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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라인 | 김선우기자]배우 진기주가 ‘미드나이트’로 첫 영화 주연작을 넘어 ‘스릴러퀸’ 타이틀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진기주는 지난달 30일 극장과 티빙에서 동시 개봉한 영화 ‘미드나이트’(권오승 감독)로 첫 스크린 주연작을 맡게 됐다. 극중 청각 장애를 지닌 인물인 경미로 변신해 연쇄 살인마 도식(위하준 분)과의 사투를 담았다. 두 사람의 쫓고 쫓기는 추격전은 명장면으로 꼽히며 깊은 몰입감을 선사한다.

진기주는 “주연작이라는건 개봉이 돼서야 실감이 난다”며 “처음에 시나리오를 읽고 경미에게 애정이 생겨서 이 작품을 하겠 됐다. 청각을 제외하고 연기를 해야함에 있어서는 결정을 한 뒤 ‘내가 큰 일을 쳤구나’ 싶었다. 개인적으로 소리에 민감한 편이라 걱정이 컸는데 의외로 촬영할 때 힘든 점은 없었다. 다른 배우가 옆에서 큰 소리를 질러도 그 소리에 반응하고 놀라진 않았다. 지금 생각해도 신기하다. 촬영 전에 마인드 컨트롤이나 이미지 트레이닝 많이 했던게 도움이 된거 같다”고 말했다.

그에게 이번 현장은 “고충보다는 깨달아가는 것들이 더 많았던 곳”이라고. 이어서 “청각 장애 연기를 하면서 눈물이 왈칵 쏟아졌던 순간이 있다. 뭔가 모를 갑갑함을 느꼈던거 같다. ‘나 역시 이 역할을 안했다면 수어를 못알아 들었을텐데’라는 생각이 들더라”며 “수어는 손동작만으로 완성되는게 아니라 입모양, 표정으로 다 합쳐져서 표현되는 언어다. 일상 생활을 하시다가 수어를 하는 분이 말을 걸어온다면 ‘못알아 듣는다’가 아니라 조금만 더 관심을 갖고 지켜봐 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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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속 추격신도 빼놓을 수 없다. 진기주는 “무릎 상태가 좋진 않다”고 솔직하게 말하며 “이제도 피곤할 때 무릎이 쑤시는 사람이 됐다. 달리기에 대한 부담이 컸다. 정말 죽을 힘을 다해 뛰게 되더라. 내게서 나올 수 없는 속도가 계속 나왔다. 앞으로도 그렇게 빨리 뛰는건 불가능할거 같다. (MBC) ‘아이돌 육상 대회’ 영상도 봤다. 뛰는 폼을 위해 참고했다. 감독님께서 잘 달린다 해주셔서 마음을 놓았다”고 말했다.

진기주를 달리게 만든 극중 연쇄살인마 위하준과의 호흡은 어땠을까. 영화에서는 대립의 관계지만 현장에서는 둘도 없는 동지였다. 그는 “호흡하기 좋은 배우였다. 전우애가 있다. 영화 내용상 낮과 밤이 바뀐 촬영이 많았는데 의지할 수 있는 상대였다. 서로가 서로를 응원하는 마음으로 연기 했고 나중에는 파스도 선물하며 의기투합했다”고 미소지었다.

진기주는 화려하진 않지만 담담한 생활 연기가 그를 더욱 돋보기에 만든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수많은 경험이 자양분이 됐다. 중앙대학교에서 컴퓨터공학과 신문방송학을 전공한 진기주는 삼성SDS에서 재직했다. 이후 G1 강원민방 방송기자를 거쳐 지난 2014년 제23회 슈퍼모델 선발대회 올리비아로렌상을 수상하며 연예계에 입문했다. 그의 네번째 직업은 배우다. 오랜 기간을 돌고 돌아 꿈을 이뤘다. 과거 한 인터뷰에서 “이제 더 이상의 이직은 없다”고 말할 정도로 배우 생활에 대한 애정이 깊다.

진기주는 SBS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 등 조연 생활을 거쳐 JTBC ‘미스티’, MBC ‘이리와 안아줘’, SBS ‘초면에 사랑합니다’로 주연에 도전했다. ‘미스티’ 속 사회부 기자 출신 앵커역할도 실제 경험이 바탕이 돼 호평 받았다. 지난해에는 KBS2 ‘오! 삼광빌라’에서 꿋꿋한 캔디 이빛채운으로 분하며 자신의 존재감을 알렸다. 이후 ‘미드나이트’로 스크린 주연작까지 완성한 것.

미드나이트 진기주 스틸컷

하지만 그의 다양한 스펙을 두고는 여러가지 시선도 공존했다. 최근 tvN ‘유퀴즈 온더 블록’에 출연해 자신의 인생사를 진중하게 풀어낸 뒤 대중에게는 진기주라는 사람 자체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졌다. 그는 “내가 그동안 해왔던 것들에 대해 알고 계신 분들은 응원해 주시기도 했지만 이해하기 어려워 하시는 분들도 계셨다. 방송 이후에 달라진 점은 이해해주시는 분들이 더 많아졌다는 점, 응원해 주시는 분들이 더 많아졌다”고 말했다. 이 말을 하면서 진기주는 눈물을 쏟기도. 눈물의 의미를 묻자 그는 “위로를 많이 받았다”고 다시금 강조했다.

이어서 그는 “부모님이나 지인들도 내가 처음부터 연기를 시작했으면 조금 더 어린 나이에 했을거라 하지만 난 지금이 훨씬 좋다고 생각한다. 다른 생활을 해봤기 때문에 어떤 작품에서든지 잠재돼서 도움이 될거라 믿는다”고 힘주어 말했다.

어느덧 7년차 배우다. 점점 더 깊어져가고 있는 진기주는 어떤 배우가 되고 싶을까. 그는 “이번에 전 직장 동료들이 ‘미드나이트’를 보고 잘 봤다고 좋아해줬다. 고생했다고 응원해주는데 그게 최고”라며 “아직 부족하지만 점점 연기를 하는 사람이 되어간다고 느낀다. 시야와 눈이 넓어지는 느낌이다. 예전에는 긴장해서 자유롭게 움직이지 못했다면 요즘은 현장에서 많이 유연해졌다. 앞으로도 현장에서의 적응력과 표현의 능력치가 좋은 배우가 되고 싶다”고 다짐했다.

사진 | 티빙, CJ E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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