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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LA=문상열전문기자] 2020 도쿄올림픽이 우여곡절 끝에 21일 여자 소프트볼과 여자 축구를 시작으로 막이 올랐다. 대회 공식 개막식은 23일이다.

소프트볼은 2008년 베이징올림픽 이후 12년 만에 공식 종목으로 복귀했다. 정확하게는 코로나 바이러스 팬더믹으로 13년 만이다. 야구 역시 2008년 베이징 이후 도쿄에서 부활했다. 여자 소프트볼과 야구는 한묶음이다. 올림픽은 모든 종목에서 남녀 평등이다.

소프트볼과 야구는 2024년 파리올림픽 정식 종목에서 제외됐다. 기구한 운명이다. 문제는 메이저리그 선수들의 출전 여부에서 비롯된다. 유럽에서 야구 인기가 없어서 파리올림픽이 종목 채택을 외면하는 게 아니다.

올림픽은 더 이상 아마추어리즘을 추구하지 않는다. IOC(국제올림픽위원회)는 이미 상업성에 물들어 있다. 흥행이 보장돼야 한다. TV 시청률도 고려한다.

고대 올림픽부터 시작된 레슬링이 정식 종목에서 제외될 뻔 한 적이 있다. 관중과 시청자를 짜증나게 하는 경기 진행 때문이었다. IOC 경고를 받은 레슬링은 공격적으로 바뀌었다.

골프는 전 세계 보편적인 종목은 아니다. 그러나 2016년 리우데자네이로 대회 때부터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 골프가 올림픽 종목에 채택된 가장 큰 이유는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의 힘이 절대적이었다. 공교롭게도 우즈는 출전하지 못했다. IOC는 타이거 우즈의 인기에 편승한 골프를 정식으로 인정했다.

야구가 공깃돌처럼 이리 굴리고 저리 굴리게 된 것은 메이저리그 선수들의 불참 때문이다. IOC는 메이저리거가 출전하면 당연히 정식 종목으로 채택할 뜻이 있다. 그러나 MLB 노조는 선수들의 올림픽 출전에 한사코 반대다. 정규시즌 일정과 겹쳐서다. 자국내 경기 우선이다. MLB 노조는 올림픽에 불참한다고 아쉬울 게 하나도 없다.

역대로 구기 종목이 정식으로 채택되고 배제되고를 반복하는 경우는 야구가 유일하다. 덩달아 소프트볼까지 피해를 보고 있다. 2028년 LA올림픽 때는 다시 정식으로 복귀할 가능성이 높다. 미국이 개최국이기 때문이다.

야구는 스포츠 최강국 미국이 종주국이다. 자칭 선진국 일본은 야구가 국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IOC에 영향력을 전혀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IOC는 19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에서 NBA 선수로 구성된 미국 농구대표 드림팀의 위력을 실감했다. 이후 아이스하키에서도 NHL 선수들이 참가하면서 인기 높은 구기 종목의 올림픽 경쟁은 명실상부한 최고봉이다.

이번 도쿄올림픽 미국 야구대표팀은 트리플A 선수들이다. 토드 프레이지어(3루수)와 같은 메이저리거는 팀에서 방출된 프리에이전트들이다. 현역 최고 선수 제이콥 디그롬(뉴욕 메츠)이 미국팀 에이스가 되는 상황과 기량이 쇠퇴한 스콧 카즈미어, 에드윈 잭슨이 마운드에 오르는 것은 하늘과 땅 차이다.

메이저리그 감독 출신 마이크 소시어가 사령탑을 맡았다고 미국 대표팀의 기량이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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