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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츠서울 | 김용일기자] “아무리 팀 로열티가 없는 시대라고 하나, 마음이 좋지 않다.”

K리그1 A구단 단장은 최근 대구FC 일부 선수가 새벽 시간에 ‘노마스크’로 거리를 활보한 것과 B구단 선수 2명이 성범죄 혐의 수사를 받는 얘기에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A구단 단장은 “요즘 젊은 선수들은 자신이 뛰는 것 외엔 남 일처럼 여기는 경우가 많다. 앞으로 구단이 성장하려면 선수 경기력을 떠나서 프로의 자세와 책임감을 잘 주입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구 선수의 행동은 범죄에 해당하는 건 아니지만 대다수 팬이 등을 돌릴 정도로 공감을 얻지 못했다. 이들은 팀이 안방에서 제주 유나이티드에 0-5로 대패한 다음 날인 1일 새벽 마스크를 제대로 착용하지 않은 채 번화가인 동성로를 누비면서 여성을 접촉, 이른바 ‘헌팅’을 했다.

그리고 관련 사진이 국내 한 축구 커뮤니티에 나돌면서 삽시간에 퍼졌다. 게시물을 올린 글쓴이는 ‘선수도 사생활이 있고 술을 마시거나 이성을 만날 수 있지만, 얼굴이 알려진 선수 행동 하나하나가 구단 이미지에 영향을 줄 텐데 공공장소에서 만취해 추태를 부리거나 이성을 유혹하고, 큰소리로 비속어를 쓰는 건 자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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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의 말처럼 프로 선수도 엄연히 사생활이 있고 존중해야 한다. 다만 경기력 뿐 아니라 팬의 지지와 구단 브랜드 가치를 안고 가는 프로 선수가 팀이 대패한 다음 날, 그것도 방역 수칙에 어긋나는 행동으로 새벽 거리를 활보한 것에 팬의 시선은 곱지 않다.

게다가 사진에 잡힌 정승원, 황순민은 부상으로 제주전에 뛰지 못했다. 이병근 감독이 제주전을 앞두고 둘의 공백에 근심 어린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팬이 보기엔 이들은 팀의 대패 충격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몸 관리는 커녕, 새벽에 놀러 다니는 선수로 여길 만하다.

B구단 소속 선수 2명의 성범죄 연루 사건은 더욱더 큰 충격을 줬다. 이들은 지난 9월 말 2명의 여성과 술자리를 가졌다. 그런데 당시 여성이 선수 2명으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며 경찰에 고소했다. 이들은 “합의로 성관계를 했으며 입증할 증거도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B구단은 당시 주중, 주말 빡빡한 일정과 더불어 치열한 순위 경쟁에 놓여 있었다. 사태 진위를 떠나 프로답지 못한 이들의 행보에 ‘괘씸죄’를 적용, 무기한 출전정지 징계와 더불어 훈련에서 배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축구인은 “요즘 젊은 선수들은 개성이 뚜렷하고 지도자나 구단이 그것을 존중해줘야 한다는 말이 나오는데, 존중도 프로로 공적 책임을 다했을 때 나오는 게 아니겠느냐”고 비판했다.

C구단 사무국장은 “선수들이 이런 방식으로 스트레스를 풀 수도 있다고 생각하면서 관련 비판을 ‘꼰대 사고’로 여길 수도 있다”며 “중요한 시기 합숙 형태 문화가 자연스러운 과거 축구인과 요즘 선수의 생각은 다를 수밖에 없다. 구단이 명확한 팀 문화와 뚜렷한 목적 제시를 통해 선수에게 책임감을 매기고 관리하는 게 매우 중요한 시대라는 것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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