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두산 양석환, 1회부터 터졌다!
두산 양석환이 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1 KBO리그 두산과 키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2차전 1회말 2사 2,3루 상황에서 키움 선발 정찬헌을 상대로 선제 적시타를 친 뒤 기뻐하고 있다. 잠실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 잠실=최민우 기자] 또다시 포스트시즌(PS)에서 맞붙게 됐다. 준플레이오프(PO)에서 ‘한 지붕 두 가족’ ‘잠실 라이벌’ 두산과 LG의 리벤지 매치가 성사됐다.

두산은 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와일드카드 결정전(WC) 2차전에서 16-8로 키움을 눌렀다. 전날 경기에서 패해 사상 초유의 4위팀 WC 탈락 위기에 몰렸지만, ‘팀 두산’으로 똘똘 뭉쳐 다음 라운드 진출권을 따냈다.

선발로 나선 김민규가 4.2이닝 3실점으로 기대 이상의 호투를 펼쳤고, 타선도 장단 20안타 16득점으로 지원 사격했다. 김재호를 제외한 선발 전원이 안타를 때려냈다. 특히 양석환과 호세 페르난데스는 9타점을 합작해 클러치 상황에서 해결사 역할을 했다. 투타 밸런스를 앞세운 두산은 난적 키움을 꺾고, 오는 4일부터 LG와 준PO(3판 2승제)를 치른다.

지난해에도 두산과 LG는 준PO에서 격돌했다. 당시 두산은 2연승을 거둬 LG를 따돌렸다. 준PO에서 두산이 LG를 제압한 유일한 사례다. PS 전체 시리즈로 확대하면 전신인 OB 시절을 포함해 두산은 LG와 총 다섯 차례 맞붙었는데, 1993년과 1998년 준PO에서는 LG가 승리했고, 2000년, 2013시즌에는 PO에서 두산이 승리했다. PS 시리즈 전적으로는 두산이 3승 2패인 셈이다. LG로서는 두산과 PS 시리즈 전적 동률을 만들 기회를 잡았다.

전통적으로 두산이 LG에 강하다는 점이 변수다. 올해 정규시즌 상대 전적도 두산이 7승 3무 6패로 앞선다. 지난 2016년부터 6연속시즌 LG와 상대전적 우위를 점해 좋은 기억을 갖고 있다. 그러나 단기전인 만큼 상대 전적은 크게 영향을 주지 않는다. 오히려 마운드 높이에서 LG가 우위를 점하고 있다.

두산은 이미 외국인 투수 워커 로켓이 팔꿈치 수술로 팀을 떠났고, 아리엘 미란다는 21번째 퀄리티스타트와 225탈삼진을 잡아내 한 시즌 최다 탈삼진 기록을 세운 뒤 어깨 부상으로 공을 던지지 못하는 상태다. 김태형 감독은 “미란다 몸 상태에 대해서 업데이트된 내용이 없다”고 했다. PS에서도 출전 여부가 불투명하다는 의미다. WC 2경기에서도 곽빈과 김민규로 버텼다. 최원준 말고 대안이 없는 상황이라, 1차전을 잡지 못하면 LG가 PO로 진출하는 것을 지켜봐야 하는 신세가 된다.

반면 LG 마운드는 탄탄하다. 올해 정규시즌 팀 평균자책점 3.57을 기록하며, KBO리그 10개 구단 중 가장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시즌 막판에는 부상으로 이탈했던 앤드류 수아레즈가 합류하면서 완전체 마운드를 구축했다. 1선발 케이시 켈리도 건재하다. 외국인 원-투 펀치에 김대유 이정용 정우영 고우석 등 리그 정상급 불펜진이 충분한 휴식을 취하며 출격 준비를 마쳤다.

가장 강력한 변수는 이른바 ‘탈G효과’다. 거포 1루수가 필요했던 두산은 국가대표 왼손 투수 함덕주와 투수 유망주 채지선을 내주는 수혈을 감수하면서, LG로부터 양석환과 왼손 영건 남호를 데려왔다. 2008년 이후 13년 만에 이뤄진 잠실 라이벌 간 트레이드에서 두각을 드러낸 건 양석환이다. 28홈런을 때려내며 중심 타자로 우뚝 섰다.

양석환 역시 PS에서 LG를 상대하길 고대하고 있다. 그는“친정 팀과 경기는 정규시즌에서도 잘하고 싶은 욕심이 있었다. PS에서 만나면 더 잘하고 싶은 생각이 들 것 같다. 지난해 PS에서는 벤치에만 앉아 있었다. 그때 ‘내가 이정도로 신임을 못 얻었나’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LG 전을 기대한다고 했다.

LG 류지현 감독은 “두산은 투타 모두 전력이 강한 팀이다. 특히 빠른 주자가 많고 공격적인 주루플레이가 강점인 팀이다. 이에 대한 대비를 철저히 하겠다. 정규시즌과는 달리 포스트시즌 같은 단기전은 실수를 줄이고 좀 더 세밀한 야구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 선수들이 좋은 경기력을 보여줄 것으로 믿는다”라고 했다.

miru0424@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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