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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북힘찬병원 한정인 원장(신경외과 전문의). 제공|힘찬병원

[스포츠서울] 37세 워킹맘 K씨는 봄철로 접어들면서 주말에 집안 대청소를 하고 난 후부터 허리가 아프기 시작했다. 허리만 아픈 것이 아니라 왼쪽 엉덩이가 뻐근했고, 왼쪽 다리가 터질 듯하고 전기가 오듯 찌릿하며 아팠다. 생전 처음 겪는 통증이었지만 주말에 너무 무리해서 일하느라 근육통이 생겼다 생각하고 참고 지냈다.

그런데 며칠만 쉬면 나을 것이라 생각했던 통증이 시간이 지나도 가라앉지를 않았다. 상태가 심상치 않아 큰 병원에 가고 싶었지만 육아와 회사 일을 병행하는 워킹맘이다 보니 시간을 내기가 어려웠다. 할 수 없이 동네의원에서 소염 진통제, 근이완제 등 약물치료를 하고 간간히 주사치료와 물리치료를 받았다.

하지만 1달여 시간이 지나도 통증은 여전했다. 어렵게 시간을 내어 전문병원에서 허리 MRI 검사를 했다. 검사 결과 요추 4번과 5번 사이의 디스크가 심하게 파열된 허리디스크라는 진단을 받았다. 병원에서는 수술을 권했지만 K 씨는 수술이 아닌 다른 치료 방법을 찾고 싶어 필자를 찾아왔다.

[자료이미지] 출처 _아이클릭아트
허리 통증 이미지. 출처|아이클릭아트

MRI 영상을 확인해보니 디스크가 많이 삐져나와 신경을 누르고 있었다. 신경이 눌린 정도가 심해 수술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수술이 무섭기도 하고, 아직 아이도 어리고 회사에서도 시간을 많이 뺄 수가 없어요. 수술 말고 다른 방법은 없나요?”

K 씨는 절박한 눈빛으로 수술이 아닌 다른 방법으로 치료받기를 간절히 원했다. 허리디스크의 경우 신경이 많이 눌려 마비 증상이 나타나면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 특히 신경이 마비돼 대소변장애가 나타나면 바로 수술해야 한다. 다행히 K 씨의 경우 통증은 심했지만 마비증상이 없어 상담 끝에 비수술적 치료인 신경성형술을 해보기로 했다.

신경성형술은 환자의 통증을 줄여주려는 보존적 치료법 중 하나다. 꼬리뼈 부위에 작은 구멍을 내 지금 1mm정도의 주삿바늘같은 카테터 기구를 넣어 신경을 압박하는 파열된 디스크(추간판)에 직접 국소마취체, 스테로이드, 고농도의 생리식염수 등의 약물을 주입해 염증을 씻어주면서 가라앉히는 치료법이다. 신경 주변의 유착을 박리하고 좁아진 신경관을 넓혀주기 때문에 약물이 신경 주위에 더 잘 퍼져 빠른 효과를 볼 수 있다.

이처럼 절개를 하지 않는 시술이기 때문에 시술 후 1시간 정도 침대에서 안정을 취하면 바로 정상보행이 가능하고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다. K 씨의 경우 꼬리뼈 부위에 국소마취를 한 후 약 20여 분 만에 신경성형술을 끝냈다. 시술한 지 2주 후에 외래 진료를 왔는데, 표정이 한층 밝았다. 아직은 왼쪽 엉덩이와 종아리 부위가 약간 뻐근하지만 통증은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고 했다.

현재로선 신경성형술이 약물치료, 주사치료, 물리치료 등 보존적 치료를 하는 데도 통증이 호전되지 않는 디스크 환자들이 수술을 피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치료법이라 할 수 있다. 최근 신경성형술의 치료 성적은 연구논문마다 조금씩 차이를 보이긴 하지만 1개월, 3개월, 6개월, 1년의 추적 관찰 기간 중에 요통 및 하지 통증이 의미있게 호전되었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 또한 아주 심한 디스크 파열 환자의 경우도 약 70% 정도는 수술 없이 치료가 된 것으로 나타났다.

사실 디스크 파열은 시간이 지나면 염증 반응이 소실되고 수핵에서 수분이 빠져나가 크기가 작아진다. 수핵이 작아지면 그만큼 신경을 덜 눌러 통증이 줄어든다. 한 마디로 자연치유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다. 그렇다고 자연 치유가 될 때까지 극심한 허리통증을 안고 갈 수는 없는 노릇이다. 신경성형술을 비롯한 비수술적 치료의 목적은 자연 치유가 될 때까지 통증 없이 지낼 수 있게 하는 것이다.

<강북힘찬병원 한정인 원장(신경외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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