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동힘찬병원 윤기성 원장(신경외과 전문의)
목동힘찬병원 윤기성 원장(신경외과 전문의). 제공|힘찬병원

[스포츠서울] 2년 전 척추관협착증으로 시술 받았던 70대 중반 어르신이 허리가 아프다며 내원했다. 검사를 해보니 다행히 척추관이 다시 좁아진 것은 아니었다. 허리를 지탱하는 근육이 약해져 아픈 것으로 유추됐다. 필자가 “어르신, 요즘 운동 꾸준히 하셨어요?”라고 여쭤봤더니 어르신은 “웬걸, 코로나가 무서워서 집 밖에 잘 안 나가. 하루 종일 집에만 있는 날이 많아”라고 답변했다.

예상했던 대로다.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사회적 거리두기가 장기화되면서 어르신처럼 허리통증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부쩍 늘었다. 젊은 사람들도 이래저래 활동량이 줄면서 허리 건강에 적신호가 켜진 경우가 많지만 이미 허리가 약해진 어르신에게 집콕 생활은 치명적이다.

이에 필자는 “코로나 때문에 예전처럼 자유롭게 운동하기 어렵다는 건 알지만 그래도 운동하셔야 해요. 계속 운동 안 하시면 협착증이 재발할 수도 있어요”라고 조언했다.

활동이 자유롭지 않은 코로나 시대에도 안전하게 운동해 허리통증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 몇 가지 있다. 먼저 ‘걷기 운동을 생활화’하는 것이 좋다. 실외에서의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전파력은 미미하다. 오히려 과도한 공포로 바깥출입을 아예 안 하면 몸과 마음이 아플 위험이 크다. 마스크를 올바르게 쓰고 동네를 한 바퀴 돌거나 완만한 산을 걸으면 코로나 바이러스 걱정 없이 허리 건강을 지킬 수 있다. 하루에 딱 30분 정도만 걷기 운동을 해도 충분하다. 이왕이면 낮에 햇볕을 쬐며 걷기 운동을 하면 허리뿐만 아니라 우울했던 마음도 밝아질 수 있으니 더 좋다.

둘째는 집에 있을 때도 되도록 앉아 있는 시간을 줄이는 것이 좋다. 집에 오래 있으면 자연스럽게 TV 앞에 앉아 있거나 스마트폰을 보며 앉아 있는 시간이 늘어난다. 가만히 앉아 있으면 허리에 무리가 가지 않을 것 같지만 그렇지가 않다. 앉아있을 때 허리에 가해지는 압력은 서있을 때보다 약 1.5배 가량 증가한다. 따라서 허리가 아픈 분들은 앉아 있는 시간을 줄이면 통증이 덜할 수 있다.

부득이하게 앉아있어야 한다면 등받이가 있는 의자에 앉아 하중을 분산시키는 것이 좋다. 또한 20~30분에 한 번씩 일어나 스트레칭을 하는 것도 허리 건강에 큰 도움이 된다. 같은 자세로 오래 앉아 있으면 허리를 지탱하는 근육이나 인대가 긴장되기 마련이다. 스트레칭을 하면 근육이나 디스크의 압력을 풀어주고 혈액순환도 잘되기 때문에 그만큼 허리가 건강해질 수 있다.

마지막으로 집에서 할 수 있는 근력 강화 운동을 할 것을 권한다. 허리 건강을 지키려면 걷기 운동과 같은 전신운동으로 순환을 돕고 체중을 관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허리를 지탱하는 근육을 강화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브릿지운동과 플랭크운동(자료출처_아이클릭아트)
브릿지운동과 플랭크운동. 출처|아이클릭아트

꼭 운동센터나 헬스장에 가거나 운동기구가 있어야 근력강화 운동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집에서도 맨몸으로 할 수 있는 좋은 운동법이 많다. 그 중에서 브릿지와 플랭크 운동은 간단하면서도 코어 근육을 강화시켜 허리통증을 줄여줄 수 있는 좋은 운동이다.

브릿지는 천정을 바라보고 누운 상태에서 무릎을 세운 다음 엉덩이를 올렸다 내리는 운동이고, 플랭크는 엎드린 상태에서 몸을 어깨부터 발끝까지 일직선으로 만든 자세로 일정시간을 버티는 운동이다. 허리가 아픈 사람에게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운동이지만 어르신들은 개개인의 운동능력에 따라 근력운동의 강도와 횟수를 적절하게 조절해야 한다.

이 세 가지만 꾸준히 해도 허리 건강을 지키고, 통증을 줄일 수 있다. 하지만 통증이 계속되거나 운동이나 거동이 불편한 경우 적절한 진단과 치료를 병행해야 한다. 5~8mm정도 구멍을 뚫어 내시경을 삽입해 모니터로 확인하며 시술하는 최소절개 척추내시경 등 고령이나 만성질환자들에게도 안전하고 효과적인 치료법이 많이 있으므로 통증이 악화되기 전에 적극적으로 전문의와 상담해 적절한 치료를 받을 것을 권한다.

<목동찬병원 윤기성 원장(신경외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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