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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박효실기자] 인물이 없어도 이렇게 없을 수가 있을까.
“여성이 많은 이사회는 (회의 진행에) 시간이 걸린다”는 여성 비하 발언으로 모리 요시로 도쿄올림픽·패럴림픽 조직위원장이 사퇴한 가운데, 후임 인선을 놓고도 여전히 잡음이 흘러나오고 있다.
18일 아사히신문 등이 조직위 회장 후보를 선정하는 검토위원회가 하시모토 세이코(57) 올림픽 담당상을 단일 후보로 추천하기로 방침을 굳혔다는 의견이 나온 가운데, 그의 과거 부적절한 행동이 재차 논란이 되고 있기 때문. 모리가 여성 비하 문제였다면 하시모토는 한술 더떠 성희롱이다.
하시모토는 일본 여성으로서는 최초로 지난 1992년 프랑스 알베르빌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1500m에서 동메달을 획득한 전설적인 인물이다. 이런 업적을 바탕으로 1995년 참의원 선거에서 당선돼 2019년9월부터 올림픽 담당 장관으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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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그의 괴상한 주사다. 술에 취하면 키스를 하는 습관이 있는 하시모토는 지난 2014년 피겨스케이트 다카하시 다이스케에게 무리하게 키스를 하는 장면이 언론에 포착돼 성희롱 논란을 빚었다. 당시 러시아 소치에서 열린 동계올림픽 폐회식 파티에서 벌어진 일이다.
최근 주간지 슈칸분슌이 보도한 기사 속에는 ‘성희롱 상습범’이라는 타이틀과 함께 하시모토가 다카하시와 춤을 추며 입술과 목에 입을 맞추는 장면이 담겨 있다.
매체 측은 “ 하시모토의 성추행은 다카하시 한 건이 아니다”라면서 피해자 중 한 명인 전직 여성 의원의 증언을 빌어 “하시모토는 술에 취하면 주변 사람들에게 입을 맞추는 버릇이 있다”라고 보도했다.
전임 올림픽조직위원장이 여성비하 발언으로 사퇴한지 얼마 되지도 않아 술을 핑계로 잦은 성희롱 논란을 일으킨 하시모토가 후임으로 거론되자 인물난에 대한 따가운 비판이 쏟아졌다.
도쿄올림픽을 둘러싼 일본의 상황은 그게 아니라도 이미 첩첩산중, 설상가상이다. 전지구적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올림픽을 1년 연기해 올해 7월로 미뤄뒀지만 최근 2차 대확산이 일어나며 개최 회의론이 거듭되고 있다.
수만명의 사상자와 수조원의 경제피해를 일으켰던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참사 10주년을 기념해 ‘일본의 재건’에 의미를 넣은 올림픽이었건만, 원전사고가 발생했던 후쿠시마에서 최근 리히터 규모 7.1의 강진이 발생한데 이어 여진이 이어지고 있다.
대지진을 기념해 도쿄올림픽 성화봉송이 시작되는 후쿠시마현 축구시설 내 숙박시설은 지진 진동에 그만 쩍하고 금이 가 버렸다.
올림픽을 둘러싼 우울한 뉴스가 이어지며 일본 내 여론도 비관론으로 흐르고 있다. 일본 야후재팬 관련 뉴스에 누리꾼들은 “이 올림픽 저주받은 걸까. 무리하게 개최하는 의미가 있나” “포옹이면 몰라도 싫다는데 키스라니 범죄다. 성희롱 의원은 사퇴시켜야 한다”라는 반응이다.
gag11@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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