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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의 건강한 토대 마련과 균형 발전을 위해 기초 종목 활성화와 강화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한국스포츠는 올림픽 등 국제대회에서 10위 이내에 들며 선전했지만 천재적인 재능을 가진 소수 몇몇에 의존한 결과일 뿐 그 토대는 빈약하기 그지없었던 것이 현실이다. 이에 스포츠서울은 스포츠토토와 함께 육상, 수영, 체조 등 기초 체육종목 현황을 진단하고 활성화 방안을 모색하는 공동기획을 마련했다. <편집자주>
[스포츠서울 | 윤세호기자] 현재보다 더 밝은 미래가 다가오고 있다. 그래서 첫 올림픽에 임하는 마음가짐도 가볍다. 한국 수영의 ‘차세대 아이콘’ 황선우(18·서울체고)가 도쿄 올림픽을 통해 전세게에 자신의 이름 석자를 알릴 전망이다.
그야말로 깜짝스타다. 불과 1년 전까지만 해도 황선우는 크게 주목받는 선수는 아니었다. 중학교 이후 꾸준히 기량이 향상됐으나 신체조건(186㎝·74㎏)이 압도적으로 뛰어나지는 않았다. 그러나 지난해 11월 김천에서 열린 국가대표팀 선발전에서 신기록을 세우며 모두를 놀라게 만들었다. 자유형 100m에서 한국 신기록(48초25), 자유형 200m에서 세계주니어 신기록(1분45초92)을 달성했다.
자유형 100m에서 박태환이 세웠던 한국 기록(48초42)를 0.17초 단축시켰다. 자유형 200m에서는 박태환이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올린 1분44초80에는 미치지 못했으나 한국 수영 역사상 처음으로 세계 기록 달성자가 됐다. 그리고 지난달 경영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자유형 100m 48초04, 자유형 200m에서 1분44초96으로 올림픽 메달이 불가능하지 않음을 알렸다. 현재 국제수영연맹(FINA) 랭킹에서 황선우는 자유형 200m에서 5위, 자유형 100m에서 13위에 올랐다.
황선우의 최대 장점은 자세에서 나오는 영법에 있다. 이정훈 수영대표팀 총감독은 29일 “선우의 경우 자세와 영법으로 부족한 힘을 만회하는 스타일이다. 몸무게가 적게 나가고 서양인에 비해 힘을 많이 실을 수 없어 보이지만 자세가 좋고 킥으로 인해 탄력을 받는 부분이 매우 뛰어나다”고 황선우의 특징을 설명했다.
이어 이 감독은 “고등학교 진학 후 두드러진 선수지만 초등학생때부터 기본기를 잘 만들었다. 작년부터는 세계 무대에 설 수 있는 가능성을 보였다”면서 “물론 다가오는 올림픽에서 메달을 딸 수도 있다. 하지만 선우와 나는 ‘올림픽에서 잘 놀고 가자’고 얘기하고 있다. 아직 정점을 찍은 선수가 아니다. 개인적인 예상으로는 다음 파리 올림픽 혹은 LA 올림픽에서 지금보다 더 좋은 기록을 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 감독의 말처럼 과정이다. 지금까지 황선우는 증량을 위한 웨이트 트레이닝도 하지 않고 있다. 성장기인 만큼 키가 다 자란 후 웨이트를 비롯한 체계적인 훈련에 임할 계획이다. 이 감독은 “본인의 의사에 따라 웨이트를 하지 않는다. 키도 앞으로 2, 3㎝ 정도는 더 클 것 같다. 더 크고 나서 웨이트에 임할 것”이라고 밝혔다.
물론 다가오는 올림픽에서 무슨 일이 일어날지는 아무도 모른다. 최근 성장세를 고려하면 기대 이상의 결과를 낼 가능성도 충분하다. 이 감독은 “현재 페이스는 괜찮다. 무엇보다 선우는 긴장하는 스타일이 아니다. 큰 무대에서도 그냥 하던대로 할 것이다. 이런 부분이 기대가 된다”고 미소지었다.
한편 황선우를 포함한 대표팀 선수들은 오는 19일 일본 도쿄로 출국해 당일부터 적응 훈련에 돌입한다. 이 감독은 “이미지 트레이닝은 이미 시작했다. 매일 올림픽 경기장을 머릿속에 넣고 동선을 그린다”고 준비 상황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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