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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K금융그룹의 최홍석.제공 | 한국배구연맹

[의정부=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 “선수들이 아직 울 때가 아니라고 해서 꾹 참았어요.”

OK금융그룹의 레프트 최홍석은 4일 의정부체육관에서 열린 KB손해보험과의 V리그 남자부 준플레이오프 경기 후 눈물을 보였다. OK금융그룹은 어렵게 준플레이오프에 올라왔는데 이날 좋은 경기력으로 세트스코어 3-1 승리하며 플레이오프에 안착했다. 최홍석은 선발로 출전해 8득점을 책임지며 승리에 기여했다.

최홍석은 1988년생으로 10년 차에 접어든 베테랑이지만 이번 시즌 처음으로 봄배구를 경험했다. 의미 있는 시즌이지만 최홍석 개인 입장에서 보면 힘든 시기였다. 주전에서 밀린 데다 어깨, 발목 등에 부상이 있어 기량을 제대로 보일 수 없었다. 하지만 잘 버텨냈고, 봄배구까지 경험하게 됐다.

석진욱 OK금융그룹 감독도 “최홍석이 절실했던 것 같다. 후배들에 밀려 경기에 못 나가 실망이 컸을 것이다. 훈련을 열심히 하고 있다. 경기 후에 울고 있더라. 진정성을 느꼈다.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 지난 시즌 중간 중간에 교체로 잘해줬다. 이번 시즌 초반에 잘하다 중간에 많이 떨어졌다. 발목, 어깨가 아프다. 열심히 하다 아프니까 스스로도 텐션이 많이 떨어지더라. 아픔을 참고 끝까지 오다보니 기회가 생겼고 잘해줬다”라며 최홍석을 칭찬했다.

경기 후 최홍석은 “긴장하기보다 설레였다. 오늘 경기에 들어가라고 하셨는데 빨리 하고 싶었다. 그래서 경기에 대한 생각을 많이 했다. 플레이오프가 처음이었는데 동료들이 할 수 있다는 말을 많이 해줬다. 오늘 원팀이 된 것 같다. 선수들이 코트에서 하나가 되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그래서 더 감동 있는 승리였다. 시즌 내내 많이 준비했다. 기회가 있었는데 많이 살리지 못했다. 오늘은 기회를 잡았다. 팀에게도 개인에게도 의미 있는 승리”라는 소감을 밝혔다.

경기 후 눈물을 보인 최홍석은 “울컥했다. 제가 더 잘했다면 더 높은 곳에 갔을지도 모른다. 한 시즌간 열심히 한 게 결실을 맺을 수도 있다는 생각 때문에 감정이 올라왔다. 선수들이 아직 울 때가 아니라고 해서 꾹 참았다. 챔피언이 된 후에 다 같이 울자고 했다”라는 이야기를 들려줬다.

OK금융그룹 선수들이 최홍석의 눈물을 ‘저지’한 이유는 명확하다. 아직 갈 길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OK금융그룹은 6일 시작하는 플레이오프서 우리카드와 격돌한다. 우리카드는 최홍석이 몸 담았던 친정팀이다. 최홍석은 “탄탄한 팀이다. 우리도 밀리지 않으려고 한다. 감독님께서도 부담 주지 않으신다. 편하게 하자고 하신다. 펠리페가 팀의 중심을 잘 잡아주고 있다. 많이 힘이 된다. 우리카드와의 경기에서도 우리만의 배구를 한다면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을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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