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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글·사진 | 안산 = 이주상기자] 진지하게 작전을 숙의하고, 자외선이 강하다고 선크림도 발라주고, 때론 수다도 떨고...
24일 경기도 안산시 아일랜드CC(파72.6613야드)에서 ‘엘크루-TV조선 프로 셀러브리티 2021’(총상금 6억원, 우승상금 1억800만원)이 무관중 경기로 열렸다.
절친으로 유명한 유현주(27)와 김효주(26)에게 이날은 최고의 선물이었다. 지난 19일에 끝난 OK저축은행-박세리 인비테이셔널에서 우승한 세계랭킹 5위 김효주는 주무대인 LPGA에 복귀하기 위해 26일 미국으로 향한다.
출국에 앞서 김효주는 절친인 유현주에게 뜻깊은 선물을 했다. 바로 유현주의 캐디로 나선 것이다.
이날 18홀을 두 사람은 18홀을 돌면서 천진스런 어린이 마냥 웃음을 잃지 않았다. 하지만 웃음 속에도 선수와 캐디가 가지는 진진함도 잃지 않았다. 작전을 숙의 할 때는 필드를 보며 깊은 이야기를 나눴다.
홀을 끝날 때는 평범한 친구로 돌아왔다. 김효주보다 한 살 많은 유현주는 자신의 커다란 골프백을 메고 18홀을 도는 모습에 선크림을 정성껏 발라주며 친구의 고생에 작게나마 보답을 하기도 했다.
비록 성적은 5오버파 77타로 기대에 못 미쳤지만 한국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선수와 한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골프 스타가 필드에서 펼친 우정은 시청자들로 하여금 흐뭇한 미소를 짓게 했다.
다음은 두 선수와의 일문일답이다.
- 경기소감은?신나게 출발은 했지만 활동하고 있는 선수라서 힘들거나 다칠까봐 염려하면서 쳤다. 초반에 미스가 많아서 힘든 경기를 했다. 아쉬움이 많이 남지만 좋은 추억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유현주)
왜 도움이 안됐을까. 자신감을 가지고 많은 도움을 주겠다고 했는데 처음 호흡을 맞추다 보니 초반에 서로 사인이 안 맞았다. 도움을 주고 싶어서 캐디를 하겠다고 계속 얘기했는데 도움이 많이 안 된 것 같아서 아쉽다. (김효주)
- 김효주가 캐디를 하게 된 배경이 궁금하다.작년에 이벤트 게임인 ‘맞수한판’에 출전하면서 가까워졌다. 그때부터 김효주 선수가 백을 매고 싶다고 얘기를 했다. 지난 일년 동안 계속 하고 싶다고 했다. 어제 밤에도 계속 백을 매고 싶다 해서 저녁 8시 반쯤 급하게 그렇게 하자고 했다. (유현주)
- 김효주는 왜 캐디를 해보려고 했나?너무 하고 싶었다. 유현주 선수와 같이 라운드 해보면 정말 샷이 좋은데 성적이 조금 아쉬웠다. 왜 그런지 알고 싶었다. 잘 치는 선수가 성적이 안 나는 게 아쉬워서 도움을 주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했던 것 같다. (김효주)
- 아쉬웠던 점은?원래 계획에 없어서 공식연습을 함께 하지 않았다. 나는 탄도가 있는 스타일인데 효주는 굴려서 공략을 하는 스타일이다. 효주가 어드바이스를 해주니까 듣고는 싶은데 나도 나름대로의 치고 싶은 느낌도 있고 그래서 어중간했던 것 같다. 전반에는 호흡이 좀 안 맞았던 것 같다. (유현주)
- 체력적으로 힘든 건 없는지?전혀 없었다. 다들 힘들 거라고 했는데 생각보다는 괜찮았다. (김효주)
- 김효주의 경기를 보면서 평소에 느낀 게 있는지?김효주를 보면 이 선수는 감이 다른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특히 쇼트게임 감각이 좋고 라인을 잘 읽고, 또 읽은 대로 칠 수 있는 능력을 가졌다. 코스를 공략을 하는 시야도 넓다. 저렇게 치면 ‘정말 잘 칠 수밖에 없겠구나’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 (유현주)
- 김효주가 긴장을 좀 했다는데.긴장된다는 말을 처음 들었다. 본인 대회 때도 긴장을 안하는 스타일인데. (웃음, 유현주)
정말 긴장을 많이 해서 잠도 못 잤다. 한 시간 간격으로 깼다. 아침에 밥도 안 넘어갔다. (웃음, 김효주)
- 앞으로도 캐디를 하고 싶나?계속 하고 싶다. 물론 제일 잘 하는 건 캐디보다는 선수지만 대회에 안 나오거나 쉴 때 또 해보고 싶다. (김효주)
rainbow@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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