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 웨이링 엘피캡
대만의 쉬웨이링. /LPGA캡쳐

[스포츠서울 박병헌전문기자]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데뷔 7년차인 쉬웨이링(26·대만)이 마침내 LPGA투어 퓨어실크 챔피언십(총상금 130만 달러·한화 14억3000만원)에서 감격적인 처녀 우승을 맛봤다.

쉬웨이링은 24일(한국시간) 미국 버지니아주 윌리엄스버그의 킹스밀 리조트 리버 코스(파71·6445야드)에서 열린 대회 최종 4라운드에서 이글 1개와 버디 4개, 보기 3개로 3언더파 68타를 쳤다. 최종 합계 13언더파 271타를 기록한 쉬웨이링은 2위 모리야 쭈타누깐(태국)을 2타 차로 따돌리고 생애 첫 LPGA 정규 투어 정상에 올랐다. 우승 상금은 19만5000 달러다.

2015년 LPGA 투어에 데뷔한 쉬웨이링은 그동안 145개 대회에 나서 2018년 퓨어실크 클래식 준우승이 최고 성적이었다. 7살때 부모의 권유로 골프를 시작한 쉬웨이링은 이전까지도 올시즌 상금 순위 32위에 그칠 정도로 1~2라운드 반짝 했다가 3~4라운드에서 뒷심부족으로 사라진 경우가 허다했다. 웨이링은 긴장감을 덜기 위해 잠을 푹 잔게 효험을 봤다고 말했다.

대만 선수가 LPGA 투어 대회에서 우승한 것은 2013년 11월 일본에서 열린 미즈노 클래식 테레사 루 이후 7년 6개월 만이다. 대만은 2012년까지 세계 랭킹 1위를 달린 쩡야니를 앞세워 LPGA 투어 강국으로 군림했으나 2013년 테레사 루 우승 이후 LPGA 투어 정상과 멀어졌다.

이날 승부처는 15번 홀(파5)이었다. 14번 홀까지 쭈타누깐이 2타 차 앞서고 있었다. 쭈타누깐의 티샷은 페어웨이 왼쪽 벙커로 빠졌고, 벙커에서 친 두 번째 샷이 벙커 턱을 맞고 다시 벙커로 들어가며 상황이 급변했다. 쭈타누깐은 이 홀에서 5번만에 온그린하며 결국 더블 보기 기록했다. 반면 쉬웨이링은 7번 우드로 친 두 번째 샷을 홀 2m 가량 지점에 붙여 이글을 뽑아냈다. 2타 뒤지던 쉬웨이링은 이글 한방으로 오히려 2타를 앞서며 우승 기회를 잡았다.

3번 홀(파5)에서 칩인 버디를 낚아 운이 따랐던 쉬웨이링은 이어진 16번 홀(파4)에서도 버디를 잡아 3타 차로 달아나 승기를 굳혔다.

쭈타누깐은 직전대회인 지난 10일 혼다 LPGA클래식에서 우승한 한살 아래 동생 에리야 쭈타누깐에 이어 이번 대회에서 우승했더라면 LPGA 투어 사상 세 번째 ‘자매 2연승’을 달성할 수 있었다. 하지만 15번 홀에서의 실수가 뼈아팠다. 자매의 2개 대회 연속 우승은 2000년 안니카, 샤로타 소렌스탐(스웨덴) 자매, 올해 2월 제시카, 넬리 코르다(미국) 자매가 달성한 바 있다.

김세영(28)이 한국 선수로는 유일하게 톱10 안에 들었다. 최종합계 7언더파 277타를 친 김세영은 로런 스티븐슨(미국) 등과 함께 공동 7위로 대회를 마쳤다. bhpark@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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