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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박준범기자] 같은 듯 다른 출전 정지다. 전례가 없었던 학교 폭력(이하 학폭) 관련 징계 기준이 명확히 서야 한다.
배구계가 학폭 논란으로 시끄럽다. 이재영, 이다영(이상 흥국생명) 쌍둥이 자매에 이어 송명근과 심경섭(이하 OK금융그룹)까지 학폭 논란에 휩싸였다. 쌍둥이 자매는 개인 SNS를 통해 사과문을 발표했고, 송명근도 고개를 숙였다.
OK금융그룹과 흥국생명은 구단 차원에서 징계를 발표했다. 두 사례 모두 10년 전, 학창시절에 벌어진 학폭 사례임에도 징계가 미묘하게 다르다. OK금융그룹은 14일 구단 차원에서 회의를 열고 송명근과 심경섭이 남은 경기 출전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두 선수가 출전하지 않는 기간을 구체적으로 명시하지 않았다. 흥국생명은 15일 쌍둥이 자매의 무기한 출전 정지 징계를 발표하며 “뼈를 깎는 반성은 물론 피해자를 직접 만나 용서를 비는 등 상처가 조금이나마 치유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해야 할 것”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사실 배구계의 학폭논란은 처음이다. 그렇다 보니 징계를 받은 사례 또한 전무하다. 처벌 기준이 명문화되어 있지 않다. 승부조작이나 불법스포츠도박 참여, 약물과 관련한 징계와 징계금은 구체적으로 명시돼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흥국생명과 OK금융그룹은 끝까지 징계 수위를 고심한 이유다. 또 학폭이 프로 입단 전에 발생한 일이기에, 연맹 차원의 징계 실효성에 대한 의문도 있었다. 이에 배구연맹은 배구계 학교폭력 근절 및 예방 방안을 비롯, 규정 개정을 논의하기 위한 비상대책회의를 16일 오후 3시에 소집한다.
여전히 가해자들을 바라보는 여론은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이들의 배구계 영구 퇴출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해당 청원은 게재된 지 3일 만에 10만명이 넘게 동의했다. 보다 명확한 규정 제정과 학폭을 바라보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납득할 수 있는 분명한 기준이 서야한다. 커뮤니티에는 이들 4명이 아닌 또 다른 가해자를 지목한 폭로글도 올라왔다. 인적사항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학폭 사례가 추가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징계 기준이 중요한 이유다.
beom2@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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