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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정다워기자] 성향과 스타일은 존중해야 하지만 아쉬움이 남는다.
파울루 벤투 축구대표팀 감독은 부임 후 줄곧 자신이 추구하는 축구에 맞는 선수를 선발하고 있다. 나름의 기준점을 확보해 일정 수준의 선수 풀을 확보하고 그 안에서만 스쿼드를 구성하는 방식을 고수하는 모습이다.
이로 인해 K리그에서 압도적인 활약을 펼치는 선수들 중 일부는 대표팀과 인연을 맺지 못하고 있다. 대표적인 선수가 홍정호(전북 현대)다.
K리그 최고의 센터백으로 꼽히는 홍정호는 올시즌에도 최고의 퍼포먼스를 보이고 있다. 전북이 치른 K리그1 28경기 중 27경기에 출전해 블락 4위, 획득 5위, 인터셉트 6위 등 수비 지표에서 상위권에 올라 있다.
전북은 리그에서 가장 적은 29실점을 기록하고 있는데 그 중심에는 홍정호의 활약이 있다. 최근 홍명보 울산 현대 감독은 전북전에서 맹활약한 홍정호에 대해 “K리그를 대표하는 선수”라며 칭찬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홍정호는 벤투 감독 부임 후 태극마크를 달지 못하고 있다. 김민재나 김영권 같은 주전 선수들이 확고하게 입지를 다지고 있긴 하지만 홍정호가 2~3명의 백업 멤버들에 비해 기량이 부족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수비적인 기본 능력은 물론이고 스피드, 패스 등 모든 면에서 홍정호가 오히려 낫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한 K리그 감독은 “감독의 스타일이 있긴 하겠지만 홍정호를 뽑지 않는 것은 이해가 안 된다. 다른 비주전 선수들과 비교할 때 홍정호가 부족함이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축구계에 또 있을까 싶다”라며 의문을 제기했다.
기량은 물론이고 나이도 걸림돌이 된다고 보기는 어렵다. 1986년생인 이용은 지속적으로 대표팀에 들어가고 있다. 1989년생인 홍정호가 벤투 감독의 외면을 받는 이유는 알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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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격 쪽에서는 주민규(제주 유나이티드)가 대표팀과 인연이 없는 대표적인 선수다. 주민규는 올시즌 14골을 터뜨리며 득점 선두권을 유지하고 있다. 선두 라스(수원FC 15골)와 한 골 차로 1,2위를 다투고 있다. 결정력이 절정에 달한 모습이다.
주민규는 24경기에서 53회 슛을 시도했는데 그 중 26.4%가 골로 이어졌다. 선두권에 있는 선수들 중 슛 대비 득점률은 압도적으로 높은 편이다. 여기에 피지컬 좋은 K리그 수비수들을 괴롭히는 포스트플레이, 제공권 능력 등 최전방 스트라이커가 보여줘야 할 능력을 다채롭게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홍정호와 마찬가지로 주민규도 대표팀에 간 적은 없다. 넘버원 스트라이커 황의조의 존재는 인정할 수밖에 없지만 2~3번 공격수로도 들어가지 못하는 것은 마냥 납득하기 어렵다. 확실한 서브 스트라이커가 있다면 모르겠지만 지금의 대표팀엔 그런 존재가 없다. 게다가 주민규는 최근 전방 압박과 연계 등 팀플레이에서도 도움이 되는 선수다. 벤투 감독 스타일에 아예 부합하지 않는다고 보기도 어렵다.
또 다른 K리그 감독은 “감독의 전술은 존중하지만 성과를 내지 못하는 상황에서 경직된 선발을 하는 것은 아쉽다. 월드컵 예선에서 주민규 같은 선수는 충분히 통할 수 있다고 본다”라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나는 벤투 감독님 스타일이 아닌 것 같다”라고 한 홍정호의 자조 섞인 발언을 벤투 감독은 들었을까.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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