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김경무전문기자] 대한승마협회(회장 박남신)는 지난 1일 스포츠공정위원회(위원장 박종소)를 열고, 박근혜 정부시절 최순실의 국정농단에 관여하고, 각종 비리로 협회를 파행으로 몰고간 3명의 인사에 대해 제명 등 중징계를 내렸다고 밝혔다.

최순실의 승마계 최측근이자 최씨의 딸 정유라의 조력자로 잘 알려진 박원오 전 전무는 횡령과 선수선발 부당개입 등으로 제명을 당했다. 박재홍 전 KRA(한국마사회) 감독은 자격정지 5년, 김종찬 전 협회 전무는 자격정지 6개월의 징계를 받았다.

이들은 박근혜 정부시절 최순실 사태가 불거진 뒤 문화체육관광부와 대한체육회의 특정감사를 통해 각종 비위 혐의가 드러났지만, 협회 집행부의 미지근한 대처로 그동안 징계를 피해왔다.

그러나 올해 새 집행부가 들어서면서 실추될대로 실추된 승마계의 개혁과 새 출발을 위해서는 체육계 적폐의 대표적 케이스인 이들 3인방에 대한 징계가 시급하다는 판단에 따라, 스포츠공정위는 이렇게 결정했다.

스포츠공정위는 박원오 전 전무에 대해 “심판의 지위에 있는 자로서, 대한승마협회의 전무로 재직하던 2004년부터 2006년까지 1억5412만7202원을 횡령하고서도 이를 대한승마협회에 변상하지 않았고,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선수 선발과정에 부당하게 개입해 사회적 물의를 야기했고, 체육인의 품위를 훼손했다”는 점을 징계 사유로 들었다.

공정위는 박재홍 전 감독에 대해서는 “대한승마협회 소속 선수로서, 2013년경 대학교 3년생인 여자 승마선수와 불륜관계를 맺어 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간음죄로 고소를 당함으로써 체육인의 품위를 심히 훼손했다”고 했다. 김종찬 전 전무에 대해선 “대한승마협회 전무로 재직하면서 2015년 10월경 협회의 승인없이 박원오 1인 외 항공권을 구입하면서 승마협회의 명의를 사용함으로써 협회로 하여금 항공권 대금 청구소송으로 피소케 했고, 변호사 비용으로 601만9316원을 가하는 등 비위를 저질렀다”고 했다.

박종소 스포츠공정위원장은 “어느 스포츠보다 신사, 숙녀 다운 스포츠가 승마인데, 과거 추잡스러운 일들이 벌어졌다. 그런데도 지난 집행부에서는 그런 적폐세력들에 대해 어떠한 액션도 취하지 않았다”며 “전통이 살아있는 승마를 세우기 위해 이런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징계 대상자들은 이번 결정에 불복하면 대한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에 재심을 요청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