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투 이어가는 김민우
한화 김민우가 지난 5월 21일 대전 KT 전에서 이닝을 마친 뒤 더그아웃으로 향하고 있다. 대전 | 연합뉴스

[스포츠서울 | 최민우 기자] 시즌 절반이 지난 시점, 한화는 어느덧 순위표 맨 아래에 놓였다. 애당초 리빌딩을 선언한 터라 좋은 성적을 거둘 거란 기대는 크지 않았다.

하지만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이 부임한 뒤 눈에 띄는 변화가 있었다. 적극적인 플레이를 펼치는 선수들의 모습이다. 고스란히 경기력에도 반영됐다. 시범경기에서 1위를 차지하며 돌풍을 일으켰다. 패배 의식이 만연했던 과거 아픔에서 벗어나는 듯했다. 그러나 경기를 거듭할수록 문제점이 나왔다. 특히 선발진을 구축하지 못한 점이 꼴찌 추락의 원흉으로 꼽힌다.

그러나 올림픽 휴식기를 앞두고, 한화 마운드는 점차 안정화를 찾아가는 모양새다. 부상으로 이탈했던 닉 킹험이 건강하게 복귀했고, 부진에 빠졌던 라이언 카펜터도 열흘 간 휴식을 취한 뒤 경기력을 회복했다. 여기에 김민우는 토종 에이스로 급부상했다. 윤대경도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치고 있다.

한화 선발투수 킹험
한화 닉 킹험이 지난 4월 8일 인천 SSG 전에서 역투하고 있다. 인천 | 연합뉴스

킹험은 계약 당시부터 건강에 의문부호가 붙었던 선수다. 지난해 SK에서 2경기만에 오른 팔꿈치 부상으로 방출된 이력이 있다. 올해도 다시 부상 소식이 들려왔다. 지난 5월 21일 오른쪽 광배근 통증으로 엔트리에서 말소된 뒤, 한 달간 등판하지 못했다.

당초 계획보다 늦게 복귀했지만, 충분한 휴식과 수베로 감독의 관리 덕에 안정감을 되찾아갔다. 킹험은 지난 7일 KIA 전에서 6이닝 무실점 호투로 완벽 부활을 알렸다.

역투하는 한화 선발 카펜터
한화 라이언 카펜터가 지난달 20일 대전 SSG 전에서 투구하고 있다. 대전 | 연합뉴스

카펜터 역시 긴 부진의 터널을 지나 9일 인천 SSG 전에서 5이닝 무실점으로 선발승을 따냈다. 시즌 초반 연이은 호투로, 상위권 팀과 트레이드 물망에도 올랐던 카펜터다.

그러나 피로도가 쌓이면서 위력이 떨어졌고, 2군에서 재조정 기간을 거쳤다. 카펜터의 부진에 여론도 좋지 않았지만, 충분한 휴식은 반등에 날개를 달았다. 특히 변화구를 자유자재로 구사하며 부활을 알렸다.

김민우 한화 선발 등판
한화 김민우가 지난 5월 2일 사직 롯데 전에서 투구하고 있다. 부산 | 연합뉴스

김민우는 외인 원투펀치보다 더 많은 승수를 따내며 에이스로 우뚝 섰다. 16경기에서 9승 5패 평균자책점 3.89로, 위력투를 펼치고 있다.

지난 2일 잠실 LG 전에서 7.1이닝 무실점으로 팀 10연패 사슬을 끊어냈고 10일 인천 SSG 전 6이닝 1실점으로 쾌투했다. 2연속 경기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3실점 이하 투구)를 올린 김민우는 시즌 9승을 수확. 류현진 이후 명맥이 끊긴 한화 토종 선발 투수로 주목받고 있다.

역투하는 윤대경
한화 윤대경이 지난 4일 잠실 LG 전에서 투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필승조에서 선발로 전환한 윤대경도 기대 이상 활약을 펼치고 있다. 시즌 도중 보직을 전환한 탓에 우려가 컸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수베로 감독은 조금씩 투구수를 늘리는 전략을 썼고, 윤대경은 11일 SSG 전에서 5이닝까지 총 투구수 92개를 소화했다. 이날 선발 전환 후 가장 많은 이닝과 투구수를 소화했다.

선발진이 안정화 된 한화는 꼴찌 탈출의 희망을 이어가게 됐다. 올림픽 휴식기동안 재정비 시간을 갖는다면, 위력이 더해질 거란 전망이다. 수베로 감독은 줄곧 ‘위닝 멘탈리티’를 강조했다. 그동안 패배 원흉이었던 선발진이 안정된다면 패배 의식에서 벗어난 건강한 리빌딩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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