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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김선우기자] 배우 정해인이 넷플릭스 오리지널 ‘D.P.(디피)’로 새로운 인생작을 만났다.

최근 넷플릭스를 통해 전세계에 공개된 ‘D.P.’는 탈영병들을 잡는 군무 이탈 체포조(D.P.) 준호와 호열이 다양한 사연을 가진 이들을 쫓으며 미처 알지 못했던 현실을 마주하는 이야기다. 공개되자마자 인기 콘텐츠에 오르며 화제를 모으고 있다.

준호로 열연한 정해인은 그동안의 멜로, 로맨스 이미지를 뛰어 넘고 새로운 인생작, 인생캐릭터를 만났다는 평이다. 작품은 실제 군생활을 떠올리게 하는 듯한 리얼리티로도 큰 주목을 받았다. 군필자인 정해인은 “촬영이고, 일이지만 괴로운 지점들이 있었다. 다시 입대하는 꿈을 꾸는 게 가장 큰 악몽인데 그런 순간들이 많았다. 내무반에서 촬영할 때도 모든 상황이 공포스러운 게 있었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하지만 고생 끝에 낙이 왔다. 전세계에서 사랑받고 있다. 정해인은 “13개 국가에서 상위권에 들었다고 한다. 이런 적이 없어 믿기지 않는다. 실감을 못하고 있다. 집에만 있고 잘 안돌아다닌다. 그나마 실감하는 부분은 주변 선배님, 동료 배우들한테 온 ‘작품 잘봤다, 좋게 봤다’ 등의 축하 문자나 전화다. 이렇게 많이 온 적은 처음”이라고 덧붙였다.

배우 스스로도 새로운 역할로 경험치를 높였다. 정해인은 “전작들과 상반되는 역할이었다. 연기하면서 고민이 많이 되고, 이 인물을 어떻게 표현할지에 대해서 고민했다. 감독님과 더 많은 이야기가 필요했다. 연기를 마쳤을땐 ‘내가 이걸 잘 한걸까’ 하는 의심이 많이 들었는데 다행히 잘 편집해주셨다”고 겸손함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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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인 역시 작품의 리얼리티를 높게 평가했다. 그는 “(실제 내무반과)진짜 똑같았다. 군화의 위치, 선임의 옷 색깔까지 디테일했다. 이등병이 선임보다 피부가 더 까맣다. 그런 디테일도 놓치지 않고 잘 표현해주셨다. 너무 리얼하다보니 극중 안준호로서 몰입했다기 보다 정해인으로 몰입이 됐던 거 같다. 재입대 한듯한 공포였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노력한만큼 이번 작품이 정해인에게 주는 성취감은 더욱 커졌다. 정해인은 “모든 배우들과 모든 스태프 분들이 쉽지 않은 환경에서 촬영했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장소 섭외가 어려웠던 지점도 있었다. 계속 촬영장이 바뀌었다. 하지만 모두가 최선을 다해서 녹여냈다. 작품이 공개되고 많은 관심과 호응을 해주셔서 가장 큰 보람이라고 생각한다. 나 역시 배우가 업인데 아무래도 가장 큰 기쁨을 느낄 땐 내가 나온 작품을 봐주실 때다. ‘작품 잘봤습니다’가 세상에서 가장 보람을 느끼게 해주는 말이다”라고 밝혔다.

정해인이 생각하는 ‘D.P.’의 힘은 무엇일까. 그는 “진정성인거 같다. 각 에피소드별 이야기가 주는 힘이 진실이니까. 마주하는 진실들이 때론 불편할 때가 있지만 그만큼 큰 힘도 있다고 생각한다. 고스란히 작품에 담겨있고 보시는 분들께서 온전히 느끼지 않았나 싶다”고 분석했다.

‘D.P.’가 공개된 이후 실제 정해인의 군생활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정해인은 “난 운전병이었다. 작품과 비슷하게 나를 좋게 보신 선임이 계셔서 잘 챙겨주셨다. 운전병으로 교육을 받으면서 많이 배웠다. 지금도 연락하고 지내는데 ‘D.P.’를 재밌게 봤다고 하시더라. 선임들 뿐 아니라 후임들에게도 연락이 많이 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작품으로 돋보이고 싶지 않았다. 탈영병들의 이야기가 주가 됐어야 했다. 영화 속 이야기가 평범하지만 결코 평범하지 않은 이야기다. 우리 모두의 이야기일 수 있다. 스스로에게 던지는 질문이 있는 작품인거 같다. ‘우리가 방관자이지 않을까’ 하는 지점이다. 비단 군생활 뿐 아니라 사회 전반적인 부조리에 대해 되짚어볼 수 있는 작품인 듯 하다”라고 밝혔다.

차기작으로는 JTBC ‘설강화’로 안방극장을 찾을 예정이고, 배우 이제훈의 감독 데뷔작인 ‘블루 해피니스’에도 출연한다. 정해인은 “모두 열심히 찍었다. ‘블루 해피니스’는 날 생각하며 썼다 하더라. 직접 보니 너무 맞춤이었다. 배우로 일조하는 게 의미도 있다 생각하며 감사한 마음으로 촬영에 임했다. 요즘 현상, 젊은 남녀 이야기를 담고 있다”며 기대감을 높였다.

sunwoo617@sportsseoul.com

사진 |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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