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두산 \'한국시리즈 가자\'
두산 팬들이 10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1 KBO리그 포시트시즌 플레이오프 2차전 두산 베어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에서 응원을 하고 있다. 잠실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 잠실=최민우 기자] 두산의 미라클은 브레이크가 없다. 모두가 불가능할 거라 속단했던 포스트시즌(PS) 진출을 달성한 것도 모자라, 가장 높은 무대인 한국시리즈(KS)에 서게 됐다. 두산이 정규시즌 2위 삼성을 꺾고 왕좌 탈환을 향해 달린다.

두산은 10일 잠실에서 열린 삼성과의 플레이오프(PO) 2차전에서 11-3으로 이겼다. 이로써 두산은 7연속시즌 KS무대를 밟으며 여러 기록을 갈아치웠다.

[포토] 두산, 플레이오프 1차전 잡았다
두산 선수들이 플레이오프 1차전 삼성전 경기 후 하이파이브 하며 승리를 자축하고 있다. 2021.11. 9.대구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KBO리그 역대 왕조들도 이루지 못한 업적을 세웠다. 앞서 SK가 2007년부터 2012시즌까지, 그리고 삼성이 2010시즌부터 2015년까지 6연속시즌 KS에 진출하면서 연속시즌 진출기록을 보유하고 있었는데, 두산이 이 기록을 경신했다.

더구나 김태형 감독 체제에서만 이룬 기록이라 더 의미를 더한다. SK는 김성근·이만수 감독, 삼성은 선동렬·류중일 감독이 함께 세웠다. 뿐만 아니라 두산은 와일드카드결정전(WC)을 치른 팀 중 KS에 진출한 유일한 팀으로 우뚝 섰다.

누구하나 할 것 없이 모두가 주연으로 거듭났다. PO 2차전에선 선발 김민규가 2이닝 무실점 호투로 분위기를 선점하는 발판을 놓았다. 이어 등판한 최승용이 1사 1,3루 위기에 부딪히자 이영하가 나서 막아냈다. 이영하는 3.2이닝 무실점 역투로 승리 수호신이 됐다. 마운드를 이어 받은 이현승 김강률도 남은 이닝을 나눠 가지며 리드를 지켰다.

\'2이닝을 못버티고\' 강판되는 백정현[포토]
두산 2번 페르난데스가 10일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2021프로야구 플레이오프 두산베어스와 삼성라이온즈의 2차전 경기 1회말 1사 1,3루 김재환 안타때 득점하며 환호하고 있다. 2021.11.10.잠실 | 강영조기자kanjo@sportsseoul.com

타선도 4회까지 매이닝 점수를 뽑아내며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1회 1사 1,2루 때 김재환의 적시타, 양석환의 희생플라이로 2점을 선취했다. 2회엔 김재호의 3루타, 페르난데스의 2타점 2루타를 묶어 3점을 더 뽑아냈다. 3,4회에도 각 2점을 추가했다.

주자가 홈을 밟을 때마다 두산 응원가인 ‘승리를 위하여’가 잠실벌에 울려 퍼졌다. 일찌감치 승리를 직감한 팬들은 초겨울 추위도 잊은 채 응원 동작을 따라하며 선수들에게 힘을 불어 넣었다. 이날 두산 타선은 정수빈을 제외하고 선발 전원 안타를 때려 삼성 마운드를 무너뜨렸다.

[포토] 김태형 감독 \'1차전 잡는다\'
두산 김태형 감독. 2021.11. 9.대구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KBO리그 역사를 갈아치웠지만, 곰탈여우 감독의 머릿속은 ‘우승’에 대한 열망으로 가득 차 있다. 그는 경기 전에도 “여느 때와 똑같다. 기록만 남을 뿐이다. PS가 다 끝난 뒤 우승을 차지해야 의미가 있다. 연속해서 KS에 올라간 건 별거 아니다. 그보다 결과가 더 중요하다”며 덤덤한 표정으로 정상을 향해 나아가겠다고 말했다.

이미 많은 것을 이룬 두산이다. 사실 올해는 PS도 어려울 것이란 평가를 받았다.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받은 선수들의 이탈과 주축 선수들의 부상으로 시즌 한때 7위까지 추락했다.

그러나 ‘팀보다 위대한 개인’은 없다는 말처럼, 두산은 ‘팀 베어스’로 똘똘 뭉쳐 가을 무대를 향해 달렸다. PS에서도 외인 투수들이 부상으로 낙마했지만, 최원준 곽빈 김민규 등 토종 선발진을 비롯해 이영하 홍건희 이현승 김강률 등 필승조가 이닝을 나눠 가지며 WC에서 키움, 준PO에서 LG, PO에서 삼성을 차례로 격파했다.

[포토]힘차게 공 뿌리는 두산 이현승
두산 이현승. 2021. 11. 7. 잠실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선수들 역시 믿기지 않는 기적은 진행중이다. 두산에서 가장 오랜 시간 PS를 경험한 이현승도 마찬가지다. 7연속시즌 가을 야구에 나섰고 베어스 역사상 최다 연속 PS에 등판했다. 이현승은 “지금까지 온 것만으로도 잘했다. 선발 투수도 없고, 부상자도 많다. 선수들도 지쳐있다. 그래도 끝까지 열심히 해서 여기까지 왔다. ‘미라클 두산’이라는 말이 걸맞은 팀이다. 팬들도 경기를 보면 알 거다. 왜 두산을 두고 ‘미라클’, ‘기적의 팀’이라고 하는지”라며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두산은 오는 14일부터 고척스카이돔에서 KT와 KS(7전 4승제)를 치른다. 지난해에도 두산은 KT와 PO에서 맞붙은 경험이 있다. 지난 시즌 상대 전적에서도 7승 9패로 열세였지만, PO에서 3승 1패로 KT를 제압했다. 올해 정규시즌도 7승 9패로 뒤져있다.

객관적 전력은 KT가 우세하다. 두산은 외인 원투펀치 부재와 국내 투수진의 피로도가 쌓인 상태다. KT는 윌리엄 쿠에바스와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 고영표 소형준 배제성 등 리그 정상급 선수들이 충분한 휴식과 함께 출격 준비를 마쳤다. 그러나 지금까지 자신보다 더 강한 상대를 차례로 제압한 두산이다. 기세를 더 올린다면 2021년 또 다른 가을의 기적을 만들어낼 수 있다.

miru0424@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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