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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광훈이 사우디아라비아 출국 전 본지와 인터뷰 후 포즈를 취하고 있다. 박준범기자

[스포츠서울 | 포항=박준범기자] “공은 둥글다. 팀으로 힘 합쳐 부딪힌다.”

포항 스틸러스 신광훈(34)은 산전수전을 다 겪은 베테랑 중 베테랑이다.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도 올 시즌까지 38경기를 소화했다. 그런 그에게도 ACL 결승은 처음이다. 그는 4강에서 울산 현대를 꺾은 뒤 뜨거운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김기동 감독과도 진한 포옹을 나눴다. 신광훈은 “힘든 스쿼드로 여기까지 왔다. (신)진호와 포옹하는데 울길래 저도 감정이 복받쳤던 거 같다”면서 “감독님과는 저도 고맙고, 저에게도 고맙다고 말씀해주신다. 그런 감정들이 겹친 거 같다. 결승까지 가게 돼 기쁜 것보다 그동안 고생했던 게 스쳐 지나갔다”고 돌아봤다.

포항으로 5년 만에 돌아와서 첫 시즌. “지금까지 그래도 80점 정도는 줄 수 있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그도 그럴 것이 신광훈은 올 시즌 오른쪽 측면 수비수가 아니라 중앙 미드필더로 대부분 경기를 나섰다. “간혹가다가 소화한 적은 있는데 통째로 이렇게 중앙 미드필더를 본 게 고등학교 때 이후 처음인 거 같다”고 웃은 그는 “하면서도 배우는 거 같고, 시즌 초반보다는 익숙하고 편해졌다. 측면 수비수와 중앙 미드필더 호흡이 조금 다르긴 한데 체력적으로는 문제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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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광훈(오른쪽)이 지난달 ACL 4강에서 울산을 꺾은 뒤 김기동 감독과 포옹하고 있다. 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포항이 결승에서 만나는 알 힐랄은 객관적인 전력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 바페팀비 고미스, 마테우스 페레이라를 비롯해 사우디아라비아 국가대표 선수들도 즐비하다. 신광훈은 “영상을 봤는데 아무래도 개개인 능력들이 좋더라”라면서도 “그렇다고 우리가 맞붙지 못할 정도는 아니라고 본다. 우리는 한 팀으로 축구를 한다. 힘을 합쳐 (알 힐랄을) 상대해야 할 거 같다”고 강조했다.

더욱이 결승전이 열리는 사우디아라비아 킹 파흐드 경기장은 좌석 규모가 6만8000석에 달한다. 아시아축구연맹(AFC)이 100% 관중 입장을 허락한 상황. 알 힐랄 홈 팬들의 열성적인 응원과도 싸워야 한다. 신광훈은 “여러 상황이 많이 생길 거 같다. 경기가 풀리지 않을 때 소통하는 데 어려움 있을 거라 본다. 미리미리 얘기를 통해 대비하려고 한다”고 경계했다.

그는 끝으로 “말 그대로 마지막이다. 뒤가 없다. 역량을 다 쏟아부을 생각이다. 알 힐랄이 유리하다고들 말하지만 8강 나고야, 4강 울산전 때도 그랬다. 단기전이자 결승전 특성상 결국 확률은 50%다. 공은 둥글고, 어떻게 될지 모른다. 끝까지 부딪혀보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beom2@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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