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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마곡에 있는 K리그 미디어센터의 모습. 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 프로축구 K리그는 오래전부터 미디어 시장에서 약자로 불렸다. 지난해 한국프로축구연맹과 대한축구협회가 ‘K리그+A매치 통합 중계권’을 시장에 내놓았으나 최저입찰 금액(연간 250억 원) 및 기간(최소 4년)을 충족할 업체를 찾지 못한 게 대표적인 예다. 고육지책으로 K리그는 최근 KT와 손잡고 전문 채널을 추진하는 데 이어 뉴미디어 시장 공략에도 애쓰고 있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TV 시청은 감소하는 추세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와 유튜브 등 뉴미디어를 통한 경기 중계방송 및 콘텐츠 시청이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다. K리그도 미디어센터를 설립해 중계방송 영상을 활용한 콘텐츠 제작 및 관리를 주체적으로 수행 중이다. 다양한 플랫폼에 경기 영상을 자체적으로 공급할 VOD 서비스 사업을 시행할 기반을 구축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건 콘텐츠 크리에이터와 시너지를 늘리는 점이다. 과거 주요 프로 종목은 ‘영상 무단 사용 논란’에 시달린 적이 있다. 여러 팬이 중계방송 영상을 무단으로 편집하고 내보내거나, 일부는 수익 사업을 하기도 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프로스포츠가 팬의 볼거리를 지나치게 간섭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K리그는 경기 영상 사용권리에 대한 문턱을 낮춰 유뷰브 활동을 시작하는 기존 매체나 콘텐츠 크리에이터가 쉽게 권리를 취득하도록 이끌고 있다. 이를 통해 다양한 콘텐츠가 생산, 확산하도록 장려한다는 것이다.

NBA Playmakers 홈페이지, 공식 유튜브 채널
출처 | NBA Playmakers 홈페이지, 공식 유튜브 채널

벤치마킹은 미국 4대 프로스포츠 중 하나인 프로농구 NBA다. NBA는 2016년 트위터, 페이스북과 중계권 계약을 맺었다. 2019년엔 NBA TV 애플리케이션으로 경기를 생중계했다. 이밖에 뉴미디어 내 저작권에 대해 철저한 개방정책을 펼쳤다. 특히 ‘NBA Playmakers’ 유튜브 채널을 운영, 콘텐츠 크리에이터에게 영상과 편집 도구 등을 제공하면서 다양한 콘텐츠를 만드는 데 애썼다. 인기 크리에이터에게 중계방송 해설을 맡기기도 했고, 올스타전에 초청한 사례가 있다. 또 유튜브 채널 수익도 크리에이터에게 배분하면서 ‘윈-윈’ 구조를 만들어냈다. 이종권 프로연맹 홍보팀장은 “연맹 자체적으로 재미있는 콘텐츠를 만드는 게 중요하나, 인력이나 장비, 시간 등 여러 한계가 있다”며 “1인 크리에이터를 활용해 온라인에서 게릴라전처럼 여러 콘텐츠를 쏟아내는 것을 장려하게 했다. 향후 NBA같은 모델을 그리고 있다”고 말했다.

K리그는 현재 통합 뉴미디어 방송권 사업자인 팀트웰브를 통해 전문 크리에이터와 1인 크리에이터 등 다양한 채널에 영상 사용권을 판매 중이다. 이를 구매한 크리에이터는 K리그 경기 영상을 자유롭게 사용하고 편집, 가공할 수 있다. 과거 취재이력 등 일정한 조건을 충족하는 크리에이터는 현장 취재 및 경기영상을 직접 촬영할 권한도 지닌다. 현재까지 11곳에서 뉴미디어 영상 사용권을 구매했다. 한준희, 장지현 해설위원과 정순주 아나운서가 토크로 꾸리는 포털사이트 다음의 ‘원투펀치’, 김환 해설위원의 ‘화니볼 플러스’ 등이 대표적이다. 이 팀장은 “다양한 색깔의 크리에이터와 시너지를 통해 K리그 콘텐츠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앞으로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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