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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김민규기자]국내 1위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배달의민족(이하 배민)’이 단건배달 서비스 ‘배민1(One)’을 본격 시작한다. 단건배달은 배민과 계약한 전업 라이더와 부업 커넥트가 주문 1건을 받아 곧바로 고객에게 배달하는 시스템이다. 다시 말해 ‘한 번에 한 집만 배달’ 한다는 것이다.
이는 국내 배달 업계 3위인 쿠팡이츠가 ‘빠른 배달’을 표방하며 지난 2019년 5월 첫 선을 보였는데 결국 1위 사업자 배민이 3위 쿠팡이츠를 따라간 모양새다. 실제로 ‘배민1’은 쿠팡이츠와 배달비, 프로모션 등을 똑같이 적용했다. 다만 주문 중개수수료에서 ‘배민1’은 건당 12%로 쿠팡이츠(15%)보다 3%포인트 낮췄다.
이를 두고 업계는 배민이 ‘빠른 배달’을 지향한 ‘번쩍배달’ 서비스를 하고 있지만 만족스런 성과를 얻지 못했을 것으로 분석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배민이 쿠팡이츠와 비슷한 번쩍배달 서비스를 하고 있지만 고객과 가맹점을 만족시키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업계 3위인 쿠팡이츠의 서비스를 그대로 따라한 것이 이를 방증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업계는 배민의 단건배달 ‘배민1’의 시작으로 인해 국내 배달 업계 ‘쩐의 전쟁’이 본격 시작될 것으로 내다봤다. 우아한형제들이 ‘배민1’ 프로모션과 관련해 쿠팡이츠와 똑같은 프로모션을 내걸은 탓이다. 쿠팡이츠는 2019년 말부터 약 2년 가까이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 프로모션의 핵심은 주문 중개수수료 건당 1000원이다. 고객이 만원을 주문하든, 3만원을 주문하든, 5만원을 주문하든 쿠팡이츠가 가져가는 수수료는 1000원이라는 것이다. 본래대로라면 고객이 3만원을 주문할 경우 쿠팡이츠는 수수료율 15%에 해당하는 4500원을 가져가야 하는데 손해를 감수하면서까지 프로모션을 지속하고 있다.
여기에 ‘배민1’도 쿠팡이츠와 똑같은 프로모션과 함게 배달비도 본래 6000원에서 1000원 할인한 5000원을 적용했다. 손해를 감수하더라도 자본을 앞세워 점유율 싸움을 펼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해 배민 관계자는 “쿠팡이츠가 자본력을 앞세워 단건배달을 도입했고 강남3구에서 점유율 역전현상도 나타났다”며 “시장 자체가 급변하는데 (배민만) 묶음 배송을 고집하는 자체가 플랫폼 생존이나 시장수요의 측면에서 맞지 않다고 판단해 단건배달을 도입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업계는 배민이 자본력을 앞세워 공격적인 라이더 확보에 나서면서 ‘쩐의 전쟁’은 더욱 가열될 것으로 전망했다. 원활한 단건배달 서비스를 위해선 라이더 확보가 곧 경쟁력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 라이더 부족으로 인한 소비자 피해사례도 발생했다. 지난 5월 마지막 주말 악천후가 계속되면서 서울 강남, 서초 등 일부 지역에서 쿠팡이츠 주문대란이 발생한 것이다. 저녁시간 날씨로 인해 주문이 몰렸지만 라이더가 부족해 주문 취소사례가 속출했다.
이에 배민도 단건배달 서비스 출시에 따라 자본을 앞세운 라이더 확보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배민에 따르면 라이더 확보를 위해 신규 계약 시 라이더에게 격려금을 주거나 음식 값에 준하는 배달비를 지급하는 등의 라이더 대상 프로모션을 일제히 실시하며 라이더를 적극 유치하고 있다. 특히 전국에서 배달 앱 경쟁이 가장 치열한 것으로 알려진 서울 강남구와 서초구에서는 신규 라이더에게 최대 100만원을 추가로 주는 프로모션도 시작했다.
그러나 일각에선 이 같은 라이더 수급 경쟁이 오히려 배달 생태계를 어지럽힐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배달 업계 한 관계자는 “배민이 돈으로 라이더 수급에 나서면 중소 배달업체들은 결국 무너질 수밖에 없다. 생존의 문제”라며 “배민의 서비스 자체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중소업체와 상생하는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km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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