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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김선우기자] 배우 박정민의 변신에 거침이 없다.
영화 ‘동주’ 송몽규 선생, ‘그것만이 내 세상’ 서번트 증후군 피아니스트,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트렌스젠더까지 박정민의 캐릭터에 겹침이 없다.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나아가려는 노력이기도 하다. 최근 개봉한 ‘기적(이장훈 감독)’에서는 간이역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수학천재 고등학생으로 열연을 펼쳤다.
박정민은 “극중 준경이가 갖고 있는 마음들에 공감할 부분이 많았다. 내가 기차역을 세우려 노력한 적은 없지만 꿈을 위해서 노력한 적이 있고 지금도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 누구나 장애물이 있기 마련이고 나도 포기할지 고민할 때가 있다. 그런 마음들이 작품에도 예쁘게 담겨있는거 같아서 시나리오 보면서 참 좋았다. 완성본을 보고 감독님께 ‘감사하다’고 말씀드렸다”고 운을 뗐다.
배우의 꿈을 위해 고려대학교를 중퇴하고 한국예술종합학교를 들어간 박정민이다. 그리고 결국 배우로 만개했다. 하지만 여전히 본인 스스로에게는 엄격하다. 박정민은 “처음엔 영화감독이 되고 싶었고, 그 다음 진짜 꿈이 배우였음을 깨닫고 꿈은 배우 하나였다. 어릴 땐 손에 잡히지 않는 신기루 같은 고민이었다. 그럴 때마다 좋은 사람들이 나타나고, 나를 필요로 하는 분들이 나타났다”며 “그러면서 내 자신을 어느 정도는 믿어볼 만하다 싶었다. 그러다가도 스스로를 의심하는 순간도 생기지만 그런 마음들을 거치면서 하다 보니까 지금 배우가 되어 있는 거 같다. 아직 나는 ‘안녕하세요 배우 박정민입니다’라는 말을 누가 시키지 않고는 잘 못한다. 어색하다. 언젠가는 자신감있게 말할 수 있을까 생각하면서, 그렇게 되고 싶어서 계속 노력하는 듯 하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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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기적’을 만나 긍정적으로 변화했다. 박정민은 “이 영화를 만나고 크게 변했다. 늘 뭔가 혼자 해내야 하는 성격이었다. 남의 도움을 받을 줄 몰랐다. 내가 잘해야지 남이 도와줘서 잘하면 무슨 소용이냐는 강박이 있었다. 이 영화를 만나고 도움은 기꺼이 받아도 되는거구나 생각했다. 나라는 사람 자체가 동굴에서 한발짝 빠져나온 느낌이다”라며 “난 내 세계가 너무 딥한 사람인데 그걸 벗을 수 있게 만들어준 영화다. 고맙고 사랑스럽다. 같이 만든 사람들에게도 고맙다. 현장에서 이렇게까지 많이, 그리고 자주 고맙다고 말해본 적이 있나 싶다. 그것이 ‘기적’이다”라고 애정을 드러냈다.
이번 영화를 통해 평소 팬이었던 소녀시대 윤아와도 설렘 가득한 호흡을 뽐냈다. 소녀시대 팬이었다는 박정민은 “내 나이 또래 모든 남자들은 팬이었을거다. 그렇다고 윤아를 만났을 때 어색하고 그런 건 없었다. 지금도 전혀 불편함 없이 지내고 있다”며 “윤아는 이미 소문이 좋게 난 배우였다. 모든 사람들이 입에 침이 마르도록 윤아를 칭찬했다. 직접 만나 보니 생각보다 더 털털하고 인간적인 사람이었다. 그래서 더 쉽게 다가갈 수 있었다. 윤아 최고!”라고 외쳤다.
이제는 ‘배우 박정민’을 넘어 ‘영화감독 박정민’도 만날 수 있다. 박정민은 이제훈, 손석구, 최희서 등과 함께 마음을 맞춰 각각의 연출작을 선보이게 됐다. 그 중 박정민은 ‘반장선거’ 연출을 맡았다. 이들의 연출작은 ‘언프레임드’라는 이름으로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의 오늘-파노라마’ 섹션에 초청됐다. 박정민은 “(이)제훈이 형이 ‘너 이거 해줘’ 해서 ‘알았어’ 해서 하게 된 거다(웃음). 도전은 아니다. 촬영은 이미 5월에 다 마쳤다. 공개를 기다리고 있다”며 “앞으로 감독 박정민의 행보는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 크게 마음은 없는데 어떻게 될지 모르니 말을 아끼겠다”고 말했다.
어느덧 데뷔 10년을 맞았고, 여전히 바삐 달리고 있다. 큰 공백기도 없었다. 박정민은 “일하는 게 재밌다.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서 여러 경험도 해보면서 뭔가를 할 때 가장 재밌는거 같다. 그저 감사할 따름이다. 나 같은 사람을 계속 캐스팅 해주시는 거 자체가 감사하다”며 “앞으로도 열심히 노력하는 배우가 되겠다”고 답했다.
sunwoo617@sportsseoul.com
사진 | 롯데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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