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이대로 끝?
도쿄 올림픽 야구 대표팀 양의지가 지난 1일 요코하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도미니카 공화국과 경기에서 도루에 실패한 뒤 아쉬워하고 있다. 요코하마 | 연합뉴스

[스포츠서울 | 요코하마=김용일기자] 끝내 양의지(34)와 오재일(35)의 방망이는 터지지 않았다.

김경문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야구 대표팀은 4일 일본 가나가와현 요코하마 스타디움에서 2020 도쿄올림픽 준결승전 일본과 맞대결에서 2-5로 졌다. 야구 대표팀은 일본의 에이스 야마모토 요시노부를 비롯해 투수진 공략에 실패했고, 결국 분패했다. 특히 이번 올림픽 내내 부진했던 양의지와 오재일은 일본 전에서도 무안타에 그쳤다.

[올림픽] \'아웃이라니\'
도쿄 올림픽 야구 대표팀 양의지가 지난 1일 요코하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도미니카공화국과 녹아웃 스테이지 2라운드에서 도루에 실패한 뒤 아쉬워하고 있다. 요코하마 | 연합뉴스

이날 양의지는 4번 타자 포수, 오재일은 6번 타자 1루수로 선발 출전했다. 경기 전까지 양의지는 타율 0.143, 오재일은 0.214에 그쳐 중심타선에서 전혀 힘을 쓰지 못했다. 부진은 일본 전에서도 이어졌다. 양의지는 4타수 4삼진을 당했다.

오재일 역시 3타수 2삼진으로 고개 숙였다. 이번 올림픽 대표팀은 이전 국제 대회와 비교했을 때, 타선의 폭발력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때문에 양의지, 오재일 같은 거포형 타자들의 분발이 절실했다. 하지만 예선 라운드부터 이들은 방망이를 헛돌리고 있다.

사실상 전문 수비수 역할로 국한된다. 양의지는 리그 최고 수준의 포수다. ‘곰의 탈을 쓴 여우’라는 별명이 있을 만큼 투수 리딩 능력이 상당하다. 타격능력도 좋다. 올해 정규시즌에서 20홈런을 때려내며, 이 부문 1위를 달리고 있다.

그러나 올림픽에서 그의 방망이는 차갑게 식었다. 상대 유인구에 번번이 속거나, 시종일관 자신감 없는 스윙만 돌릴뿐이다. 김 감독이 수비를 위해 꾸준히 기용하고 있지만, 4번 타자로 투입시킨 데는 공격에서도 해결사 역할을 해야한다는 기대감이 내포돼 있다.

[올림픽] 아쉬운 오재일
도쿄 올림픽 야구 대표팀 오재일이 지난달 31일 요코하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B조 예선 미국과 경기에서 삼진을 당한 뒤 아쉬워하고 있다. 요코하마 | 연합뉴스

오재일은 대표팀 유일한 1루수다. 멀티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선수들이 1루수로 투입될 수 있지만, 안정감이 떨어진다. 일본도 좌타자가 많은 탓에, 사실상 1루도 핫코너다. 또한 수비의 완성은 1루수의 포구에서 마무리된다. 이날 경기에서도 오재일은 수비에서는 제몫을 다했다. 2회말 곤도 겐스케의 느린 타구를 건저내, 베이스커버를 들어오는 고영표에게 글러브로 토스해내며 이닝을 마무리했다.

[올림픽] 고영표 수비
대한민국 야구 대표팀 오재일(오른쪽)이 4일 요코하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일본 전에서 2회말 상대 타구를 투수 고영표에게 토스하고 있다. 요코하마 | 연합뉴스

하지만 사령탑이 두 선수에게 바라는 건 수비에 한정되지 않는다. 필요한 순간 한방을 터뜨려주길 내심 기대하고 있다. 지난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때도 김 감독은 부진했던 이승엽을 매경기 4번 타자 1루수로 기용했다. 그리고 이승엽은 준결승 길목에서 만난 일본에게 홈런포를 때려내며, 사무라이 재팬을 무너뜨렸다. 이번에도 김 감독은 뚝심을 고집하며, 양의지와 오재일을 중심 타선에 투입했다. 부진을 딛고 해결사로 나서는 모습을 바랐지만, 아직까진 고개를 들지 못하고 있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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