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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 희비가 엇갈린 시즌. 결국 김연경(흥국생명)은 마지막 순간까지 왔다.
김연경은 지난해 6월 흥국생명 복귀 기자회견에서 “개인 타이틀 욕심은 없다”라면서 “흥국생명의 우승이 가장 큰 목표”라고 공언했다. 9개월이 지난 시점, 김연경의 목표는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 흥국생명은 김연경에 이재영, 이다영을 앞세워 독주하다 시즌 후반기에 터진 사건으로 인해 무너졌다. 전력의 핵심이었던 쌍둥이 자매가 빠진 후 김연경은 고군분투 했지만 혼자 힘으로 감당하기엔 역부족이었다. 결국 흥국생명은 2위로 밀려난 채 정규리그를 마감했다.
김연경의 목표가 아직 무산된 것은 아니다. 포스트시즌이 남이 있기 때문이다. 흥국생명은 20일 시작하는 플레이오프를 통해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할 가능성을 남겨놓고 있다. 두 경기를 먼저 잡아내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할 경우에는 GS칼텍스와 진짜 우승을 놓고 진검승부를 벌이게 된다.
18일 서울 리베라 호텔에서 열린 도드람 2020~2021 V리그 여자부 포스트시즌 미디어데이에 참석한 김연경은 “포스트시즌에 나가게 돼 기쁘다. 얼마 남지 않았지만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라는 각오를 밝혔다.
김연경은 이번 우승 기회를 놓칠 수 없다. 올해로 흥국생명과의 계약이 끝나는 상황에서 다시 해외로 떠날 가능성이 열려 있다. 생각했던 것과 다르게 흘러간 시즌이라 김연경 입장에선 해외 리턴을 고려할 수 있다. 김연경도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이다. 시즌이 끝나면 앞으로도 제가 한국에서 배구를 할지, 아니면 다시 나갈지 알 수 없다. 이 기회를 잡아서 우승하고 싶은 생각이 간절하다”라면서 어쩌면 마지막이 될 V리그 우승 기회를 잡겠다는 생각을 드러냈다.
쉽지만은 않다. 흥국생명은 5~6라운드 10경기에서 2승8패로 부진했다. 전력상 IBK기업은행, GS칼텍스에 비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는 것도 이상하지 않다. 김연경은 “최근 경기를 봤을 때 우리 경기력이 가장 안 좋았다”라며 난조를 인정하면서도 “그래도 플레이오프는 단기전이라 많은 일이 일어난다. 많은 분들이 응원해주시는 만큼 잘 준비하고 있다. 우리 팀에게는 새로운 도전”이라며 이변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김연경이 꼽은 키플레이어는 레프트 김미연이다. 김연경은 “감독님도 말씀하셨지만 저는 김미연이 플레이오프에서 더 잘할 것이라 믿고 있다. 이번 시즌 어렵긴 했는데 나름대로 자기 위치에서 잘해줬다. 고맙게 생각한다. 새롭게 시작하는 만큼 잘해주기를 바란다. 플레이오프에서 미칠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플레이오프 상대인 IBK기업은행에는 절친 김수지가 있다. 김연경은 “서로에 대해 너무 잘 안다. 우리가 이겼으면 좋겠다. 경기장에서 보여드리겠다”라면서 “지금 봐도 IBK기업은행 분위기는 안 좋은 것 같다. 침체돼 있는 것 같다. 긴장도 많이 한 것 같다”라며 농담 섞인 신경전을 벌였다.
이번 플레이오프부터는 10% 유관중으로 전환한다. 선수들 입장에선 힘을 얻을 요소다. 김연겅은 “팬 분들이 정말 오랜만에 들어오신다. 경기 내용도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를 하고 있다. 안 좋은 상황이지만 응원을 받는 것 자체로 힘이 될 것이다. 보답하겠다”라며 선전을 다짐했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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