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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김민규기자]KT의 ‘직장 내 괴롭힘’이 도를 넘어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 KT의 유무선 상품의 설치·개통·AS(사후서비스)업무를 담당하는 자회사 KTS의 한 지점장이 직원에게 폭언도 모자라 폭행까지 자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더욱이 해당 지점장은 사무실에서 수시로 술을 마셨다는 증언도 나와 심각한 ‘도덕적 해이’ 논란도 일고 있다.
12일 본지가 입수한 녹취파일에는 KTS 이천지점장 A씨가 지난 3월 직원들을 향해 소리치며 입에 담을 수도 없는 욕설을 내뱉는 내용이 담겼다. 이 녹취록에서 A씨는 누군가를 향해 “XX XX새끼들, 필요 없는 놈들은 모두 나가야 해”라며 고성을 지르기도 했다. 또한 A씨는 특정 인물을 거론하면서 욕설을 쏟아냈다.
그러다 결국 폭행사건이 발생했다. 지난 5월 6일 평소 A씨의 직원에 대한 폭언 등이 못마땅했던 직원 B씨가 A씨에게 “직원들에 대한 폭언과 하대를 하지 말아 달라”고 부탁하자 A씨는 또 다시 B씨에게 욕을 퍼부었다. B씨는 자리를 피하려는 A씨를 따라가며 끝까지 요구를 했다. 그러다 A씨와 B씨, C씨 등과 함께 옥상으로 올라갔다. 옥상에 올라 가자마자 B씨는 A씨에게 머리채를 잡혀 함께 있던 C씨 등 두 사람에게 일방적인 폭행을 당했다는 것이 B씨의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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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옥상 폭행현장에 있었던 KTS 직원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A씨가 B씨를 일방적으로 때리는 것을 봤다. 다만 함께 있던 C씨가 폭행에 가담한 것은 보지 못했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현재 폭행사건은 경찰 조사가 진행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또 폭행사건 이튿날 KTS 윤리경영실에도 이 사건이 접수된 것으로 확인됐다. 폭행 피해자 B씨는 현재 원하는 근무지로 전보 조치된 상태다.
B씨는 폭행사건 발생 후 KTS 측이 늦장 대응을 했다고도 폭로했다. B씨는 “폭행사건 발생 다음날 윤리경영실에 신고를 했다. 처음에는 경찰조사와 관계 없이 인사위원회를 열어 징계를 하겠다고 했는데 사건 한 달이 지나서부터는 아무런 얘기가 없었다. 징계에 대해 재차 물어보니 경찰조사 결과가 나온 이후에 징계위원회를 열겠다고 답변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윤리경영실이 늦장을 부리는 동안 KTS 강남본부장과 안전관리팀장이 차례로 찾아와 화해를 종요하면서 회유를 시도하기도 했다. KTS 본사 윤리경영실에서 A씨의 폭언과 접대 내용 등이 담긴 녹취록도 가져갔는데 감감무소식”이라고 토로했다.
KT 관리직원의 심각한 도덕적 해이와 관련해서도 논란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복수의 KTS 이천지점 직원들은 A씨가 “일주일 많게는 3~4번 사무실에서 술을 마셨다”고 입을 모았다. 한 직원은 “(A씨가) 사무실에서 일주일에 3~4번 술을 마시는데 거의 일을 마치고 나서 마시는 것이긴 하다. 주말 같은 경우 직원들이 일하러 현장에 나간 후 사무실에서 술을 마시는 것을 봤다”고 말했다.
A씨가 사무실에서 술을 마신 행위에 대해 KTS 측은 “경찰 조사가 나오는대로 음주 문제 등을 포함해 징계 여부와 수위 등을 정할 것”이라며 즉답을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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