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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이웅희기자] 정부가 올해 6월부터 부동산 관련 세금을 대폭 인상하기로 하면서 규제지역(조정대상지역) 내 부동산시장에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하지만 비규제지역은 오히려 호황 조짐이다. 규제의 칼날에서 빗겨간 아산시, 포항시 북구, 양산시 등 3개월 간 아파트가격이 10% 이상 올랐다.
정부는 지난해 8월부터 다주택자의 취득세율을 손보기 시작했다. 본래 최대 4%에 불과했던 취득세율을 최대 12%까지 끌어 올렸다. 다만 1주택자와 조정지역 외 2주택자에 한해서는 여전히 1~3%를 적용하고 있다. 올해 6월부턴 보유·처분 단계의 부동산 세금도 천정부지로 치솟는다. 다주택자의 종합부동산세 세율이 기존 0.6%~3.2%에서 1.2%~6.0%로 2배 가량 높아진다. 그러나 1주택자와 비조정지역 2주택자의 세율은 소폭 인상(0.5~2.7%→ 0.6~3.0%)하는 데 그쳤다.
다주택자들은 앞으로 양도세가 무서워 집을 팔지도 못할 지경이다. 조정지역 내 다주택자에 대해선 중과세율을 기존 10%p~20%p에서 20%p~30%p로 인상한다. 반면 비조정지역 내 다주택자들은 기존과 마찬가지로 기본세율(6%~45%)을 적용키로 했다. 또 비조정지역 내 분양권은 양도세 산정 시 주택수에도 포함되지 않으므로 세금 절약에 효과적이다.
지방 주요지역까지 규제의 범위를 확대했던 ‘12.17대책’ 발표 이후 비조정지역의 아파트가격이 크게 올랐다. KB부동산 리브온의 자료에 따르면 경남 양산시 아파트가격이 지난해 12월 말부터 올해 3월 말까지 석달 새 13.8% (3.3㎡당 686만→756만원) 상승했다. 부산시가 지난 해 12월 규제지역에 포함되면서 부산의 위성도시나 다름없는 양산시가 수혜를 입은 것으로 보여진다.
포항시 북구 아파트가격도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3.3㎡당 아파트가격이 올해 1월 처음으로 600만원 선을 넘어섰으며 지난달까지 644만원의 시세를 형성했다. 지난해 12월 포항시 남구가 조정대상지역으로 묶였고 오히려 북구의 주택가격 상승폭이 더욱 커져가고 있다. 같은 기간 포항시 남구 아파트가격 상승률은 4.3% 수준에 머물렀다. 충남 아산시도 바로 옆 천안시가 지난해 12월 규제지역에 포함되자 아파트가격 상승폭을 키웠다. 같은 기간 동안 이 지역의 아파트가격은 11.8%(587만→657만원) 올랐다.
비규제지역의 분양시장도 들끓고 있다. 지난 1월 충남 아산시에서 분양했던 아산탕정 삼성트라팰리스는 124가구 모집에 4만7925명이 몰리며 1순위에서만 평균 386.5 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두산건설·코오롱글로벌 컨소시엄이 김해시에 분양했던 김해율하 더스카이시티 제니스&프라우도 지난 6일 1순위 청약접수를 받은 결과 709가구 모집에 1만5590명이 청약해 평균 22.0대 1의 치열한 경쟁양상을 보였다. 이는 2016년 이후 지역 내 최고 청약경쟁률이다.
지방 비조정지역의 분양시장이 호황을 누리면서 건설사들도 분양에 집중하고 있다. 두산건설이 경남 양산시 상북면 일대에 짓는 두산위브더제니스 양산을 다음달에 분양할 계획이고 효성중공업은 아산에 해링턴 플레이스 스마트밸리를 이달 중 분양한다. 포스코건설도 경기 양평에 빈양지구도시구개발구역 내에 더샵 양평리버포레를 이달 중 분양할 계획이다.
규제지역 내 세금의 부담이 크게 가중되면서 주변 비규제지역으로 주택수요가 빠르게 분산되고 있다. 6월 규제지역 내 다주택자들이 세금폭탄을 우려하고 있는 가운데 풍선효과로 비규제지역 부동산 시장이 크게 들썩이고 있다.
iaspire@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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