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인수
황인수가 오일학을 꺾고 케이지에 올라 기뻐하고 있다. 이주상기자 rainbow@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글·사진 | 창원 = 이주상기자] “세상에 얼마나 많은 강자가 있는지 궁금했다.” ROAD FC 8대 미들급 챔피언으로 등극한 황인수(27)가 케이지에 오르게 된 원초적 이유다. 지난 3일 경남 창원시 창원체육관에서 ‘로드몰 ROAD FC 058’이 열렸다. 이번 넘버링 대회는 그동안 코로나 팬데믹으로 열리지 못하다가 1년 7개월 만에 열리는 대회였다. 격투기에 대한 갈증이 엄청났음을 증명하듯 체육관은 거리 두기를 실시했음에도 꽉 찼다.

이날의 메인이벤트는 미들급 챔피언 결정전으로 황인수와 오일학(19)이 포스터의 정중앙을 차지했다. 5승1패의 전적으로 케이지에 오른 황인수는 4연승의 오일학을 맞아 신중했다. 이전 같으면 종이 울리자마자 득달같이 달려들었지만, 이날만큼은 신중했다. 챔피언 결정전이라는 무게감 때문이었다.

하지만 1라운드에서 상대를 탐색한 황인수는 2라운드부터 본색(?)을 드러냈다. 오일학에게 계속해서 접근했고, 오일학은 뒷걸음치며 케이지에 부딪히기를 반복했다. 뜀박질하느라 숨이 찬 오일학은 자신도 모르게 가드를 내렸고 황인수는 이때를 놓치지 않았다. 좌우 연타가 꽂히며 오일학은 케이지 바닥에 쓰러졌다.

단박에 KO임을 알아채며 황인수는 심판의 스톱을 눈빛으로 호소했지만 주심은 경기를 진행시켰다. 할 수 없이 파운딩을 내리꽂자 그제야 레프리는 경기를 중단시켰다. 2라운드 34초, KO로 황인수가 승리하며 황금빛 ROAD FC 챔피언 벨트를 허리에 찼다.

경기 후 케이지 인터뷰에서 황인수는 덤덤한 표정으로 “전 챔피언인 양해준 선수가 배우활동을 이유로 벨트를 반납했다. 하루빨리 복귀해서 나하고 붙자”며 도전장을 내밀었다. 챔피언이 된 기쁨보다 자신보다 강한 자가 있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세상에 강자가 얼마나 많은지 궁금해서 케이지를 노크한 황인수. 그래서 그의 욕망은 끝이 없다. 당연히 목표도 ‘세계챔피언’이 되는 것이다. 고향 창원을 함성으로 가득하게 만든 황인수를 만났다.

황인수
챔피언에 등극한 황인수를 박준혁 아키우노 대표와 김대환(오른쪽) ROAD FC 대표가 축하해주고 있다. 이주상기자 rainbow@sportsseoul.com

- 오일학과의 경기를 위해 어떤 훈련과 전략을 준비했나.

체계적으로 체력 훈련 위주로 했다. 정말 훈련 스케줄이 촘촘하게 세팅이 되어있어서 엄청 땀을 흘렸다. 덕분에 시합에서 체력적으로 힘든 건 없었다. 기술적인 것은 이전처럼 내 장점을 극대화하려고 했다. 오일학에 대한 연구도 많이 한 것도 주효했다.

- 팀의 관장인 ‘스턴건’ 김동현한테서 들은 조언과 전략이 있다면.

관장님한테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많은 가르침을 받았다. 점점 성장하는 것을 느끼게 해줬다. 챔피언이 될 수 있게 해주신 장본인이다.

- 승리의 분수령이 됐던 시점은.

오일학이 나의 킥과 펀치에 정확하게 맞으면 움츠러들었다. 이전 경기에서도 그런 모습을 보면 ‘끝났구나’라고 생각했는데,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어느 시점이 되니까 끝나있었다.

- 오일학 선수의 장단점은.

어린 선수가 패기가 좋았다. 생각 이상으로 경기 운영을 잘했다. 처음에 터프하게 밀고 들어와 조금 당황하기도 했다. 강한 선수였다.

황인수
황인수와 오일학이 타격전을 펼치고 있다. 이주상기자 rainbow@sportsseoul.com

- 고향인 창원에서 승리했다. 팬들의 함성이 엄청났는데.

창원에서 스타 아닌 스타 대우를 받고 있다. 무척 좋아해 주시고, 응원해주시고, 관심 가져주셔서 정말 감사할 따름이다. (웃음)

- 전적이 궁금하다.

아마추어는 6전 6승이고 프로는 7전 6승 1패다. (황인수는 6승 중 다섯 번을 1라운드에 끝내는 괴력을 발휘했다. 이번 오일학과의 경기는 2라운드에 끝냈다)

- 격투기의 매력은?

격투기처럼 힘든 운동이 없다. 시합하든, 스파링하든 몸이 아프고, 해야 할 운동도 너무 많다. 하지만 꿈 하나 믿고 가는 것이 격투기다. 시합에서 승리할 때만큼은 어떤 말로도 표현할 수 없이 짜릿하다.

- 2019년 팀스턴건에 입단한 후 달라진 점은.

체력적인 부분과 실력 등 모든 부분이 너무나 좋아졌다.

- 파이터로서의 강점과 특기는.

강한 펀치, 강한 킥, 강한 레슬링이다.

- 하루 훈련스케줄은.

하루에 네 번 훈련한다. 오전 10시, 오후 3시, 저녁 9시, 야간 10시 훈련 등 매일 반복한다.

- 고향인 창원을 떠나 서울에서 생활하고 있다.

외롭고 고독했다. 처음에 매우 힘들었지만 강해지겠다는 신념으로 견디고, 이겨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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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인수가 아키우노 박준혁 대표의 축하를 받고 있다. 이주상기자 rainbow@sportsseoul.com

- 롤모델은.

김동현 관장님.

- 취미는.

훈련 마치고 집에서 배틀 그라운드 게임하기.

- ‘괴물신인’이라고 불리기에는 신인 시절을 벗어났다. 갖고 싶은 닉네임이 있다면.

‘레전더리’(Legendary)라고 불리고 싶다. 전설적인 사람이 되고 싶어서다.

- 최근 문신에 대해 언급했다. 타투에 대한 개인적인 의견이 궁금하다.

어렸을 때는 어린 마음에 멋인 줄 알고 생각 없이 타투를 했다. 지금은 운동선수로 열심히 생활하면서 너무나도 후회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추천하지 않는다.

- 이번 창원 대회를 후원한 아키우노 박준혁 대표와 각별한 사이로 알고 있다.

박준혁 대표님이 역도 국가대표까지 하셨고, 운동선수를 키우는 에이전시에서도 경험이 있다. 배고프고 힘든 선수들을 보면 늘 챙겨주신다. 그런 대표님의 모습에 반했다. 특별히 나를 많이 챙겨주셨다. 항상 고마운 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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