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키움 김휘집, 빠르게~
키움 김휘집이 지난달 20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진행된 스프링캠프 훈련을 소화하고 있다. 고척 |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새 얼굴의 활약은 리그 전체에 활력을 불어 넣는다. KBO리그는 지난 4년 동안 1년차 고졸 선수가 신인왕을 거머쥐면서 꾸준히 동력을 확보했다. 2017년 신인왕 키움 이정후와 2018년 신인왕 KT 강백호는 일찌감치 대표팀에 승선해 리그의 얼굴이 됐다. 2019년 신인왕 LG 정우영과 2020년 신인왕 KT 소형준 또한 당장 대표팀이 구성된다면 태극마크를 달 확률이 높다. 지난 4년 동안 그 어느 때보다 굵직한 신인들이 등장하고 있다.

그런데 유독 신인 육성에 인내와 시간을 필요로 하는 포지션이 있다. 투수인 소형준과 정우영, 외야수인 이정후와 강백호(지난해 1루수로 전향했으나 2018년부터 2019년 2년 동안은 외야수로 출장)의 경우 포지션에 따라 비교적 적응기간이 짧다. 투수는 뛰어난 구위로 상대 타자를 누를 수 있고 외야수는 다른 야수 포지션보다는 수비 난이도가 낮다. 반면 포수와 내야수는 프로 수준의 기량을 갖추기까지 수련 과정이 요구된다. 특히 포수는 볼카운트와 아웃카운트, 주자 상황에 따른 수많은 변수를 빠르게 캐치하고 적용해야 한다. 그래서 보통 1군 포수가 되기까지 최소 3년에서 5년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본다.

내야수는 포수 보다는 요구되는 기간이 짧다. 그래도 대다수의 신인 내야수가 수비에서 높은 벽과 마주하며 좌절을 겪는다. 센터라인 내야수가 특히 그렇다. 만만치 않은 과정을 거친 LG 주전 유격수 오지환 또한 “고등학교 시절 주요 포지션은 투수였다. 프로 입단해서 유격수로 나갔는데 당시에는 너무 못해서 ‘다시 투수를 하고 싶다’는 얘기 조차 못 꺼냈다”며 “5, 6년차 정도 됐을 때부터 수비에 대한 자신감이 붙고 실수해도 이를 정신적으로 극복하는 방법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최근 입단하는 내야수들을 보면 어릴적 내가 생각나는 경우가 많다. 일단 고등학교 선수들의 경기수가 우리 때보다 많이 줄었다. 내가 고등학생때는 주말리그 체제가 아니라 실전을 많이 했다. 이후 주말리그로 바뀌면서 실전 숫자가 많이 줄어들었다. 훈련시간도 많이 줄었더라”며 “신체 조건은 분명 요즘 내야수들이 좋다. 그러나 실전과 훈련시간이 줄어들면서 전반적인 내야 수비력은 좀 떨어지는 게 아닌가 싶다. 자신 만의 확실한 장점을 갖고 프로에 입단하는 내야수를 보기 힘들다”고 밝혔다. 오지환의 말대로 최근 5년 동안 입단과 동시에 1군 주전급 선수로 성장한 센터 라인 내야수는 손에 꼽는다. 키움 김혜성과 한화 정은원 정도만 1년차부터 2루수로서 두각을 드러냈다.

안재석
두산 안재석이 지난 9일 잠실구장에서 수비 훈련을 하고 있다. 제공|두산

하지만 어쩌면 올해 반전이 일어날 수 있다. 2021 신인 드래프트부터 이례적으로 센터라인 내야수들이 강세를 보였고 나란히 강렬한 첫 인상을 남기고 있기 때문이다. 두산이 1차 지명으로 선택한 안재석과 2차 1라운드에서 지명된 KT 권동진, NC 김주원, LG 이영빈, 키움 김휘집 등이 평가전부터 범상치 않은 기량을 뽐내는 중이다. 키움 홍원기 감독은 “다가오는 시범경기 관전포인트는 김휘집”이라며 올해 김휘집이 4년 전 김혜성과 같은 모습을 재현하기를 기대했다. 한화 1차 지명 정민규는 포지션을 코너 내야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지만 그만큼 타격에서 장점이 뚜렷하다는 평가다.

[포토]힘차게 스윙하는 LG 이영빈
LG 이영빈이 지난달 21일 경기도 이천 LG챔피언스파크에서 진행된 스프링캠프 중 힘차게 스윙을 하고 있다. 이천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내야수비는 야구의 꽃이다. 빠르고 정확한 풋워크와 강한 어깨가 만들어내는 호수비와 더블플레이는 야구를 보다 매력적인 스포츠로 만든다. 정규시즌 개막이 3주도 남지 않은 가운데 특급 신인 내야수들이 강렬한 루키 센세이션을 예고하고 있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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