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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 차기 시즌 프로배구 V리그에서는 김연경(33)을 볼 수 없다.
김연경 측 관계자에 따르면 김연경은 V리그가 아닌 중국리그에서 뛴다. 2017~2018시즌 뛴 상하이 유베스트가 차기 행선지다.
지난 시즌 ‘김연경 특수’를 누린 V리그로서는 아쉬움이 크다. V리그는 코로나19 여파로 무관중 경기를 많이 치렀고, 학교 폭력(학폭) 이슈에 시달리는 등 곤욕을 겪었으나 김연경이라는 브랜드 파워를 앞세워 흥행에 성공했다. 평균 시청률이 직전 시즌보다 상승해 1.01%를 기록했다. 김연경이 출전한 챔피언결정전 3차전은 4.72%의 순간시청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V리그 전체의 인지도와 대중성, 인기를 끌어올리는 계기가 됐다.
김연경 개인의 활약도 뛰어났다. 그는 팀 내에서 학폭 논란 등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했음에도 흥국생명의 준우승을 이끌었고, 2위 팀 소속으로 정규리그 MVP를 차지했다. 특히 무기력하게 끝날 것 같았던 플레이오프에서 탁월한 경기력과 리더십으로 팀을 챔피언결정전으로 이끌면서 ‘역시 김연경’이라는 찬사를 받았다. 흥국생명은 물론, V리그 전체가 경기 내·외적으로 김연경의 힘을 실감했기에 차기 시즌 공백이 더 크게 느껴질 전망이다.
당초 김연경의 V리그 잔류 가능성은 존재했다. 특히 신생팀 페퍼저축은행이 김연경 영입에 뛰어들었다는 소문이 파다했다. 페퍼저축은행은 김연경이라는 전국구 스타를 영입해 기업을 알리고 경쟁력도 갖춘다는 밑그림을 그린 것으로 알려졌다. 그와 가깝고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김형실 감독을 선임한 건 우연이 아니었다. 페퍼저축은행은 김 감독을 통해 김연경 영입을 시도하겠다는 구상이었다.
그러나 페퍼저축은행의 계획은 흥국생명의 저지로 무산됐다. 흥국생명은 페퍼저축은행이 물밑에서 움직이는 것을 파악한 후 김여일 단장이 직접 나서 여론전을 펼쳤다. 출입기자단에 문자메시지를 보내 “김연경을 이적시킬 의사가 없다”면서 “규정과 절차에 맞지 않은 소속 선수 영입을 신생 구단이 언론을 통해 얘기하는 건 유감스럽다. 선수 이적 관련해 사전 모의 등 행위는 한국배구연맹 규정과 절차에 위배되는 일이다. 이적에 대한 언급을 자제해주시기를 바란다”고 불쾌해했다. 김연경의 타 팀 이적을 허락할 수 없다는 강경한 입장이었다.
김 단장 말대로 김연경은 국내에서는 자유계약(FA) 신분이 아니다. 흥국생명 허락 없이 V리그 내에서 자유롭게 이적할 수 없다. 한 시즌을 더 뛰어야 FA 신분을 얻는다. 흥국생명의 강한 저항으로 김연경을 영입하겠다는 페퍼저축은행의 꿈은 물거품이 됐다. 그렇다고 김연경이 흥국생명 잔류를 선택한 건 아니다. 흥국생명 관계자가 최근 2020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여자대표팀에 합류한 김연경을 만나기 위해 진천국가대표선수촌을 찾았으나, 그는 이미 해외 이적으로 마음을 굳힌 상태였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학폭 이슈에 휘말린 쌍둥이 자매(이재영·이다영)를 둘러싼 내부 교통정리가 이뤄지지 않은 게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이밖에 지난 시즌 V리그에 복귀해 여러 사건으로 마음고생을 한 김연경으로서는 다시 해외로 눈을 돌릴 만했다.
김연경이 뛸 중국리그는 지난해 11월 개막해 12월 중순 막을 내렸다. 아직 일정이 확정된 건 아니지만 다음 시즌도 비슷한 시기에 열린다면 V리그 시즌 도중 한국으로 돌아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한국배구연맹 규정에 따르면 3라운드 종료일까지는 추가 선수 등록이 가능하다. 김연경의 경우 임의 탈퇴 신분으로 해외로 나가기 때문에 흥국생명 소속으로 추가 등록이 가능하다.
김연경 측 관계자는 “상황을 봐야 하지 않겠나. 지금은 정확히 이야기하기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흥국생명 관계자도 “우리도 중국 이적을 보도를 통해 들었다. 직접적으로 연락을 받은 건 없다. 현재 시점에서는 어떤 일도 단언하기 어려울 것 같다”며 말을 아꼈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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