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키움 조상우, 두산 김재환에게 동점 홈런 허용
키움 조상우가 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1 KBO리그 두산과 키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8회말 2사 2루 상황에서 두산 김재환에게 동점 2점 홈런을 허용한 뒤 아쉬워하고 있다. 잠실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 잠실=장강훈기자] 포스트시즌은 불펜 전쟁이다. 제아무리 ‘빅게임 피처’여도 실투 하나로 승부가 갈릴 수 있는 단기전에서는 완투하기 어렵다. 역대 포스트시즌에서 완투승은 단 44번뿐이다.

올해 와일드카드 결정전(WC)에서 맞붙은 두산과 키움은 외국인 투수 없이 엔트리를 꾸렸다. 국내 투수 중에는 완투형이 없다는 점을 고려하면 WC는 불펜 싸움으로 승패가 갈릴 가능성이 높다. 1차전에서는 양팀 불펜투수 10명이 8이닝을 나눠 던지며 159개를 뿌렸다.

선발 안우진이 6회 1사까지 버틴 키움은 그나마 상황이 나은 편. 김태훈 김재웅 등 필승조가 아웃카운트 2개씩 잡아내며 13개를 던져 연투에 큰 부담없는 수준으로 임무를 마쳤다. 그러나 두산은 홍건희가 1.1이닝 동안 32개, 이영하가 아웃카운트 1개를 잡는 동안 24개를 뿌렸다. 단기전 특수성을 고려하면 2차전에서도 마운드에 오를 가능성이 매우 높다. WC만 떼놓고 보면 양팀 다 내일이 없는 경기이기 때문에 불펜의 희생을 강요(?)할 수 있다.

역투펼치는 홍건희[포토]
두산 불펜 홍건희가 11월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리는 2021 KBO리그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 결정전 두산베어스와 키움히어로즈의 경기 6회초 역투하고 있다. 잠실 | 강영조기자 kanjo@sportsseoul.com

다만 나란히 1.1이닝씩 던진 양팀 마무리는 최대한 짧은 이닝을 소화해야 한다는 숙제가 남아있다. 두산 마무리 김강률은 28개를 던졌지만, 시즌 종료 시점에 투구 밸런스가 썩 좋지 않았다. 두산 김태형 감독은 “김강률을 대전 한화전 6회에 등판시킨 이유가 밸런스가 조금 안좋아 보였기 때문”이라며 “WC에서는 (김)강률이가 마무리로 들어가겠지만 컨디션이나 구위가 완벽하지 않으면 다른 생각도 해야 한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이 우려는 9회초 2사 후 연속 볼넷과 결승 2루타를 내주는 것으로 현실이 됐다.

키움도 답답하기는 마찬가지 상황. 대체불가 마무리로 평가받는 조상우는 1.1이닝 동안 43개의 공을 뿌렸다. 4-2로 앞선 8회말 2사 2루에서 김재환에게 2점 홈런을 내준 허탈감도 영향을 끼쳤겠지만, 9회말 무사 1, 3루, 1사 만루 등 위기에 몰리면서 안정감을 주지 못했다. 도쿄올림픽 이후 구위가 떨어졌다는 얘기가 들렸는데, 커맨드가 떨어지는 모습은 WC 1차전에서도 드러났다.

[포토]2타점 2루타 키움 이정후의 포효
키움 이정후가 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1 KBO리그 두산과 키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9회초 2사 1,2루 상황에서 두산 김강률을 상대로 2타점 2루타를 친 뒤 기뻐하고 있다. 잠실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WC는 가을야구의 시작이다. 올해는 준플레이오프(준PO)나 PO 모두 3전 2선승제로 경기 수가 줄어 하위팀도 대역전극을 노려볼 바탕은 마련됐다. 그러나 첫판부터 불펜진이 힘을 빼기 시작하면, 피로가 누적될 수밖에 없다. 단기전 한 경기는 더블헤더와 맞먹는 체력을 소모한다. 피로도가 가중될 수밖에 없는데, 휴식 간격이 짧다는 점은 회복 시간이 없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천에서 훈련을 시작한 LG가 미소짓고 있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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