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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양미정기자] 오지현(25)이 3년 침묵을 깨고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정상에 다시 섰다. 오지현은 또 정상에 오른 날 ‘2020 도쿄올림픽’ 골프 남자부 경기에 국가대표로 참여한 김시우(26)와 결혼을 약속한 사이라고 전격 공개해 화제를 일으켰다.
오지현은 지난 1일 제주도 서귀포시 우리들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KLPGA투어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총상금 9억원) 최종 라운드에서 4언더파 68타를 쳐 4라운드 합계 17언더파 271타로 우승했다. 오지현의 최근 우승 무대 역시 2018년 8월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였다.
우승 상금은 1억6200만원. 만 3년에 가까운 1086일, 60개 대회를 치르는 동안 우승에 목말랐던 오지현은 이번 승리로 KLPGA투어 통산 7승 고지에 올랐다.
오지현은 지난 2018년 상금랭킹 3위, 대상 포인트 2위에 오르며 KLPGA투어 최정상급 선수로 군림했지만 2019년부터 잦은 부상의 여파로 기대에 못 미쳤다. 이번 시즌에는 13개 대회에 출전해 절반이 넘는 7차례 컷 탈락을 맛봤다. 시즌 개막전부터 5개 대회 연속 컷 탈락이라는 수모를 겪었던 오지현은 이번 우승으로 부활의 날개를 활짝 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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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라운드부터 선두를 지킨 끝에 와이어투와이어(전 라운드 1위) 우승을 거뒀지만 대회 둘째 날은 낙뢰와 폭우, 짙은 안개로 대회 진행에 차질을 빚어 오지현은 이틀 동안 50개 홀을 소화하는 강행군을 펼쳤다. 전날 2라운드 잔여 경기와 3라운드 14번 홀까지 28홀을 돌았던 오지현은 마지막날도 3라운드 잔여 경기와 4라운드 18홀을 합쳐 22개 홀을 치렀다.
3라운드 잔여 경기를 3타차 선두로 마친 뒤 4라운드에 나선 오지현은 1번 홀(파5)에서 보기를 적어내 힘겨운 승부를 예고했다. 3번 홀(파4)을 버디로 만회했으나 오지현은 7개 동안 홀 파 행진을 벌이는 등 답답한 경기를 이어갔다.
1번 홀(파5)에서 더블보기로 무너지는 듯했던 홍정민(19)이 10번 홀까지 버디 4개를 뽑아내 1타 차로 따라붙으며 긴장감은 더해졌다. 오지현이 11번 홀(파4)에서 10m 버디 퍼트를 집어넣으며 한숨을 돌리던 찰나 홍정민은 15번 홀(파4)에서 3m 버디 퍼트를 넣으며 추격의 고삐를 다시 조여왔다.
승부는 16번 홀(파4)에서 갈렸다. 오지현이 8m 거리에서 굴린 버디 퍼트가 컵에 떨어졌고 홍정민의 4.5m 버디 퍼트는 홀 왼쪽으로 비껴갔다. 가장 쉬운 홀인 17번 홀(파5)에서는 홍정민의 버디에 오지현도 버디로 응수했다. 결국 마지막 18번 홀(파4)에서 오지현은 50㎝ 파퍼트를 떨구며 우승을 확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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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현은 “올 시즌 초반 부진해서 걱정이 많았지만 주변의 도움으로 믿음과 자신감을 되찾았다. 오랜만에 찾아온 우승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간절한 마음으로 경기에 임했다. 정신력으로 부족한 체력을 극복했다. 올 시즌 남은 대회가 기다려진다”고 밝혔다. 이어 김시우와 결혼을 전제로 교제하고 있다는 사실도 알리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
2위 홍정민(19)은 3타 뒤진 14언더파 274타를 기록했다. 지난해 2·3부 투어인 점프 투어와 드림 투어를 거쳐 정규 투어까지 초고속으로 올라온 신인 홍정민은 데뷔 이후 최고 성적을 올린 데 만족했다. 홍정민은 이날 더블보기 이후 버디만 6개를 잡아냈다.
시즌 7번째 우승에 도전한 박민지(23)는 4언더파 68타를 쳐 공동 3위(12언더파 276타)로 대회를 마쳤다. 최혜진은 보기 없이 버디 7개를 쓸어 담아 박민지와 함께 공동 3위(12언더파 276타)에 올랐다.
certain@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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