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탬파베이 최지만(오른쪽)이 지난 28일 LA 에인절스와 홈경기에서 3점 홈런을 친 후 브랜든 로우와 세리머리를 하고 있다. 탬파베이 | USA 투데이스포츠 연합뉴스

[스포츠서울 | 윤세호기자] “어떻게 최지만을 좋아하지 않을 수 있을까?”

탬파베이 전문 중계 채널 ‘밸리스포츠선’은 최근 SNS를 통해 최지만(30)의 홈런 세리머니를 돌아보며 영화 머니볼 대사를 고스란히 활용했다. 머니볼에서 빌리 빈 단장을 연기한 브래드 피트가 “어떻게 야구를 좋아하지 않을 수 있을까?”라고 말한 문장에 ‘야구’가 아닌 ‘최지만’을 넣은 것이다.

그만큼 극적이었다. 최지만은 28일(한국시간) LA 에인절스와 홈경기 6회말 팀의 리드를 이끄는 3점 홈런을 쏘아 올렸다. 상대 선발투수 마이크 메이어스의 가운데 몰린 실투를 놓치지 않고 우측 담장을 크게 넘기는 대포를 터뜨렸다. 비록 탬파베이는 4-6으로 에인절스에 패했으나 최지만은 시즌 3호 홈런과 함께 상승세를 이어 갔다. 지금까지 부상으로 두 차례 엔트리에서 제외됐지만 출장한 28경기에서 타율 0.271에 OPS(0.821)로 활약하고 있는 최지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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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8일(한국시간) 탬파베이 전문 중계 채널 밸리 스포츠 선 SNS 캡처.

빅리거로 정착하기까지 과정은 험난했다. 그러나 이제는 최지만 없는 탬파베이를 상상하기 힘들다. 2018년 이전까지 방출 혹은 트레이드가 반복되며 생존 기로에 섰던 그가 어느덧 팀을 대표하는 선수 중 한 명으로 우뚝 섰다. 지난해에는 한국 타자 최초로 월드시리즈 무대에 올랐고 큰 무대 경험을 통해 출루머신으로 거듭났다.

디비전시리즈에서 뉴욕 양키스 에이스 게릿 콜 킬러의 면모를 이어간 최지만은 월드시리즈 6차전까지 포스트시즌 18경기에서 출루율 0.412를 찍었다. 최고 무대에서도 흔들림 없이 날카로운 선구안으로 자신의 임무를 완수했고 미국 야구팬들에게 자신의 이름 석 자를 각인시켰다.

그리고 당시 모습이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 올시즌 출루율 0.386으로 이 부문 커리어하이를 기록 중이다. 규정타석을 소화하지는 못했으나 팀내 출루율 1위다. 탬파베이는 꾸준히 1루 베이스를 밟는 최지만을 2번, 3번, 5번, 6번 타순에 고르게 배치한다. 최지만이 득점력 극대화를 이끄는 타선 만능키 구실을 하고 있는 것이다.

더불어 그는 분위기 메이커로서도 큰 영향력을 발휘한다. 부상으로 이탈했을 때 케빈 캐시 감독은 물론 탬파베이 선수들도 최지만이 있는 더그아웃을 고대한 바 있다. 캐시 감독은 지난 5일 최지만이 왼쪽 사타구니 염좌로 두 번째 부상자 명단에 오르자 “최지만의 존재가 그리워질 것이다. 그만큼 빨리 돌아오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타자로서 활약은 물론 1루 수비에서도 그의 비중은 작지 않다. 뛰어난 포구 능력으로 아웃카운트를 완성하는 마지막 플레이를 펼친다.

최지만은 지난 겨울 처음으로 연봉조정신청 자격을 얻었다. 빅리그 풀타임 3년을 채웠고 지난해 연봉 85만 달러에서 올해 연봉 245만 달러로 연봉 수직상승을 이뤘다. 탬파베이 또한 보스턴과 치열하게 지구 선두 경쟁을 벌이며 2년 연속 아메리칸리그 우승을 바라보고 있다. 탬파베이 팬들의 시선 역시 최지만의 세리머니로 향하고 있다. 그라운드 안팎에서 최지만이 자주 보일수록 탬파베이의 승률 또한 올라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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