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하는 김광현
김광현이 지난달 11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 입국장을 통해 귀국하며 팬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스포츠서울 | 장강훈기자] 메이저리그 프리에이전트(FA) 김광현(33)이 올겨울 스토브리그에서 각광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SSG의 마음도 급해지고 있다.

팬그래프닷컴은 9일(한국시간) ‘김광현은 2년 2000만달러(약 240억원)에 계약을 맺을 것’이라며 ‘맞혀잡는 유형의 투수로 평균 이상의 투구를 할 수 있다. 우타자에게 홈런 12개를 허용했지만 3, 4선발급 활약은 할 수 있는 투수’라고 전망했다. 크고 작은 부상과 낯선리그에서 적응 등으로 이닝 소화능력은 떨어졌지만, 여전히 메이저리그에서 활용폭이 넓은 투수라는 뜻이다. 왼손에 매력적인 슬라이더를 보유한 점도 김광현의 가치를 높인다.

아마추어 시절부터 빅리그 진출을 꿈꿨던 김광현은 2년간 35경기에 출전해 10승 7패 평균자책점 2.97을 기록했다. 가성비만 놓고보면 빼어난 활약으로 평가할 수 있다. 마무리로 시작해 선발로 전환했다가 다시 불펜으로 돌아서는 등 좋은 의미로는 활용폭이 다양했다. 냉정하게는 자리를 확실히 잡은 것으로 보긴 어렵다. 팬그래프닷컴에서는 높은 평가를 받았지만, 실제 시장에서도 비슷한 평가를 받을지는 미지수다. 김광현의 거취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Cubs Cardinals Baseball
세인트루이스 시절 김광현. AP 연합뉴스

악전고투 끝에 6위에 머문 SSG는 김광현의 합류가 절실하다. 올해 박종훈 문승원이 동시에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을 받았고, 아티 르위키는 성적 부진과 부상 등으로 조기 퇴출되는 등 선발 세 명이 동시에 이탈했다. ‘벌떼 마운드’ 시절을 연상케하는 마운드 운용법으로 정규시즌 최종일까지 5강 경쟁을 했지만, 결정적인 순간 ‘빅게임 피처’의 부재를 절감했다. 외국인 투수 두 명을 수준급으로 데려오더라도 긁지 않은 복권이다. 적응력 등은 상대적이기 때문이다. 박종훈, 문승원은 내년 6월께 복귀 예정인데, 어차피 재활시즌으로 치러야 한다. 내년에도 SSG의 선발진은 상수 없이 운용해야 하는 상황이다.

잔류여부를 놓고 고심 중인 추신수(39)는 “(김)광현이와 함께 뛰고 싶다”고 공개적으로 러브콜을 보냈다. 대권에 도전하려면 마운드 계산이 완성돼야 하는데, 김광현이라면 그 방점을 찍을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젊고 가능성 많은 투수들을 이끌 구심점 역할도 기대한다. 추신수는 “광현이에게 ‘같이 뛰자’고 얘기했더니 웃기만 하더라”며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 김광현이 SSG로 돌아오면 추신수의 잔류 가능성도 수직 상승한다.

헹가래투수 김광현, 마지막은 내가 끝낸다! [포토]
김광현(왼쪽)이 SK 시절인 2018년 한국시리즈 6차전 연장 13회말을 무실점으로 막고 우승을 확정하자 두 팔을 들어 환호하고 있다. 강영조기자 kanjo@sportsseoul.com

큰 기대속 시즌을 시작한 SSG는 출발부터 삐걱거려 창단 첫해를 아쉽게 마무리했다. 구단주의 애정이 크다는 것을 수차례 확인했으니 올겨울 크든 작든 변화가 불가피해 보인다. 단계적 일상회복이 순조롭게 진행돼 내년에는 개막전부터 관중과 함께 시즌을 치를 수 있다면 구단의 마케팅 영역이 크게 확장할 수 있다. 이런 요소를 고려하면 스타플레이어의 필요성은 훨씬 높아진다.

팀 재건과 인기를 동시에 얻으려면 김광현의 합류가 꼭 필요하다. 경쟁 상대가 메이저리그 구단들이라 만만치 않다는 게 문제. SSG 구단 수뇌부의 ‘설득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시험대에 올랐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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