가는 사이 토트넘은 페이스를 찾지 못하며 졸전을 벌였다. 수비 라인은 상대 압박에 고전하며 정상적인 빌드업을 구사하지 못했다. 손흥민도 손을 쓰기 힘든 분위기였다. 공격의 한 축을 담당해야 했던 에릭 라멜라, 루카스 모우라 등은 사소한 실수를 연발하고 패스 타이밍을 잡지 못하는 등 해리 케인과 손흥민의 도우미 구실을 하는 데 애를 먹었다. 조제 무리뉴 토트넘 감독은 후반 들어 무사 시소코와 델레 알리, 가레스 베일 등 공격 자원을 총동원하며 반전을 노렸지만 역부족이었다. 왼쪽 라인의 벤 데이비스는 후방에서 손흥민과 보조를 맞추지 못했다. 현대축구에서는 사이드백의 공격력이 필수인데 손흥민 홀로 외로운 싸움을 해야 했다. 후반 한 때 상대와 강하게 충돌해 피치에 쓰러지는 등 아찔한 장면이 나오기도 했다.
분전하며 풀타임을 소화한 손흥민은 씁쓸하게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무리뉴 감독이 어깨를 두드리며 격려했지만 표정은 어둡기만 했다. 손흥민의 복잡한 심경을 엿볼 수 있는 장면이었다.
이날 패배로 토트넘은 승점 36에서 제자리걸음을 하며 상위권 도약에 실패했다. 같은 날 애스턴 빌라가 브라이턴 앤 호브 앨비언과 비겨 승점을 획득하면서 토트넘과 동률을 이뤘는데 득실차에서 애스턴 빌라가 1골 앞섰다. 결국 토트넘은 9위로 추락했다.
한순간의 부진이 아니라는 점에서 심각성을 인지해야 한다. 토트넘은 최근 공식전 6경기에서 1승5패로 분위기가 끝 없이 추락하고 있다. 프리미어리그 5경기에서도 1승4패로 승점 관리가 되지 않는 모습이다. 리그 19위로 강등이 유력한 웨스트브로미치전을 제외한 나머지 4경기에서 1득점8실점을 기록하는 등 공수 밸런스가 완전히 무너졌다.
이대로면 다음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진출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현재 토트넘과 4위 리버풀(40점)의 승점 차는 4점에 불과하다. 충분히 따라갈 수 있는 간격인데 토트넘 자체의 흐름이 너무 나쁘다. 5위 첼시가 연승 행진을 달리고 있고, 6위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이상 39점)도 최근 5경기서 3승1무1패로 좋은 성적을 유지하고 있어 상황이 토트넘에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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