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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분데스리가 바이에른 뮌헨 이적설이 불거진 토트넘 손흥민. 로이터연합뉴스

[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 독일 분데스리가 ‘1강’ 바이에른 뮌헨이 손흥민(29·토트넘) 영입에 대한 논의를 재점화한 것일까. 이전과 다르게 구체적인 영입 희망 시기, 세부 조건 등이 현지 언론을 통해 나와 관심을 끌고 있다.

영국 매체 ‘풋볼 인사이더’는 1일(한국시간) ‘바이에른이 손흥민과 계약을 희망하고 있다’며 ‘토트넘에서 그를 영입하기 위해 1년을 기다릴 마음도 있다’고 했다. 토트넘은 대니얼 레비 회장이 지난해 말 손흥민에게 주급 20만 파운드(3억1000만 원) 수준의 연장 계약안을 제시했으나 코로나19 여파로 협상이 중단됐다. 계약 연장이 불발될 경우, 토트넘이 손흥민의 이적료를 챙기기 위해서는 계약 종료 1년 전인 내년 여름까지 타 팀에 보내야 한다. ‘데일리메일’ 등은 ‘바이에른이 주급 20만 파운드(3억 원) 이상을 손흥민에게 제안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손흥민은 3년 전 토트넘과 주급 15만 파운드(2억 2000만 원)에 연장 계약했다. 그리고 지난해 10~11월 또다시 연장 계약 협상을 벌일 때 ‘주급 20만 파운드, 5년 장기 계약’을 두고 구단과 조율했다. 그러나 코로나19 여파로 멈춰 섰고, 5개월째 답보 상태에 빠졌다. 그런 가운데 바이에른은 ‘토트넘이 내건 조건 그 이상’을 책정, 손흥민 마음을 사로잡겠다는 의지를 품고 있다.

그렇다면 손흥민의 바이에른 이적 성사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2020~2021시즌이 한참 진행 중이라 속단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손흥민의 빅클럽 이적 시계는 갈수록 빨라질 가능성이 높다. 바이에른은 향후 행선지 후보 중 하나가 될 만하다. 특히 바이에른이 손흥민에게 관심을 둔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3년 전인 2018년 하반기에도 프랭크 리베리, 아르연 로벤이라는 두 간판 윙어의 노쇠화가 불거졌을 때 손흥민은 유력 대체자로 꼽혔다. 무엇보다 그는 2010년 함부르크에서 프로로 데뷔, 바이엘 레버쿠젠을 거치며 5년간 분데스리가에서 검증을 받았다. 그러나 당시엔 손흥민이 붙박이 주전으로 뛸 환경은 아니었다. 그는 분데스리가 시절은 물론, 토트넘을 통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로 옮길 때도 주전 요원으로 뛰는 게 이적의 우선 조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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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이 지난 2월7일(한국시간) 열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22라운드 웨스트브롬위치(WBA)와의 경기 후 인터뷰를 하고 있다. 런던 | 장영민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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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 공동취재단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리베리, 로벤이 떠난 뒤 세르주 나브리, 르로이 사네, 킹슬리 코망 등이 대체자 노릇을 하고 있지만 파괴력은 떨어지는 편이다. 반면 손흥민은 분데스리가보다 더 거칠고 속도 전쟁을 펼치는 EPL에서 5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리며 핵심 공격수로 거듭났다. 올 시즌에도 EPL 28경기에서 13골9도움을, 전 대회 통틀어 41경기에서 18골16도움을 기록 중이다.

토트넘 사정도 손흥민의 이적 가능성을 높인다. 토트넘은 타 구단처럼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관중 수익 감소와 더불어 새 홈경기장 건설 후 빚더미에 시달리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손흥민 뿐 아니라 구단을 상징하는 공격수와 다름없는 해리 케인과 연장 계약 협상도 지지부진하다. 현실적으로 둘 다 더 나은 조건으로 붙잡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다만 1명에게 ‘올인’한다면 케인을 붙잡는 데 더 집중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 밖에 손흥민이나 케인 등 현재 간판급 스타에게 물음표로 매겨진 ‘토트넘의 비전’도 이적을 부채질한다. 클럽에서 ‘무관’에 시달리는 손흥민은 전성기 나이를 보내고 있다. 그러나 토트넘 유니폼을 입고 주요 대회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릴 가능성은 높아 보이지 않는다. 올 시즌도 초반 역대 최고의 퍼포먼스로 기세를 올렸으나 팀은 현재 EPL 6위에 머물고 있다. 유럽축구연맹 유로파리그에서는 16강에서 ‘광탈’했다. 그나마 리그컵 결승에 진출해 26일 맨체스터 시티와 격돌, 첫 우승컵을 노린다. 하지만 그가 꿈꾸는 우승 커리어는 정규리그와 유럽클럽대항전. 이를 이룰 수 있는 건 빅클럽이고, 손흥민의 커리어를 더 빛나게 해주리라는 기대의 목소리가 크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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