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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티 경찰들이 대통령 사저 바깥을 경계하고 있다. 포르토프랭스 | AFP연합뉴스

[스포츠서울 | 이용수기자] 카리브해 아이티의 조브넬 모이즈(53) 대통령이 암살됐다. 암살자들은 외국 용병인 것으로 전해진다.

모이즈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사저에서 살해됐다. 크로드 조제프 아이티 임시 총리는 “고도로 훈련되고 중무장한 이들에 의한 매우 조직적인 공격”이었다고 살해 용의자들에 관해 설명했다. 그러나 정확히 어떻게 공격이 이뤄졌는지 등 구체적인 사항에 관해서는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조제프 총리는 괴한들이 스페인어와 영어를 사용했다고 밝혔다. 아이티의 공용어는 프랑스와 아이티 크레올어다.

보시트 에드몽 미국 주재 아이티 대사는 이날 미 워싱턴에서 기자들을 만나 이번 암살이 “외국 용병과 전문 킬러들”에 의해 저질러진 “잘 짜여진” 공격이었다고 말했다. 에드몽 대사는 괴한들이 미국 마약단속국(DEA) 요원 행세를 한 현장 영상이 있다면서 “그들이 DEA 요원일 리 없다”고 말했다.

미 일간 마이애미헤럴드도 사건 당시 찍힌 영상에서 누군가가 미국 억양의 영어로 “DEA 작전 중이니 물러서라”고 말하는 모습이 담겼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미 국무부는 암살범이 DEA 요원이라는 것은 “완전한 거짓”이라고 말했다.

한편 아이티 당국은 이날 모이즈 대통령 암살 용의자들을 체포했다. 프랑 엑상튀 아이티 소통부 차관은 개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모이즈 대통령) 암살 용의자들이 경찰에 의해 붙잡혔다”고 밝혔다. 그는 “구체적인 내용 조만간 발표하겠다”고 덧붙였다.

아이티의 정국은 혼란했다. 2017년 취임한 모이즈 대통령은 야권과 끊임없이 대립했다. 시위대의 퇴진 요구에도 시달려온 만큼 논란도 많다. 부패 스캔들과 경제위기 심화, 치안 악화 속에 국민의 불만과 정부에 대한 반감이 커진 상황이었다.

모이즈 대통령과 줄곧 대립해온 야권도 대통령 피살 소식에 충격을 표시했다. AP통신에 따르면 아이티 주요 야당들은 이날 성명을 내고 “야권은 민주주의 원칙에 반하는 극악무도한 범죄를 강력히 규탄한다”며 국민들에게 안전에 유의할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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