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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평택시티즌 훈련장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는 장결희. 평택 | 박준범기자

[평택=스포츠서울 박준범기자] 과거는 과거일 뿐이다. 장결희(23·평택시티즌)는 현재에 충실하고 있다.

‘바르셀로나 유스 3총사’(장결희 이승우 백승호) 중 한 명이었던 장결희는 어엿한 20대가 됐다. 여전히 ‘바르셀로나 출신’이라는 꼬리표가 따라다니지만 장결희는 차분하게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그는 1년여의 공백을 깨고 지난 2월 K3리그 평택시티즌에 둥지를 틀었다. “입단 후 6㎏이 빠졌다. 힘들지는 않다. 많이 뛰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빠진 거 같다”고 미소 지었다.

장결희는 2011년부터 2017년까지 바르셀로나에 몸담았다. 하지만 순탄치는 않았다. 바르셀로나가 ‘18세 미만 선수의 해외 이적 금지’ 조항을 어겼다. 국제축구연맹(FIFA)가 소속 선수들의 활동 금지 징계를 내렸고, 장결희도 이를 피해갈 수 없었다. 결국 3년 공백을 극복하지 못한 장결희는 2017년 바르셀로나와 재계약에 실패했고 그리스 무대로 떠났다. 그는 “중요한 시기에 실전 경기에 나서지 못한 아쉬움은 있다. 그래도 후회는 없다. 좋은 경험을 했다. 바르셀로나 출신이라는 자부심이 있다”면서도 “다 지나간 일이다. 지금 있는 자리에서 열심히 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리스에서도 이렇다 할 활약을 못한 장결희는 유럽 생활을 청산하고 2018년 9월 포항 스틸러스에 입단했다. 하지만 1군 데뷔 기회는 오지 않았고, 지난해 자유의 몸이 됐다. 그를 찾는 곳은 없었다. 1년 동안 적을 두지 못한 채 개인 훈련을 통해 몸을 만들었다. 장결희는 “제가 안일하게 생각했던 부분이 있었던 거 같다”면서 “지난해에는 소속팀이 없어서 사실 힘들었다. 그래도 쉬지 않고 꾸준히 훈련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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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평택시티즌 훈련장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는 장결희. 평택 | 박준범기자

1년여의 기다림 끝에 평택시티즌이 손을 내밀었다. 선택에 주저함은 없었다. 장결희는 “고민할 것도 없었다. 뛰는 게 우선이라 생각했다. 아직 저의 모습을 다 못 보여줬고, 축구라는 꿈을 놓치기에는 아쉬움이 남더라. (저에게) 주어진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한 단계씩 올라가 좋은 무대에 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부지게 말했다.

장결희의 현재 몸 상태는 70% 정도다. 그는 지난달 6일 열린 FA컵 1라운드 피닉스FC전에서 페널티킥으로 골 맛을 봤다. 결승골이었다. “실전에서 골을 넣은 게 언젠지 기억도 안 난다”고 머쓱해 한 장결희는 “되게 좋았다. 공식경기에서 득점한 건 진짜 오랜만이었다”고 환하게 웃었다. 이어 “올해 리그에서 10골을 넣고 싶은데…”라면서 “쉽지 않을 거 같긴 한데 10골 넣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눈을 반짝였다.

beom2@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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