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2020 KBO 2차 신인드래프트, 모자의 주인공은 누구?
2019년 8월 26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렸던 2020 신인 드래프트. | 스포츠서울DB

[스포츠서울 | 윤세호기자] 미래를 결정하는 2022 신인 드래프트가 눈앞으로 다가왔다. 10구단 모두 최상의 선택을 하기 위해 부지런히 전략을 수립한 후 드래프트에 임한다. 관건은 야수와 대졸 선수다. 투수만큼 높은 가치를 지닌 것으로 평가받는 야수 혹은 대졸 선수가 어느 시점에서 호명되느냐에 따라 드래프트 흐름이 결정될 전망이다.

2021 신인 드래프트의 경우 특급 내야수들이 줄줄이 1라운드 지명을 받았으나 이전 드래프트에서는 1라운드 절반 이상이 투수였다. 2020 신인 드래프트만 봐도 1라운드에서 호명된 10명 중 6명이 투수였다. 2019 신인 드래프트에서도 해외파 이대은을 포함해 1라운드 10명 중 6명이 투수였다. 2018 신인 드래프트 또한 1라운드 1순위로 강백호가 호명된 후 2순위부터 8순위까지 7명이 내리 투수였다. 드래프트 상위 라운드에서 고졸 투수를 선택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만큼 투수의 가치가 높다. 아마추어부터 가장 신체조건이 좋고 운동능력이 뛰어난 선수가 투수를 하는 경우가 많다. 구단들 또한 야수보다는 투수가 육성에 필요한 시간이 적다고 본다. 올해 이의리와 김진욱, 지난해 소형준과 이민호, 그리고 2019년 정우영처럼 야수보다는 투수가 즉시전력감으로 활약하곤 한다. 계약금 규모도 보통 투수가 야수보다 크다.

그런데 투수만 앞세울 수는 없다. 구단마다 선수 구성이 다르고 때로는 투수진보다 야수진 보강이 시급할 수 있다. KIA의 경우 2022 1차 지명에서 올해 최고투수로 평가받는 문동주가 아닌 내야수 김도영을 선택했다. KIA는 김도영이 향후 이종범과 같은 활약을 펼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면서 지난해 최하위 한화가 전국단위 1차 지명으로 문동주를 얻는 행운을 누렸다.

2022 신인 드래프트의 포인트도 여기에 있다. 박준영(세광고), 신헌민(동성고), 진승현(경북고), 김주완(경남고), 최지민(강릉고) 등 상위 라운드 지명이 예상되는 특급 고졸 투수들이 있으나 10구단 모두가 1라운드에서 투수를 선택한다는 법은 없다. 포수가 급한 팀은 허인서(효천고)를 선택할 수 있고 내야진 보강이 필요하면 김영웅(물금고)과 윤동희(야탑고)에 시선을 집중할만 하다. 외야수 박찬혁(북일고)과 조세진(서울고) 또한 뛰어난 타격 능력을 앞세워 2라운드 이내에서 지명될 가능성이 높다.

더불어 대졸 선수 또한 상위 라운드 지명이 예상된다. 이미 주승우(성균관대)가 키움의 1차 지명을 받는 데에서 드러나듯 대학 진학 후 기량이 급성장하는 경우도 심심치 않게 나온다. 조민석(원광대)과 박동수(고려대)를 향한 관심이 높은 가운데 A구단 스카우트는 조민석 지명으로 이번 드래프트의 승자가 결정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조민석은 선발투수로 빠르게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공을 던지는 체력도 좋다. 경기 내내 꾸준히 140㎞ 이상을 유지한다”고 평가했다.

1순위 지명권을 행사하는 한화는 1차 문동주에 이어 1라운드 박준영, 그리고 2라운드 야수 최대어를 노릴 수 있다. 그러나 예상보다 빠르게 야수가 1라운드에서 지명을 받으면 한화의 계획도 수정이 불가피해진다. 2라운드 투수 지명, 혹은 대졸 지명으로 선회할 수 있다는 얘기다. 모든 구단이 최고의 결과를 내기 위해 수차례 시뮬레이션에 임하며 지명 전략을 짠다.

물론 구단마다 선수 평가에 차이는 있다. 몇몇 구단의 경우 현재 기량보다 잠재력에 비중을 둔다. B구단 스카우트는 “아마추어 무대 성적은 믿지 않는다. 우리는 능력이 고르게 분포된 것보다 장점이 뚜렷한 유형의 선수를 선호한다. 아마추어 무대 성적은 다소 떨어지더라도 우리 구단 시스템과 잘 어울릴 수 있는 선수를 찾는 데 비중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덧붙여 그는 “올해 지명받는 신인들은 코로나19 속에서 2학년과 3학년을 보낸 선수들이다. 거리두기 지침으로 인해 훈련과 실전을 꾸준히 소화하지 못하곤 했다. 그래서 더 성적에 비중을 두기 힘들다고 보고 있다”고 밝혔다.

강백호
KT 강백호가 지난달 26일 열린 2021신한은행SOL KBO리그 SSG와 홈경기에서 2점홈런을 터트린 후 홈인하고 있다. 수원 | 강영조기자 kanjo@sportsseoul.com

드래프트로 인해 구단의 미래와 리그 판도가 결정된다. 2005 신인 드래프트에서는 역대 최고 마무리투수 오승환 앞에 4명의 이름이 호명됐다. 2006 신인 드래프트에서는 최고 포수 양의지에 앞서 58명이 지명받았다. SK가 2006 1차 지명으로 류현진을 선택했다면 6년 연속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뤘을지도 모른다. 반면 현재 상위권에 자리한 KT, 삼성, LG 모두 상위 지명한 신인들이 주축으로 올라서며 전력이 상승곡선을 그린다. 신인 드래프트 선택이 구단 운명을 좌우할 수 있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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