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투
파울루 벤투 축구대표팀 감독이 15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오는 25일 한·일전 원정 경기에 나설 24명의 태극전사 명단을 발표하면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제공 | 대한축구협회

[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 “방역이 가능한 범위에서 축구는 계속돼야 한다.”

파울루 벤투 축구대표팀 감독은 오는 25일 일본 요코하마에서 열리는 한·일전에 대한 일부 팬의 싸늘한 시선에 소신껏 말했다. 벤투 감독은 15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린 한·일전 축구 국가대표 명단 발표 기자회견에서 “모든 사회 구성원이 자기가 속한 분야에서 방역 가능 범위 내에 일하고 있다. 우리도 제한적인 부분은 있으나 축구 경기를 하는 게 일”이라며 “최근 1년 사이 (코로나19로) 단 한 차례 소집 훈련했다. 여러 악재를 극복하고 오는 6월 월드컵 2차 예선을 치러야 하는데 한·일전을 통해서라도 팀을 최대한 정상적으로 꾸려야 한다고 여겼다”고 강조했다.

한·일전은 역사적으로 국민적 관심을 끄는 ‘특급 콘텐츠’다. 순수 A매치로 한·일전이 열리는 건 지난 2011년 8월 일본 삿포로(한국 0-3 패) 이후 10년 만이다. 그러나 다수 팬은 일본 원정 경기를 못마땅하게 여기고 있다. 심지어 지난 12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대표팀의 한·일전 참가를 중지시켜달라는 글까지 등장했다. 그리고 15일 오후 현재 1만8000여 명이 청원에 동의했다.

주된 이유는 코로나19 여파 때문이다. 일본은 전날에도 코로나 확진자 수가 1335명으로 좀처럼 방역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무엇보다 대표팀은 지난해 11월 유럽 원정 A매치를 위해 오스트리아로 향했다가 코로나 집단 감염 사태에 휘말린 ‘공포의 기억’이 있다. 방역과 관련해서는 물음표가 매겨진 일본으로 굳이 날아갈 이유가 있느냐는 것이다.

게다가 양국 모두 코로나19 여파로 기존 3월 A매치 일정이 모두 미뤄졌다. 이런 가운데 한·일전은 일본축구협회의 제안으로 전격 성사됐다. 다만 그 의도를 두고 올여름 도쿄올림픽 개최에 사활을 건 일본이 한·일전으로 국제경기를 정상적으로 열 수 있음을 증명하는 기회의 장으로 삼으려고 한다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공교롭게도 경기 당일은 올림픽 성화봉송이 시작되는 날이기도 하다.

한일전 국민청원
제공 |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

그러나 벤투 감독은 일련의 여러 비난 여론에도 아랑곳하지 않았다. 그는 “한·일전은 여러 상황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결정한 것이다. 내부적으로 (여러 위험 요소에도) ‘할 수 있다’는 게 확인이 돼서 진행됐다”며 “물론 가장 중요한 건 방역 지침이다. 그 부분은 의무팀에서 지난해 11월보다 더 안전하게 경기를 할 수 있도록 철저히 준비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축구는 코로나 상황에도 전 세계에서 진행되고 있다. 대표팀 경기도 A매치 기간 상당수 진행하고 있다. 다시 말하지만 (방역이) 가능한 범위에서 축구는 지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오는 6월 국내에서 한꺼번에 열리는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4경기에 앞서 사실상 마지막 평가전이 될 수 있음을 언급했다. 벤투 감독은 “이번 소집은 오는 6월 월드컵 2차 예선 준비를 하는 데 잘 사용할 예정이다. 6월엔 보름 내에 4경기를 치러야 한다”며 “이번에 22일 모여 25일 경기할 정도로 짧은 소집 기간이다. 전체 선수가 모여 훈련할 기회는 경기 전날밖에 없을 것 같은데, 그럼에도 온 힘을 다하고 싶다”고 말했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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