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 패했지만 허탈하지 않았다. 흥국생명은 자존심을 지킨 준우승팀이었다.
박미희 감독이 이끄는 흥국생명은 30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GS칼텍스와의 도드람 2020~2021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 3차전에서 세트스코어 2-3(23-25 22-25 25-19 25-17 7-15)으로 패했다. 시리즈 들어 처음으로 세트 승리를 가져왔지만 마지막 5세트에 버티지 못하고 패하면서 3패로 준우승에 그쳤다.
경기 후 박 감독은 “선수들과 스태프들에게 고맙다. 너무 어려운 상황에서 여기까지 끌고왔다. 패하긴 했지만 즐겁게 했다. 한 1년 한 것 같다. 과정이 쉽지 않았다. 1등만 기억하겠지만 진짜 스포츠의 가치가 무엇인지 느꼈다. 칭찬해주고 싶다.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한다”라는 소감을 밝혔다.
이번 시즌 흥국생명은 불화설에 시달렸고, 쌍둥이가 학교 폭력 전적으로 이탈하는 등 변수가 많았다. 전력 누수도 컸다. 박 감독은 “스트레스가 많았다. 강행군을 했다. 눈도 충혈돼 있다. 1년 동안 준비했는데 외부 요인으로 하지 못한 게 아쉽다. 가진 걸 다 쓰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이 있다”라고 말했다.
그래도 흥국생명은 이날 풀세트 접전을 벌였다. 박 감독은 “일방적인 경기가 되지 않고 좋은 내용으로 경기를 해 선수들에게 고맙다. 수고했다는 말을 하고 싶다. 오늘은 지나면 과거다. 새로운 시간이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이야기해주고 싶다”라며 선수들을 칭찬했다.
김연경에 대한 격려도 잊지 않았다. 박 감독은 “김연경은 운동선수 생활을 하면서 어려움이 많았을 텐데 이번엔 다르게 심리적으로 힘들었을 것이다. 제가 해줄 수 있는 게 없어 격려만 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큰 선수답게 제 자리에서 선수들을 지켜주고 리더 역할을 했다. 앞으로 행보가 정해지지 않았지만 후배들에게 귀감이 되는 것은 사실이다”라고 말했다.
시즌을 마감한 박 감독은 “하고 싶은 게 하나 있다. 여러 상황에 의해 통제를 받은 것도 있다. 그 상처에 대한 치유를 해야 할 것 같다”라는 마지막 말을 남겼다.
weo@sportsseoul.com
기사추천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