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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김선우기자] 악랄한 빌런으로 변신한 배우 김무열이 영화 ‘보이스(김선, 김곡 감독)’로 추석 극장가를 접수했다.

22일 영진위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 15일 개봉한 ‘보이스’는 추석 기간 동안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며 60만 관객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영화는 보이스피싱 사건을 소재로 삼고 있는데 김무열은 극중 보이스피싱 조직의 리더급인 곽프로로 열연을 펼쳤다.

김무열은 피도 눈물도 없는, 오직 돈에 미친 광기의 곽프로를 위화감 없이 소화해냈다. 안경을 끼고 머리를 쓸어 넘기고, 외형적인 모습부터 말투까지 모두 바꿨다. 그는 “보이스피싱에 대해 알면 알수록 무서운 범죄고 엄청난 범죄라는걸 아니까 비현실적이었던 것들이 사실적으로 다가오고 실제로 경험한 것처럼 끔찍했다”며 “어쩔 때는 너무 마음 아프기도 했다. 완성된 작품은 상상했던 것보다 더 영화적으로 잘 표현된거 같아서 매우 만족스럽다”고 밝혔다.

소재가 주는 신선함과 리얼리티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자연스레 보이스피싱에 대한 경각심도 불어 넣는다. 김무열은 “나도 같은 느낌을 받았다. 보이스피싱에 대해 알게 되니까 살갗에 와닿았다. 영화가 개봉하기 전부터 주변 분들에게 조심하라는 이야기도 많이 하게 됐다”며 “이젠 방식도 대략적으로 알게 됐고 보이스피싱을 안 당할 수 있는 자신감은 생겼지만, 그럼에도 늘 방심은 금물이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김무열 스틸컷

배우에게 있어 악역은 제대로 해냈을 때 연기적 희열을 안긴다. 더욱 극화되어 있고, 입체적인 인물이기에 현실에서는 느낄 수 없는 대리만족을 느끼기도 한다. 하지만 김무열에게 ‘보이스’의 곽프로는 사뭇 다른 마음가짐이 필요했다. 그는 “곽프로는 성취감이나 희열은 하나도 없는 악역이었다. 그만큼 곽프로는 진짜 나쁜거 같다”며 “다른 악역의 경우 악역은 욕망을 감추지 않는 인간이다. 그 욕망에 대한 욕심이 너무 커서 막 행동하는 사람이다. 악행을 숨기지 않기에 배우가 그 인물을 연기할때 대리만족을 느끼는거 같다. 표현할 수 없는, 알 수 없는 그런 느낌을 받긴 한다”고 일부 인정했다.

김무열은 ‘보이스’에서도 곽프로로 훨훨 날았다. 그는 “‘얄밉다, 때려주고 싶다’, ‘변요한이 때려서 속시원했다’ 이런 반응들이 기억에 남는다. 너무 악랄한 캐릭터고 이해는 할지언정 공감은 할 수 없는 캐릭터라 대리만족 하시길 바랐다”고 덧붙였다.

‘보이스’에서 악역 곽프로가 더욱 빛날 수 있었던 건 조직을 파헤치러 잠입한 변요한(서준 역)과의 대립도 시너지를 냈기 때문이다. 김무열은 변요한과 호흡에 대해 “행복했다. 변요한은 상대방에 대한 존중이 있다. 이 점은 자기가 하고 있는 일에 대한 존중이기도 하다”며 “(변)요한이는 현장에서 누구보다 뜨거웠고, 누구보다도 열정적이었다. 나보다 어리지만 보고 힘도 얻고 많이 느끼고 배웠다. 시사회를 하고 나서도 (변)요한이한테 따로 가서 ‘너무 잘봤다, 진짜 너무 잘해낸거 같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고 극찬했다.

김무열2

극 후반을 장식하는 치열한 액션신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김무열은 “몸을 부딪히는 액션이다. 기어서 도망가기도 하고, 여기저기 따라가기도 하고 목을 조르기도 하고 던지고 이런게 많았다. 자칫하면 이와 같은 액션들이 다친다. 그런데 변요한이 워낙 액션을 잘 하고 준비도 잘 해와서 오히려 생각보다 일찍 끝났다. 둘의 합이 잘 맞았다”고 만족했다.

마지막으로 김무열은 “‘보이스’는 영화적인 재미를 느끼기에도 충분한 영화라고 생각한다. 시대 공감적이다. 보이스피싱이라는 게 현 시대와 함께 진행되고 있는 범죄다. 앞으로도 어떤식으로 발전하고 커질지 모르는 범죄다. 이런 범죄를 소재로 하여 관객 여러분들께 전달하면서도 범죄조직을 혼내주는, 기본적인 권선징악의 형태를 가지고 있고 스피디한 액션과 매력적인 캐릭터들이 배치돼 있는 구조”라며 “영화적 재미로 간접 체험하실 수 있는 좋은 작품이라는 생각이다. 그러면 보이스피싱을 방지할 수 있는 백신을 맞게 된 것과 같다”고 자신했다.

sunwoo617@sportsseoul.com

사진 | CJ E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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