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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의 건강한 토대마련과 균형 발전을 위해 기초 종목 활성화와 강화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한국스포츠는 올림픽 등 국제대회에서 10위 이내에 들며 선전했지만 천재적인 재능을 가진 소수 몇몇에 의존한 결과일 뿐 그 토대는 빈약하기 그지없었던 것이 현실이다. 이에 스포츠서울은 스포츠토토와 함께 육상, 수영, 체조 등 기초 체육종목 현황을 진단하고 활성화 방안을 모색하는 공동기획을 마련했다. <편집자주>
[스포츠서울 | 박준범기자] 한국 체조 간판 양학선(29)과 여서정(19·이하 수원시청)이 도쿄에서 동반 ‘금빛’ 도약을 조준한다.
체조 종목은 올림픽의 역사와 함께 한다. 크게 남녀 기계체조, 리듬체조, 트램펄린 3종목으로 나뉜다. 구체적으로 따져보면 남자는 마루운동, 안마, 링, 도마, 평행봉, 철봉 등 6개 종목이다. 6개 종목을 모두 합쳐 국가별 순위를 따지는 단체전, 6개 종목 세계 최고 선수를 뽑는 개인 종합, 그리고 6개 종목별 챔피언을 뽑는 개인 종목별 결선 등 8개 세부 종목으로 이뤄져 있다. 여자의 경우에는 도마, 평균대, 이단평행봉, 마루운동 4개 종목이다. 이 역시 단체전, 개인 종합, 종목별 결선 등 6개 종목에서 우승자가 나온다.
단체전에는 세계선수권대회 순위를 기준으로 남녀 12개 나라가 나선다. 메달은 남자 기계체조에 8개, 여자 기계체조에 6개, 리듬체조와 트램펄린에 각각 2개씩 모두 합쳐 18개가 걸려 있다. 도쿄올림픽 체조 경기는 아리아케 체조센터에서 열린다. 기계체조는 출전권을 확보했으나, 리듬체조와 트램펄린에서는 출전 선수를 배출하지 못했다.
한국은 그간 올림픽에서 금메달 1개, 은메달과 동메달을 4개씩 땄다. 1988 서울올림픽 도마에서 박종훈의 동메달 이후 꾸준히 메달을 수확해왔다. 1992 바르셀로나 유옥렬(도마 동메달), 1996 애틀랜타 여홍철(도마 은메달), 2000 시드니 이주형(평행봉 은메달, 철봉 동메달), 2004 아테네 김대은(개인종합 은메달)과 양태영(개인종합 동메달), 2008 베이징 유원철(평행봉 은메달)이 메달을 목에 걸었고, 2012 런던에서는 양학선이 처음으로 도마 금메달을 따낸 바 있다.
이번 올림픽에서 남자 기계체조는 1992 바르셀로나 올림픽 이후 8연속 단체전에 출전한다. 메달 획득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다만 돌아온 ‘도마의 신’ 양학선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 양학선은 2012년 런던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며 장밋빛 미래가 그려졌다. 하지만 예상과는 달리 아킬레스건과 햄스트링 부상 등에 시달리며 2016 리우에는 출전조차 하지 못했다. 당초 그는 이번 도쿄올림픽에도 출전이 불투명했다. 지난달 대표 선발전에서 햄스트링 부상 탓에 기술을 제대로 선보이지 못한 것.
대한체조협회는 대표 선발전 1~3위를 차지한 류성현(19·한국체대), 이준호(26·전북도청), 김한솔(26·서울시청)을 단체전 출전 선수로 뽑고, 조건부로 양학선을 대표팀에 합류시켰다. 결국 한 달여의 유예 끝에, 양학선은 자신의 이름을 딴 ‘양학선’ 기술을 구사할 수 있다는 걸 증명했고, 협회는 지난 9일 양학선의 올림픽 출전을 확정됐다. 여기에 또 다른 기대주 신재환(23·제천시청)도 있다. 지난달 끝난 월드컵에서 도마 세계랭킹 1위를 확정해 개인 자격으로 올림픽 출전권을 획득했다.
여자 기계체조에서는 이윤서(18·서울체고)와 여서정(19·수원시청)이 개인 자격으로 도쿄로 향한다. 이윤서는 개인 종합에, 여서정은 도마에 각각 출전한다. 여서정은 특히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남자 도마에서 은메달을 목에 건 아버지 여홍철 경희대 교수와 함께 부녀 올림픽 출전이라는 진기록을 세웠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여자 기계체조 도마에서 32년만의 금메달을 따낸 실력자다. 공중에서 720도를 회전하는 난도 6.2의 기술 ‘여서정’을 보유하고 있다.
더욱이 이번 올림픽은 현존하는 최고의 체조 선수 시몬 바일스(미국)의 은퇴 무대다. 일찌감치 도쿄올림픽이 자신의 마지막 대회가 될 것임을 선언한 바일스는 여자 기계체조 ‘전관왕’에 도전한다. 바일스의 고난도 기술과 탄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바일스는 2016 리우올림픽에서 단체전, 개인종합, 도마, 마루운동 4개 종목을 휩쓴 바 있다. 메달을 바라고 있는 이윤서와 여서정이 넘어야할 산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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