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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LA=문상열전문기자] 미국 4대 메이저 종목의 커미셔너 연봉은 1000만 달러(약118억원)를 웃돈다. 뉴욕 타임스에 따르면 최고 스포츠 NFL의 로저 구델(62) 커미셔너는 지난 2년 동안 성과급을 포함한 연봉으로 1억2800만 달러(약1510억원)를 챙겼다. 지난해 맺은 10년 1000억 달러(약1187조) 방송중계권료 덕분이다.
메이저리그 롭 맨프레드 커미셔너의 연봉은 2020년 1100만 달러(약130억원)로 알려졌다. 연봉이 높다는 것은 커미셔너가 리그를 위해 열심히 일한 대가다. 리그의 수입을 끌어 올렸고 수입의 최대 몫은 중계권료다. 계약 때마다 중계권료는 오른다.
폼 잡는 KBO리그 커미셔너와는 질적으로 다르다. 전임 정운찬 총재는 경제학 박사다. 메이저리그 커미셔너의 연봉이 높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취임 때 열심히 일해서 많은 연봉을 받겠다고 했다. 그러나 역대 워스트 커미셔너 가운데 한 명이다. 현 정지택 총재 역시 취임 후 현재까지 해오는 행태를 봐서는 워스트 가운데 한 명으로 남을 가능성이 높다.
정운찬, 정지택의 공통점은 두산 베어스와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다는 점. 또 하나 야구를 취미로 총재까지 오른 언론이 만들어준 ‘과포장’된 인물이다. LG측 구본능 총재가 KBO 수장이 된 뒤 ‘이번에는 두산이 하세요’라는 나눠먹기의 일환이다. 차기는 삼성측에서 총재가 나오려나.
미국 4대 종목 커미셔너는 낙하산이 아니다. 일찍부터 리그 업무에 종사했다. MLB 맨프레드, NBA 애덤 실버, NHL 개리 베트맨 등 3인은 변호사로 리그에 재직한 뒤 커미셔너가 됐다. 맨프레드 커미셔너는 34년 전 1987년 노사단체협약 당사자였고 2014년 8월부터 MLB 총수가 됐다. 2006년부터 NFL 대통령으로 군림하는 구델은 인턴으로 시작했다. 실버의 전임인 스턴은 지난 30년간 커미셔너를 역임하며 현재 NBA를 NFL 다음의 인기 스포츠로 자리잡게 한 주역이다.
커미셔너는 리그의 이익에 충실해야 한다. 아울러 리그의 균형 발전에 앞장서야 한다. 때로는 독재자에 가까울 정도로 독단적인 결정도 서슴지않아야 한다.
최근 KBO의 행보를 보자. 한국시리즈가 14일 일요일부터 시작됐다. 시작부터 잘못됐다. 1차전이 12일 금요일이나 13일 토요일이 아니다. 그러나 팬들과 방송중계를 고려한다면 12~14(금·토·일)중에 1,2차전을 하고 16~17일(화·수)에 주중 3~4차전, 그리고 우승팀이 결정날 가능성이 높은 5~7차전을 주말(금·토·일)에 편성하는게 합리적이다.
하지만 이사회를 통과한 포스트시즌 일정은 개념이 전혀 없는 결정이다. 더구나 상위 팀에게 유리함을 줘야하는 시스템이 없다. 정규시즌 1위 팀에게는 더욱 그렇다.
그런데 준플레이오프, 플레이오프(PO)를 초단기 3전2선승제 시리즈를 도입하고, 게다가 휴일까지 포함시켰다. 한국시리즈(KS)는 PO가 끝나고 야구 열기가 식은 4일 만에 열렸다. 결과적으로 4위로 KS까지 진출한 두산만 유리하게 됐다. 상위 팀 어드밴티지는 없다. 오히려 경기 감각을 잔뜩 끌어 올린 하위 팀 어드밴티지만 있다. 이는 총재의 책임이다.
현재 KBO리그의 슈퍼갑은 선수와 감독이다. 한국 스포츠에서 최고 중계권료를 내는 방송사는 뒷전이다. 일정 결정도 참여할 수 없다. MLB는 정규시즌도 그렇지만 경기 도중에 더그아웃의 감독과 방송사의 인터뷰가 진행된다. 팬들에게는 그 때 상황에서 감독의 생각이 무엇인지 꼭 듣고 싶은 대목이다. KBO리그는 감독들이 절대 반대해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 총재의 결정사항이다.
스포츠는 방송과 함께 하지 않으면 절대 파이가 커질 수 없다. 워스트 커미셔너로 남고 싶지 않다면 정지택 총재와 KBO는 무엇이 야구발전을 위한 길인지 적극적인 행정으로 답해야 한다.
moonsy1028@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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