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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글·사진 | 이주상기자] “일부 마니아라고 하는 사람들이 격투기 커뮤니티에서 카르텔을 형성해 많은 사람을 선동하고 국내단체를 폄하하고 있다. 반면 해외단체들은 신격화한다. 한마디로 쓰레기다.”
ROAD FC ‘끝판왕’ 권아솔(34)이 작심하고 비판에 나섰다. 최근 권아솔은 두 가지 사항으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첫 번째는 ‘야쿠자’ 김재훈의 후두부 타격논란. 지난 3일 경남 창원에서 열린 ROAD FC 058에서 김재훈은 배우 금광산과 스페셜 매치를 가졌다. 김재훈의 일방적인 공격으로 경기는 1라운드 2분 6초 만에 파운딩에 의한 KO로 종료됐다. 그러나 일부 커뮤니티에서 김재훈이 금광산의 후두부를 타격했다며 논란이 점화됐다.
이에 권아솔은 자신의 SNS를 통해 후두부의 정확한 위치와 룰을 설명하며 김재훈의 공격이 반칙이 아님을 밝혔다. 경기의 주심도 김재훈의 공격이 정당했고 금광산이 격투기가 처음이어서 선수 보호차원에서 경기를 끝냈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커뮤니티에서는 찬반양론이 갈리며 논쟁을 거듭하고 있다. 김재훈을 적극적으로 옹호한 권아솔이 뭇매를 맞고 있는 것은 물론이다.
두 번째는 권아솔 본인과 윤형빈의 매치다. 윤형빈은 최근 복싱 경기를 했다. 윤형빈은 지난달 12일 서울시 금천구 SM복싱클럽에서 열린 제49회 KBI 전국 생활 복싱 대회 40대부 -85㎏급 경기에 출전해 상대인 유재석(김명곤복싱짐)을 2라운드에서 한 차례 다운시키는 등 월등한 기량으로 복싱에서 첫 승을 기록했다. 윤형빈은 2014년 ROAD FC 014에서 일본의 파이터 타카야 츠쿠다를 상대로 1라운드에서 KO로 승리한 적이 있다. 7년 만에 링에 올랐지만 만만치 않은 실력을 보여줘 많은 팬이 박수를 보냈다.
이후 윤형빈은 진담 반 농담 반으로 권아솔에게 매치를 제안했다. 권아솔도 윤형빈의 도발에 솔깃했다. 커뮤니티도 두 사람의 대결에 깊은 관심을 보였다. 김재훈의 후두부타격논란 등을 통해 커뮤니티의 추이를 지켜본 권아솔은 “사실 마니아라고 하는 사람들이 지갑을 여는 것이 정상이다. 그러면 그들이 하는 비판도, 욕도 충분히 감내할 수 있다. 그러나 일부 마니아들은 지갑에서 돈은 꺼내기 싫어하면서 커뮤니티에서 카르텔을 형성해 많은 사람을 선동하고 국내단체를 폄하한다. 반면 해외단체들은 신격화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선수들은 커뮤니티의 눈치를 본다. 욕먹고 싶은 선수는 없기 때문이다. 이런 까닭에 우리나라 선수들은 고분고분해진다. 아주 쓰레기 같은 곳”이라며 거듭 날을 세워 비판했다. 1990년대를 풍미했던 K-1과 프라이드가 더는 인기를 끌지 못하자 한국 격투기는 사양길에 접어들었다. 그런 가운데 선수 출신인 정문홍 현 ROAD FC 회장이 팔을 걷어붙이고 격투기 부활에 온 힘을 썼다. 2010년에 ROAD FC를 론칭시키며 팬들의 발걸음을 다시 격투기로 향하게 했다.
격투기는 포털에서 야구, 축구 다음으로 많이 찾는 아이템이 됐다. 마니아를 떠나 일반 대중들도 큰 관심을 두는 콘텐츠로 자리잡았다. 그러나 ‘피를 흘리는 스포츠’라는 인식 때문에 대기업들은 높은 인기에도 불구하고 스폰서십을 주저하고 있다. 미국의 UFC가 MLB, NBA, NFL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추세와 동떨어진 상황이다.
커뮤니티에 대한 불신감이 팽배한 권아솔은 윤형빈과의 매치에 두 가지 방식을 고려하고 있다. 첫 번째는 크라우드 펀딩이다. 격투기에 커다란 애정을 가진 팬들을 통해 기금을 마련하는 방식이다. 권아솔은 “윤형빈과의 대결은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기획 중이다. 한국형 PPV(Pay-Per-View)일 수 있다. 일본의 단체인 라이진도 시도해 성공했다. 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권아솔은 비뚤어진 사고방식을 가진 일부 마니아들의 돈은 받고 싶지 않다며 “그들을 펀딩에 참가시킬 생각은 없다”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두 번째는 격투기 애호가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거론했다. 최근 정문홍 회장이 진행하고 있는 킴&정TV에서 권아솔을 비롯해 참가자들은 한화그룹의 김승연 회장과 신세계 그룹의 정용진 부회장을 주목했다. 두 사람 모두 스포츠 애호가인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특히 권아솔과 윤형빈은 프로야구 구단 SK 와이번스를 인수한 후 SSG 랜더스를 론칭하는 등 한국 스포츠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정용진 부회장을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권아솔은 “정용진 부회장이 워낙 남자답고 스포츠를 좋아한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윤형빈과의 매치에 몇억원 정도는 후원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스폰서십이 성사되면) 윤형빈은 가슴에 부회장 이름까지 새길 각오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날로 인기를 더해가는 격투기지만 대기업의 외면으로 대회를 치를 때마다 대회사들은 많은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다. 국민 스포츠로 자리 잡은 격투기에 대기업이 관심을 가져야 할 때가 됐다는 목소리가 높다.
rainbow@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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